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료 80만원 전혀 안 아깝다.. 오은영 박사님 영접할 수만 있다면 [왓칭]

최원우 기자 2021. 8. 23. 10:1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고통받는 아이들 위한 '금쪽 처방'에
지켜보던 어른들도 덩달아 힐링
본격 육아 솔루션 '금쪽같은 내 새끼'
오은영 박사가 불안감을 호소하는 '금쪽이'와 상담을 하고 있다. /금쪽같은 내 새끼

‘국민 육아 멘토’ 오은영 박사(소아청소년정신과)에게 1시간30분 상담을 받으려면 81만원을 내야 한다. 10분에 9만원꼴이다. 일부 ‘프로불편러’들은 “너무 비싼 것 아니냐”고 지적한다. 하지만 ‘좀 비싸면 어때’라며 그만한 가치가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많다. 오 박사가 내놓는 신묘한 처방의 효과가 그만큼 탁월하다는 것이다. 오 박사에게 상담을 받았다는 한 네티즌은 “인생에서 가장 값진 81만원”이라 평하기도 했다. 비싼 상담료도 상담료지만 예약 자체가 하늘에 별 따기다. 오 박사에게 육아 상담을 받으려면 6개월쯤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런 비싼 몸인 오 박사의 육아 컨설팅을 직접 받지는 못하더라도 매주 안방에서 간접 경험해 볼 방법은 있다. 바로 육아 솔루션을 다루는 예능 프로그램 ‘금쪽같은 내 새끼’를 통해서다. 방송에는 오 박사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아이들이 연이어 등장한다. 일 때문에 집을 비운 엄마한테 160통 폭탄 전화를 돌리는 딸, 6살이 될 때까지 말을 못하는 딸, 밤마다 어김없이 잠에서 깨 소리를 질러대는 아들. 맘대로 안 되는 자식 걱정에 별별 노력을 다하다가 지쳐 나가떨어지기 직전인 부모들이 마지막 희망이라는 생각으로 오 박사를 찾는다. 그중에서도 선택된 소수가 ‘금쪽같은 내 새끼’를 통해 실제로 오 박사를 만날 수 있다.

금쪽같은 내 새끼에 출연 중인 오은영 박사. /금쪽같은 내 새끼

최근에는 특히 아이의 문제가 심각해 오 박사가 2주 방송분에 걸쳐(6일, 13일) ‘금쪽 처방’(육아 솔루션)을 내린 에피소드가 방영됐다. 평상시에는 부모님과 토론을 펼치며 논리정연한 말솜씨를 자랑하는 금쪽이(방송 출연 아이)는, 조금만 기분이 상해도 ‘난리 난리 생난리’를 친다. 학교에 갔다가 집에 왔을 때 부모가 현관문을 열어놓고 자신을 기다리지 않으면, “살려주세요”라고 소리를 질러댄다. 눈에 비눗물이 살짝만 묻어도 “실명돼서 죽는 것 아니냐”며 한바탕 요란을 떤다. 엄마에게 “죽일 거야! 꺼져!”라면서 침을 뱉기까지 한다. 금쪽이의 부모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사연 신청을 하게 됐다”고 했다.

오 박사는 예리하게 관찰하다가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문제를 진단해 낸다. 금쪽이가 언어 문제로 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었다. 오 박사에 따르면, 금쪽이는 상황에 맞는 언어를 구사하지 못하면서 사회성이 제대로 발달하지 못했고, 금세 흥분하는 과민성이 높아 이를 조절하는 약물 처방까지 필요한 상태였다.

오박사의 든든한 조수격인 ‘코끼리 상담사’를 보는 재미도 상당하다. 아이들은 놀랍게도 이 코끼리 앞에만 서면 부모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고스란히 털어놓는다. 금쪽이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는 “화 안 내게 하는 병원이 있으면 가고 싶어. 행복하게 사는 게 내 소원이야”라고 말한다. 처음 딸의 속마음을 접한 부모는 눈물을 쏟아냈다. 오 박사는 금쪽이의 사회성 발달을 돕기 위해 상황 별로 대응 방법을 정리해서 알려주는 ‘사회성 사전’을 만들어 보라고 처방 내린다. 이 처방으로 금쪽이는 평범한 아이들처럼 행복해질 수 있을까.

아이들은 놀랍게도 이 코끼리 앞에만 서면 부모에게도 차마 말하지 못했던 속마음을 고스란히 털어놓는다. /금쪽같은 내 새끼

금쪽같은 내 새끼는 방송 초기 1%대 시청률에서 최근 3.5% 수준까지 오르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제작진에 따르면, 주요 시청층은 손주나 자녀를 키우는 60대·30대 여성이지만, 최근 10대 여성, 20대 남성 시청자도 크게 늘었다고 한다. 육아는커녕 결혼도 하지 않은 청년 시청자가 늘어난 것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가 육아를 소재로 하고 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부모와 자식 간의 갈등을 풀어나가는 화해의 스토리에 매력을 느끼기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이 방송은 문제의 유형은 다양하지만, 흘러가는 전개는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처음에는 자녀의 이상행동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가 나름대로 문제를 해결해 보려고 애를 쓴다. ‘아이가 나를 괴롭히려고 이러나’ 오해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 박사는 항상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낸다. 그 과정에서 부모는 사실 아이도 몹시나 괴로운 상태였고, 사실은 부모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는 걸 깨닫게 된다. 이 단순하지만 강력한 서사는 매번 시청자에게 위로와 힐링의 시간을 제공한다.

특히 오 박사가 문제에 접근하는 방식이 많은 이들에게 잔잔한 위로를 선사한다. 오 박사는 매번 정확하게 원인을 진단해 내지만, 누구의 잘못이나 책임이라고 지적하지 않는다. 불편한 과거를 끄집어 내지도 않는다. 그저 앞으로 부모 자식 간에 관계가 개선될 수 있도록 세심한 ‘금쪽 처방’을 내놓을 뿐이다. 그 모습을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큰 힐링을 경험했다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 각박한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이라면, 오 박사의 금쪽 처방을 통해 따뜻한 위안을 받아볼 수도 있을 것 같다.

금쪽같은 내 새끼의 힐링 포인트 중 하나는, 거의 항상 해피 엔딩이라는 점이다. /금쪽같은 내 새끼

개요 예능 l 한국 l 2020년 l 회당 약 70분

등급 12세 이상 관람가

특징 어른, 아이 모두를 위한 힐링타임

웨이브 바로보기

넷플릭스 바로보기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