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코딩, 업무환경 혁신할 '새로운 엑셀'될 것" 기대

구본권 2021. 8. 22.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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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코딩하는 '코파일럿'에
자연어처리 인공지능 GPT-3 결합
코딩문턱 없앤 노코드·로코드 확산
코딩기술보다 기획·판단력 중요성
"아래로부터의 혁신 가속화 전망"

오픈AI, 자연어로 자동코딩 ‘코덱스’ 공개

엘지시엔에스(LG CNS)는 지난 3월 노코드 개발 플랫폼 데브온NCD를 무료 공개했다. LG CNS 제공

인공지능과 전문적 코딩 기술이 필요없는 노코드 (No Code), 로코드 (Low Code) 플랫폼이 잇따라 등장하면서 ‘ 코딩 환경’ 이 달라지고 있다 . 코딩하는 인공지능의 등장에 따라 코딩 능력은 이내 쓸모없어질 낡은 기술이 될 것인가 , 아니면 소프트웨어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더욱 가치있는 핵심역량이 될 것인가 . ‘ 코딩 교육 ’ 을 둘러싼 논쟁이 새로운 상황을 맞고 있다 .

■ 말 하면 ‘알아서 AI가 코딩’

지난 10 일 미국에서 음성 ( 영어 ) 으로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코딩을 해주는 , 인공지능을 활용한 코딩 시스템 ‘ 코덱스 ’ 가 공개됐다 .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조직인 오픈에이아이 (Open AI) 가 개발한 코덱스는 인공지능이 일상 언어로 된 명령어를 듣고 해석해 자동으로 코딩을 하고 실행하는 혁신적 개발도구다 . 지난 6 월말 오픈에이아이는 개발자들의 코드 공유 플랫폼인 깃허브 (GitHub) 와 공동으로 인공지능이 코딩을 해주는 도구 ‘ 코파일럿 (Copilot)’ 을 개발해 공개했는데 이를 자연어로 작동하도록 업그레이드한 것이다 . 오픈에이아이가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 자연어처리모델 (NLP) 인 지피티 (GPT)-3 을 코파일럿에 접목시킨 결과다 .

코덱스는 파이선 , 자바스크립트 , HTML 등 12 개 프로그래밍 언어를 사용할 줄 알고 주어진 작업에 적합한 언어를 스스로 선택해 순식간에 깔끔한 코딩을 완성한다 . 미국의 정보기술 전문지 < 와이어드 > 에 따르면 , 코덱스는 수십억 줄의 공개 소스코드를 학습했으며 오랜 시간이 요구됐던 코딩 작업의 상당부분을 눈깜짝할 새 처리한다 . < 와이어드 > 는 음성 명령만으로 간단한 게임 소프트웨어를 완성하는 사례를 소개하며 “코덱스가 코딩을 인공지능 음성비서에게 말하는 것처럼 손쉬운 작업으로 만들고 있다” 고 평가했다 .

인텔 , 매사추세츠공대 (MIT), 조지아공대는 손을 잡고 지난해 7 월 자동코딩을 해주는 인공지능 개발 엔진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 인텔은 당시 보도자료에서 “ ( 자동코딩이 ) 완벽하게 구현되면 사람들은 원하는 방식으로 기계에 의사를 표시해 소프트웨어를 개발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 마이크로소프트도 지난 5 월 개발자 컨퍼런스 ( 빌드 2021) 에서 로코드 프로그래밍 언어 파워에프엑스 (FX) 를 발표했다 . 지피티 -3을 적용해 자연어로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게 하는 구조다 . 구글도 노코드 개발도구인 ‘ 앱메이커 ’ 를 제공하고 있다 . 국내에서도 엘지시엔에스 (LGCNS) 와 카카오엔터프라이즈가 노코드, 로코드 플랫폼을 서비스하고 있다 .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4 년까지 기업의 업무용 애플리케이션 중 65% 가 로코드 , 노코드로 개발될 것으로 예측했다 .

코덱스는 왼쪽 문장처럼 GPT-3을 활용해 자연어를 인식한 뒤 오른쪽 상자처럼 인공지능을 활용해 자동으로 코딩해주는 기능을 선보였다. 코딩 업무가 크게 간편해질 계기로 전망된다. 오픈 AI제공
비영리 인공지능 연구조직인 오픈에이아이(Open AI)는 8월초 음성(영어)으로 명령을 내리면 알아서 코딩을 해주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코딩 시스템 ‘코덱스’를 공개했다. 오픈AI 제공

■ 코딩 학습과 업무 환경 큰 영향

‘코딩 문턱’ 을 크게 낮추는 노코드 , 로코드 플랫폼이 확산되면서 ‘ 만인 개발자 ’ 시대가 예고된다 . 정보기술업계는 컴퓨터 작동방식이 텍스트 명령어 구조 (MS DOS) 에서 1990 년대 그래픽과 아이콘 방식의 윈도로 달라지면서 ‘ 개인용 컴퓨터 시대 ’ 가 열린 것과 유사한 현상이 펼쳐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사전 구축된 알고리즘 , 끌어다 놓기 ( 드래그 앤드 그롭 ), 위지위그 (WYSIWYG) 사용자환경에 음성 명령이 보태지면서 코딩 비전문가들도 손쉽게 프로그램 기획과 설계에 뛰어들 수 있는 환경이다 . 오픈소스와 깃허브 등의 코드 공유 플랫폼과 검색이 프로그래머들의 개발환경을 크게 변화시켰다면 , 노코드는 윈도처럼 코딩을 ‘만인의 도구’로 바꿀 수 있다는 기대를 낳는다 .

일반인 대상 코딩 교육을 수년간 진행해온 한 프로그래머는 “스마트폰을 쓸 때 스마트폰 제조방법을 배운 뒤 사용법을 배우는 게 아니다”며 “노코딩을 이용해 코딩 문턱을 낮추면 프로그램의 효과와 매력을 맛본 뒤 사용자가 되거나 개발자의 길을 갈 수 있다” 고 말했다 . 그는 “ 오렌지 3 라는 머신러닝 도구 교육을 해오고 있는데 기존엔 코딩과 수학의 장벽이 높아 포기하는 사람들이 적잖았다 . 노코딩 덕분에 먼저 꿈을 꾸고 난 뒤 학습에 나서는 게 가능해졌다” 고 말했다 . 또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코딩과 프로그래머의 도움없이 컴퓨터 도구를 직접 제어할 수 있게 되는 환경이 되기 때문에 과거에 생각지 못한 새로운 통찰과 혁신이 생겨날 수 있다 .

소프트웨어 개발자 양성기관인 ‘ 서울 42 ’ 를 운영하는 이민석 이노베이션아카데미 학장은 노코드 개발도구가 업무환경에서 엑셀 ( 스프레드시트 ) 처럼 쓰일 수 있다고 본다 . 이 학장은 “ 엑셀 덕분에 수식과 데이터를 손쉽게 활용하게 된 것처럼 노코드는 비프로그래머도 손쉽게 데이터를 활용하고 결과를 얻을 수 있게 해주는 도구가 된다 . 머신러닝으로 인해 데이터를 실시간처리하는 영역이 늘어나고 주변 기술이 계속 발달하기 때문에 개발자의 수요는 더 늘어날 것” 이라고 말했다 .

이 학장은 각 분야 종사자와 전문가들이 코딩의 문턱을 넘어 데이터에 접근하고 활용하게 되면 , 기업들의 업무 대부분에 새로운 구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을 주목했다 . 그는 “ 과거엔 누군가의 탁월한 통찰이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는 고위층의 판단에 의해 주요한 결정이 이뤄졌다 . 이제는 일하면서 직접 데이터를 보는 실무자들이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해 본 뒤 판단하고 제안할 수 있는 만큼 아래로부터의 혁신이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고 말했다 . 많은 기업들이 전직원에게 데이터 읽는 법을 가르치고 데이터와 소프트웨어 전공자를 적극적으로 뽑는 배경이다 .

‘ 코딩의 민주화’ 로 불리는 자동코딩의 등장은 코딩 교육과 업무 환경에도 영향을 끼친다 . 프로그래밍 분야에서는 구체적인 코딩 기술보다 기획과 종합적 판단 역량이 더 중요해지게 된다. 각 분야에서는 전문지식과 노하우가 있으면 코딩의 문턱을 쉽게 넘어서 다양한 시도를 직접 해 볼 수 있다.

구본권 사람과디지털연구소장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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