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해령의 하이엔드 테크] 삼성전자 반도체 팹, 어디까지 가봤니?

강해령 기자 2021. 8. 23.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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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

삼성전자 반도체 기사나 발표 자료 보시면서 한번쯤 이런 생각해보시지 않으셨나요? '기흥에는 8인치 파운드리도 있고, 12인치 파운드리도 있다던데? 극자외선(EUV) 라인은 화성에도 있고 평택에도 있는 건가? 17라인, S3는 또 뭐지?'

각종 라인 명칭과 용어로 헷갈리셨을 분들과 함께 한눈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을 살펴보면서 라인 별 현황과 이슈를 짚어보고자 합니다. 삼성 반도체 사업장과 팹을 한번 훑어본 다음, 앞으로 삼성전자의 투자 발표나 관련 이야기를 보신다면 훨씬 이해가 잘 되실 것 같아 준비했습니다. 그림과 함께 기흥사업장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삼성전자의 국내 주요 반도체 팹 위치. 충남 아산시 온양에는 후공정 패키징을 담당하는 팹도 있습니다.

◇기흥사업장: 6라인과 S1, 삼성전자 파운드리의 요람(feat. 미국 오스틴 사업장)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사진=네이버 지도

먼저 기흥사업장이 있는 용인시 기흥구로 가봅시다. 기흥사업장은 삼성의 '파운드리 요람'입니다. 삼성전자 반도체의 모태가 됐던 1~5라인이 이곳에 있기도 하고요. 지금은 6라인과 S1이 주축이 돼 고객사의 칩을 대신 생산해주는 파운드리 팹을 한창 가동하고 있습니다.

6라인은 최근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8인치 파운드리가 운영되는 곳입니다. 기존 7라인, 8라인이 6라인으로 합쳐져 8인치 웨이퍼 기준 30만 장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습니다. 180나노(㎚)부터 70나노까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파운드리이기도 합니다.

S1은 기존 9라인, 한 지붕 아래 있던 메모리 14라인을 합쳐서 만든 12인치 파운드리 라인입니다. 10나노 이상의 12인치 웨이퍼 반도체가 이 곳에서 제작되고 있습니다. S1(과거 9라인 포함) 규모는 약 1만3,000평 정도 되는 것으로 알려집니다. 12인치 웨이퍼 기준 월 10만~15만장의 웨이퍼가 생산되고 있습니다.

이들 공장은 현재 '풀 캐파'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8인치 파운드리가 있는 6라인은 내년 말까지 예약이 꽉 차있을 만큼 성황이라고 하죠.

삼성전자 오스틴 공장./사진제공=구글맵

기흥 사업장을 마무리하기 전에, 삼성전자의 유일한 해외 파운드리 기지를 하나 더 짚고 넘어갈까요.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으로 갑니다. 최근 언론에 빈번하게 노출되고 있는 삼성전자의 핵심 해외 파운드리 기지입니다. 12인치 기준 월 10만장 규모 팹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14나노 공정이 주력인 이 기지는 최근 삼성전자가 주변 부지를 사들인 것으로도 잘 알려졌습니다. 생산능력 확장, EUV 도입을 위한 부지 매입이라는 이야기가 많은데요. 업계는 삼성이 이 곳에서 현지 파운드리 투자를 진행할지, 미국의 또 다른 곳에 공장을 세울지 귀추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170억달러(약 20조원)가 마련됐다는 발표가 있었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주요 경영진의 의사 결정 및 미국 지역 정부와의 협상이 남은 상황입니다.

◇화성사업장: EUV부터 이미지센서까지···'토탈 반도체 기지'(feat.중국 시안공장)

삼성전자 화성사업장./사진=구글맵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이 2019년 한국을 방문했을 당시 헬리콥터에서 이 곳을 내려다보며 이런 말을 했다고 하죠. "도대체 저 곳은 무엇을 하는 곳인가?" 삼성전자의 핵심 반도체 기지, 화성사업장 운영 현황을 살펴보겠습니다.

△D램

화성사업장은 삼성전자 주력인 D램과 낸드플래시, 첨단 파운드리인 EUV 공정이 진행되는 반도체 기지입니다.

먼저 D램 라인은 13라인, 15라인, 16라인, 17라인. 총 4군데에서 생산이 되고 있습니다. 10나노급 1세대(1x)~10나노급 3세대(1z) D램 제품이 주력인데요.

눈여겨 볼 곳은 16라인과 17라인, 13라인입니다. 화성 사업장에서 가장 최신 팹인 17라인은 삼성전자의 첫번째 EUV 기지, V1과 연결이 돼 있습니다. EUV D램 생산이 가능하다는 얘기죠. 삼성전자가 EUV D램을 처음으로 도입한 10나노급 1세대(1x) D램 샘플이 이곳에서 만들어졌고, 지금 양산 준비 중인 14나노 D램 양산 테스트가 이곳에서 진행되는 걸로 전해집니다. 현재 17라인의 D램 생산 능력은 월 약 17만장으로 전해집니다.

16라인은 2018년 말 낸드플래시 라인에서 D램 라인으로 전환하겠다는 회사 공식 발표 이후, 차근차근 최신 D램 공정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현재 업계에서는 이 공간의 60~70% 정도가 D램 생산 라인으로 채워져 있다고 하는데요. 앞으로 유휴 공간은 어떻게 활용될지 지켜볼 만한 대목입니다. 일각에선 EUV를 활용한 14나노 D램을 생산할 수 있는 곳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13라인은 삼성전자가 이미지센서 시장 공략을 선언하면서, 기존 D램 라인을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탈바꿈하려는 곳입니다. 그간 D램 생산 능력을 줄이는 추세였는데, 최근 D램 수요가 상당히 좋아 이 계획을 조금 더 천천히 진행하려고 한다는 업계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낸드플래시

화성 낸드 라인은 12라인이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낸드플래시 생산 규모 늘리기를 중국 시안 공장에 집중하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16라인에 있던 장비를 차근차근 시안으로 이설하면서, 시안에서 최신 낸드플래시를 생산할 수 있게끔 장비 투자를 지속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그럼 잠깐 시안으로 가볼까요.

삼성전자 시안 공장./사진=구글맵

현재 2개의 중국 시안 공장은 12인치 웨이퍼 기준 21만장 낸드플래시가 생산되는 것으로 파악됩니다. 3세대 낸드부터 5세대 낸드까지, 주로 로우엔드 낸드가 생산되는데, 삼성 낸드 전체 생산량의 약 40%가 시안에서 생산되는 셈입니다. 앞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낸드 물량이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파운드리

다시 화성으로 돌아와서 화성의 파운드리 팹을 살펴봅시다. 화성에는 2개의 파운드리 기지 S3, S4가 있습니다. S3는 17라인과 붙어있어 '한지붕 두살림'을 하고 있는 라인입니다. 삼성전자 최초의 EUV동 V1과 연결돼 있는 파운드리입니다. EUV 라인과 연동해 고객사의 7나노 이하 첨단 반도체를 생산할 수 있는 기지입니다.

문재인(오른쪽 첫번째) 대통령 이재용(오른쪽 두번째)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삼성전자 최초의 EUV 전용라인 V1을 둘러보고 있습니다. /사진=청와대사진기자단

EUV 라인 V1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19년 문재인 대통령 화성 사업장 방문 당시 "인천국제공항 3개를 지을 만한 비용이 이 곳에 들어갔다"며 자부심을 드러낸 곳으로도 유명하죠.

S4는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전용 라인입니다. 메모리 반도체를 생산하던 11라인을 전면 개조해 삼성전자 이미지센서 시장 공략의 핵심 기지가 되고 있습니다.

◇평택사업장: 삼성 차세대 반도체는 이곳에서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사진=구글맵

삼성전자 차세대 반도체 생산 계획은 평택캠퍼스에서 이뤄진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 팹이 운영되고 있고, 지어지고 있으니까요. 가시적인 팹은 P1, P2, P3(기초 공사 중), EUV 전용 라인인 V2가 있습니다.

먼저 P1은 첨단 메모리 반도체가 생산되는 기지입니다. D램과 낸드플래시가 각각 12인치 웨이퍼 기준 약 10만장, 약 19만장씩 생산되는 걸로 알려져 있습니다. D램은 EUV를 적용하지 않는 1z D램, 낸드플래시는 5세대~6세대(128단) 제품 위주의 고용량·고성능 제품이 생산되고 있는 걸로 알려집니다.

평택 P2는 '하이브리드 팹'입니다. 화성 17라인과 S3처럼 삼성전자의 두번째 EUV동인 V2와 연결돼 있는 P2는 EUV D램, 최첨단 7세대 낸드플래시, 5나노 이하 파운드리가 생산 가능한 삼성전자의 특급 반도체 팹이기도 하죠. 현재 EUV를 활용한 10나노급 3나노(1z) D램이 생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는 차세대 14나노 D램, 176단 낸드플래시, 5나노 파운드리 팹(S5) 운영이 예정돼 있습니다.

삼성전자 P3, 이렇게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사진=서울경제DB

P3는 현재 기초 공사가 한창인 삼성전자의 최대 규모 팹입니다. 이미 총 생산량이 12인치 웨이퍼 기준 30만장이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옵니다. 삼성전자는 내년 하반기 이 라인을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개괄적인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과 현황을 짚어봤는데요, 다음 표를 끝으로 마무리하겠습니다.

앞으로 기흥→화성→평택으로 이어지는 삼성 국내 반도체 라인 투자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또 시안과 오스틴 외 삼성 반도체의 해외 생산 거점은 어디가 될지 추이를 지켜보는 것도 국내 반도체 시장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이 코너는 독자님들의 궁금증과 함께 꾸려가려고 합니다.

평소 기사를 보시면서 자세히 알고 싶었지만 막상 알아보긴 귀찮았던 반도체 등 첨단 소재·부품·장비 기술, 투자나 취업 준비를 하면서 알고 싶었던 기술 용어를 메일과 댓글로 남겨주시면 취재하겠습니다.

강해령 기자 h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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