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가 18홀이 된 이유는 위스키 때문? [명욱의 술 인문학]
- 2021. 8. 21. 19:0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대유행한 뒤 오히려 인기가 높아진 스포츠가 있다. 바로 골프다. 넓은 야외에서 사람과 접촉을 덜 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사람들이 골프를 찾는 것이다. 다만 골프는 필드 이용료, 장비 구입비 등으로 지출이 다소 있는 스포츠다. 하지만 이 또한 평상시였다면 해외여행이나 외식 등에 사용했을 돈을 골프에 사용하면서 단점이 해결됐다. 그 결과 한국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흥미롭게 이 골프에는 위스키와 연관된 것들이 많다. 둘 다 기원이 스코틀랜드이기 때문이다.
엄밀히 말하면 골프 기원은 스코틀랜드만이 아니다. 네덜란드와 중국에서 시작했다는 주장도 있다. 네덜란드가 스코틀랜드로 골프공을 수출했다는 서류가 발견됐으며, 중국 원나라 때 쓰인 ‘환경(丸經)’이라는 문헌에 골프와 비슷한 추환(捶丸)이라는 경기를 했다고 기록돼 있다. 스코틀랜드는 양치기가 심심할 때 양을 관리하는 막대기로 작은 돌 등을 치면서 산토끼 및 두더지의 굴에 넣으면서 놀았다는 이야기다.
이 중 현대 골프와 가장 유력하다고 보는 것이 바로 스코틀랜드. 1457년 스코틀랜드왕 제임스 2세가 골프에 빠져 궁술 연마를 게을리하는 귀족들 대상으로 골프 금지령을 내린 기록도 있다. 1750년에는 스코틀랜드 수도 에든버러(Edinburgh)와 차로 1시간30분 거리에 있는 세인트앤드루스(St Andrews)에 퍼지면서 골프 클럽이 생기고, 이곳이 골프 성지가 됐다. 그리고 1860년 세계 최초의 골프선수권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이 이곳에서 시작됐다.
골프 코스는 일반적으로 18홀이다. 원래 세인트앤드루스 코스는 11홀을 왕복하는 22홀이었다. 1959년에 2개 홀이 폐쇄돼 18홀로 줄었고, 이것이 표준이 됐다는 것. 하지만 여기서 위스키와 아주 깊은 관계를 가진 가설도 있다. 바로 골프를 치면서 위스키를 같이 마셨다는 이야기다. 골프는 야외 스포츠다. 그리고 선 상태로 다른 사람의 플레이를 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스코틀랜드는 상당히 춥다. 그래서 몸을 따뜻하게 하고자 위스키를 마셨고, 18홀이 됐을 때 위스키가 다 떨어지게 된다. 그래서 위스키를 모두 마신 시점, 즉 18홀에서 멈췄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위스키와 골프의 인연은 바로 하이볼이다. 오늘날 하이볼은 위스키에 탄산수를 섞은 음료수를 일컫는다. 이 하이볼의 어원 중 하나는 미국 서부 시대 열차의 출발 신호를 알리는 볼이 올라가면 기차역 바 손님들은 기차를 타려고 시켜놓은 위스키에 탄산수를 타 빨리 마셨다고 한다. 그리고 또 하나가 바로 골프다. 역시 위스키를 마시는 타이밍인데, 공을 높게 올렸을 때(high Ball) 또는 OB(out of bounds)가 되는 경우 비교적 시간이 있었다. 그 시간이 위스키를 마시는 절호의 타이밍이라는 이름으로 하이볼이라는 어원이 붙었다는 것이다.
술은 우리의 삶, 역사와 뗄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한 관계를 가지고 있다. 전 세계 굵직한 사건 사고들이 술 때문에 발생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 코로나 시대에서 가장 중요한 소독의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알코올, 술이라는 것.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말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어쩌면 인류 기원과 함께해온 술도 그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는…
주류 인문학 및 트랜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주류 인문학 및 트랜드 연구가. 숙명여대 미식문화최고위 과정, 세종사이버대학교 바리스타&소믈리에학과 겸임교수. 저서로는 ‘젊은 베르테르의 술품’ ‘말술남녀’가 있음.
명욱 주류문화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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