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자율주행차.. 손은 떼도 되지만, 눈 떼기엔 아직..
지난달 테슬라가 기존보다 한 단계 진화된 자율주행 시스템 ‘FSD 베타 버전 9.0’을 소수 고객에게 배포했다. 유튜브에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체험 영상에는 굴곡이 심한 ‘S자’ 도로의 샌프란시스코 롬바르드 언덕길을 테슬라 차량 스스로 운전대를 꺾어 내려가는 모습이 등장하는가 하면, 차가 신호등을 인식하고 자연스럽게 멈췄다가 좌회전·우회전을 하는 모습도 담겼다.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보여준 이번 기술이 자율주행 3단계 수준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이 더디지만 진화하고 있다. 최근 자동차업계는 소비자용은 3단계, 로보택시용은 4단계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국자동차공학회는 자율주행 기술을 페달에서 발을 떼도 되는 레벨1, 운전대에서 손을 떼도 되는 레벨2, 전방에서 눈을 뗄 수 있는 레벨3 등으로 구분한다. 완전자율주행은 레벨4로 분류한다.
레벨2까지는 차량 통제권을 운전자가 갖지만, 레벨3부터는 자동차가 스스로 통제권을 갖는다는 점이 크게 다르다. 완성차 업체들은 고속도로에서만큼은 자동차가 스스로 통제권을 갖는, 레벨3에 근접한 자동차를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부터 본격적으로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현대차·포드 등 ‘핸즈 오프’ 자율주행 탑재
18일(현지 시각) 포드는 내년 출시할 대형 SUV ‘링컨 내비게이터’를 공개하면서 고속도로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핸즈 프리) 갈 수 있는 자율주행 시스템 ‘액티브글라이드’를 탑재한다고 밝혔다. 미국 50주 대부분의 고속도로 정보를 확보하고 있어 곡선 도로에서도 스스로 움직인다. 고속도로가 끊임없이 펼쳐지는 미국에서 운전자들의 피로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포드는 F150과 머스탱 마하E에도 ‘블루 크루즈’라는 이름의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탑재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내년 완전 변경되는 G90 모델에 ‘고속도로 파일럿’(HDP) 기능을 탑재한다. 곡선주행, 차선 변경은 물론 고속도로 진·출입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수준이다. 과거 차들은 고속도로에서 손을 떼면 경고 메시지가 떠 운전대를 놓지 못했다면 앞으로는 편하게 팔짱을 끼고 있을 수도 있게 된다.
혼다는 지난 3월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이 적용된 세단 ‘레전드’ 100대를 한정 판매했다. 혼다는 시속 50㎞ 이하의 정체 구간에서 운전대에서 손을 뗄 뿐 아니라, 눈도 떼고 영상 시청을 해도 된다고 밝혔다.
GM과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도 올해 말 또는 내년부터 레벨3에 근접한 차를 잇따라 내놓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GM은 수퍼크루즈라는 이름의 3단계 자율주행 기술을 캐딜락, 쉐보레, GMC 등 주요 차종에 이르면 연말부터 적용할 계획이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BMW는 올해 3단계 차량을 양산할 계획이었지만, 안전성을 확실히 담보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늦추고 있다”며 “테슬라가 전 세계 고객들로부터 자율주행 데이터를 수집해 기술이 앞서가는 것은 분명하지만, 전통차 업체들은 테슬라보다 안전성에 민감하고 보수적이어서 기술이 뒤처져 보이는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로보택시도 진화 중
18일 중국 바이두는 3년 안에 중국 30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서비스하겠다고 밝혔다. 바이두는 최근 2년간 베이징·광저우 등 중국 4개 도시에서 로보택시를 시범 운영하면서 올 상반기까지 40만명 이상 승객을 실어날랐다. 올 초엔 운전석을 완전히 비운 ‘무인 로보택시’를 베이징 특정 구역에서 서비스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미국에서도 로보택시가 한적한 시골 마을을 넘어 복잡한 대도시로 진출하고 있다. GM크루즈는 작년 10월 샌프란시스코에서 무인 자율차 운행 허가를 받았고, 인텔의 모빌아이는 지난달 미국에서 가장 복잡한 도시인 뉴욕에서 최초로 로보택시 허가를 받아 테스트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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