부족한 코로나 백신 수급 위해 '부스터샷' 용량 줄이는 방법 찾는다

 일부 국가에서 백신을 추가 접종하는 ‘부스터샷’ 계획을 추진하면서 백신 부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영국 과학자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코로나19) 백신 부스터샷(추가접종)을 기존 접종보다 더 적은 백신 용량으로 접종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전세계적인 코로나19 백신 수급 불균형 상황에서 일부 국가들이 부스터샷 접종에 나선 데 대한 비판이 잇따른 가운데 필요한 예방효과를 낼 수 있는 부스터샷의 최소 용량을 찾아 전세계 많은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전략이다.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사우샘프턴종합병원 연구진은 영국 정부의 지원을 받아 더 적은 용량으로 코로나19 부스터샷을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했다. 

영국 정부에 자문을 제공하는 백신접종및면역화공동위원회(JCVI)의 일부 위원들이 이같은 연구에 관심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백신 용량을 최소화화려는 전략은 다른 감염병 사태에서 백신이 부족한 시기 활용됐던 방안이다. 

데이비드 헌터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에볼라나 소아마비 백신 공급이 제한적이었던 비상 상황에서 더 적은 용량의 백신을 투여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예방접종을 진행했다”며 “핵심은 용량을 줄일 경우 백신의 효능이 개인별로 얼마나 감소하는지를 확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JCVI는 우선 더많은 연구결과가 나올 때까지 영국 모든 성인에게 부스터샷을 즉시 접종하는 추가 백신 프로그램을 배제할 예정이다. 고위험군과 면역력이 약한 사람들에게 부스터샷을 제공하는 영국 정부의 방침과는 대비된다. 

JCVI는 사우샘프턴종합병원 연구진이 진행중인 연구 데이터를 토대로 부스터샷 접종 프로그램을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사우샘프턴종합병원 연구진은 더 적은 용량의 백신이 부작용 위험을 줄이면서 면역반응을 높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다양한 종류의 백신을 대상으로 다양한 용량을 투여할 경우 안전성과 부작용을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영국의 연구가 더 많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전세계 백신 수급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전세계에서 최빈국 중 상당수는 2023년이나 돼야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벤자민 카울링 홍콩대 교수는 최근 공개한 논문에서 “적은 용량의 백신을 투여하는 연구는 글로벌 백신 공급 부족 상황에서 잠재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연구자들은 “백신 용량을 줄이게 되면 백신에 내성을 갖는 바이러스가 등장할 우려가 있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예방접종을 받게 되면 감염이 줄어 백신 내성 바이러스 등장 우려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수 기자 rebor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