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왕좌' 두고 삼성·인텔의 전쟁..다음 전장은 '파운드리'

김철선 입력 2021. 8. 22. 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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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메모리 호황 덕에 1위 탈환..2018년 3분기 이후 11분기만
삼성·인텔, 파운드리에 공격 투자..파운드리 성과가 성패 좌우할 듯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세계 반도체 1등 기업이라는 왕좌를 두고 삼성전자와 인텔 간 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올해 2분기 인텔을 꺾고 11분기 만에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되찾았는데, 1·2위 간 간격이 근소해 언제든 뒤바뀔 수 있다.

각각 메모리와 중앙처리장치(CPU)에 강점을 쥐고 있는 삼성전자와 인텔이 모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는 만큼, 향후 파운드리에서의 성과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인텔 [연합뉴스TV 제공]

22일 시장조사기관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202억9천700만달러(약 24조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 세계 반도체 매출 1위 기업으로 올랐다.

기존 1위였던 인텔은 193억400만 달러(약 22조8천억원)를 기록하며 약 10억 달러 차이로 삼성전자에 밀렸다.

삼성이 분기 매출에서 인텔을 이긴 것은 2018년 3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삼성전자가 역전에 성공한 배경에는 올해 상반기 시작된 메모리 호황의 영향이 크다. 삼성전자가 주도하는 메모리 반도체 D램은 이달 4월 한 달에만 가격이 20% 이상 올랐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매출은 17조8천797억원으로, 1분기보다 23.9%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텔은 PC용 CPU 경쟁력을 바탕으로 1993년부터 24년간 세계 1위를 유지하며 반도체 업계에서 '황제'로 군림해왔지만, 2017년 2분기 '메모리 슈퍼사이클(장기호황)'에 힘입은 삼성전자에 처음으로 추월당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업황 호조에 힘입어 이듬해 3분기까지 6분기 연속으로 1위 자리를 유지하다가 메모리 하강국면과 함께 2018년 4분기 인텔에 매출 1위 자리를 반납했다.

2017∼2018년 상황과 마찬가지로 올해 2분기 역시 메모리 호황에 힘입어 1위 자리를 탈환한 삼성전자는 당분간 우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IC인사이츠는 "메모리 반도체에 대한 높은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삼성전자의 3분기 매출은 10% 증가해 223억 달러(약 26조3천억원)를 기록하며 인텔과 격차를 더 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 인텔 반도체 사업 매출 추이 [IC인사이츠 캡처. DB 및 재판매 금지]

반도체 시장은 설계만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Fabless), 위탁생산을 전문으로 하는 파운드리(Foundry), 설계부터 생산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는 종합반도체회사(IDM)로 분류된다.

삼성과 인텔 모두 몇 안 되는 종합반도체회사이지만, 주력 제품은 각각 메모리와 CPU로 다르다. 삼성과 인텔은 각 제품군에서 세계 1위 업체다.

따라서 주력 제품군 업황에 따라 실적 희비가 갈리지만, 양사 모두 차세대 사업으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에 공격적으로 투자를 쏟고 있다는 점은 같다. 자사 반도체 생산을 넘어 다른 기업의 반도체 위탁생산까지 맡겠다는 것이다.

현재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1분기 기준)은 대만 TSMC가 55%로 압도적인 1위이며 삼성전자가 17%, UMC 7%, 글로벌파운드리스 5% 등으로 뒤를 잇고 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서 세계 10위권 내에도 들지 못한다.

올해 초 취임한 팻 겔싱어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취임 직후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에 재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인텔은 과거에도 파운드리 사업을 시도했으나 자체 제품 생산에 안주하며 파운드리 기능은 사실상 유명무실했다.

인텔은 총 200억달러(22조6천600억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주에 2개의 파운드리 공장을 짓겠다는 구체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는 한편 인수합병도 노리고 있다.

지난달 인텔이 세계 4위 파운드리 업체 글로벌파운드리스 인수를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파운드리 시장이 요동치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글로벌파운드리스가 합병을 거부하며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상태다.

이에 19일(현지시간) 팻 겔싱어 최고경영자(CEO)는 글로벌파운드리스 인수설에 즉답은 피하면서도 "(반도체) 산업에서 합병이 있을 것이고 우리가 통합의 주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수합병(M&A) 의지를 밝혔다.

삼성전자 미국 오스틴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아직 파운드리 업계에서 인텔의 존재감은 미미하지만, 공격적인 투자와 함께 유의미한 규모의 인수합병이 실현된다면 언제든 지각변동이 발생할 수 있다.

실제로 인텔은 세계 최대 통신 칩 제조사 퀄컴을 파운드리 고객사로 확보했다고 최근 발표하고, 향후 4년 안에 1나노대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기술 로드맵을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새 경쟁자의 등장에 긴장하면서도 공격적인 증설 투자를 바탕으로 1위 기업 TSMC를 맹추격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총 171조원을 투자해 파운드리를 포함한 비메모리 부문에서 글로벌 1위가 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그 일환으로 미국에 170억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신규 공장 증설을 추진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업황이 급변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삼성전자가 매출 1위 자리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삼성과 인텔이 기존 주력 사업을 넘어 파운드리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만큼, 중장기적으로는 파운드리에서 투자 성과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kc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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