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홀' 차승원, 33년 연륜 담긴 부성애.."나도 자식 사랑하는 부모"[인터뷰 종합]

김보라 2021. 8. 1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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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김보라 기자] “예전엔 인위적으로 (캐릭터를) 만들기도 했었는데 이제는 저 스스로를 설득하고자 한다. 재난 상황에서도 인물의 감정에 집중했다. 저를 설득하려는 마음으로 연기했다.” 

배우 차승원(52)이 영화 ‘싱크홀’에서 다시 한 번 진화한 코믹연기를 선보였다. 차진 멘트와 표정은 여전한데, 어쩐지 예전에 봤던 모습은 떠오르지 않는다. 평범한 가장 캐릭터로 분해 싱크홀이라는 낯선 재난을 현재 이슈인 부동산 집값 문제와 연결시켰다.

차승원은 19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몸이 부서져라 했다. 저뿐만 아니라 모든 배우들이 힘들었을 거다”라고 촬영 당시를 회상했다. 

‘싱크홀’(감독 김지훈, 제공배급 쇼박스, 제작 더타워픽쳐스)은 서울 입성과 함께 내 집 마련의 꿈을 이룬 가장 동원(김성균 분)이 이사 첫날부터 주민 만수(차승원 분)와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시작한다.

 

동원은 자가 취득을 기념하며 직장 동료들을 집들이에 초대하지만 행복한 단꿈도 잠시, 순식간에 빌라 전체가 땅 속으로 떨어진다. 마주치면 티격태격 하는 주민 만수와 동원, 여기에 동원의 집들이에 초대받았던 사원 김 대리(이광수 분)와 인턴사원 은주(김혜준 분)까지 지하 500m 싱크홀 속으로 떨어진다. 과연 이들은 무사히 살아나갈 수 있을까.

주민 만수 역을 맡은 차승원은 ‘싱크홀’의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고 출연을 결정한 이유를 밝혔다. “저는 재난 상황 속에서도 코미디가 함께 해서 좋았다. ‘낙원의 밤’도 누와르지만 코믹을 접목시킨 부분이 좋았다. 저는 여러 장르가 부딪히는 게 좋다”며 “‘싱크홀’도 재난을 위한 재난영화가 아니었다. 아이러니함이 공존했고 그게 고스란히 비춰졌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애드리브가 많았을 거 같다고 하자’ 그는 “대사 애드리브는 별로 없었다”면서 “행동에 조금씩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특별히 애드리브는 없었지만 이광수가 애드리브를 많이 했다. 예고편에 나온 장면이 그랬다”라고 대답했다.

금이 가고 유리문이 깨지고, 단수가 되던 영화 속 상황은 결국 싱크홀로 이어진다. 무너진 건물에서 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만수, 동원, 김 대리, 은주, 승태(남다름 분)는 지상으로의 탈출을 시도하지만 설상가상으로 빗물이 차오르는 최악의 상황을 마주한다. 이 과정에서 아들을 키우는 만수의 부성애가 폭발했다. 

만수와 싱크로율이 어느 정도냐는 물음에 “한 80%? 80% 이상으로 닮았다. 김성균도 아이들을 키우고 있는데 저와 같이 공감대가 형성됐을 거다. 저 역시 만수와 다른 점을 찾기 힘들다”고 비교했다.

“저도 부모님에게 빚을 진 것처럼 나도 자식들에게 그렇게 하는 거다. 남들 하는 만큼 하는 거지, 자기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 부모는 없을 거다. 대부분의 부모는 자식을 똑같이 사랑한다. 저도 그만큼 하고 있다.”

1988년 모델로 데뷔한 차승원은 슬하에 1남 1녀를 키우고 있다.

코믹 연기에 정통한 그는 “제가 코미디 영화를 많이 하긴 했지만, 연기는 연기다. 코미디 장르라고 해서 일부러 웃기려는 건 없다. 다 같은 연기다. 이 부분에서 진지하게 하고 다른 부분에서 웃기려는 건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전엔 나를 떼어놓고 연기 했었는데 이제는 나이가 들면서 저의 상황에 대입하게 되더라. 일상 속 관계들을 연기에 반영하게 된 거 같다. 남다름과의 부자(父子) 연기도 쉽게 할 수 있었던 거 같다”고 밝혔다. 

이달 11일 개봉한 ‘싱크홀’은 18일까지 128만 653명(영진위 제공)을 동원하며 순항 중이다. “사실 100만 명은 의미가 큰 숫자다. 1년에 백만 돌파 영화가 몇 편이 안 된다. 100만이라는 숫자가 굉장히 의미있기 때문에 저는 감사하다”면서도 “박스(오피스)가 커진 상황이면 좋은데 작은 상황에서 (여러 작품으로 관객들이 나뉘어) 아쉽긴 하다. (일일 관객수가) 십만 단위가 아니라 만 단위다. 시장 상황이 커져서 관객수가 더 늘어났으면 좋겠다. 2등, 3등을 하더라도 서로가 손해보지 않고 잘 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제가 SNS를 자주 안 하는데, 개봉 후 ‘아이들이 재미있게 봤다’는 반응을 봤다. ‘싱크홀’은 전 연령대가 보고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인 거 같다. 주택 문제도 담겼고.” 

이제는 차승원이라는 배우 안에서 코미디라는 키워드는 빼놓을 수 없다. “저는 기본적으로 코미디 영화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관객들이 좋아하시는 것만 할 순 없고, 발전하고 변화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미디가 어려운 게 오늘 한 코미디가 내일 하면 안 웃길 수 있다. 어제는 웃었지만 오늘은 안 웃길 수 있는 게 코미디라 힘들다. 수없이 많은 생각을 해야한다”고 장르적 어려움을 전했다. 

그러면서 “코미디 연기는 다 똑같다고 본다. 감독에 따라 달리 나오는 것이지. 물로 장르에 맞는 톤 앤 매너는 있다. 하지만 코미디 영화 속 연기, 누와르 속 연기는 같다고 본다. 저는 코미디 영화의 현장이 재미있다. 저를 많이 사랑해주셨던 영화 대부분이 코믹이었다. 한때는 코미디 장르를 안 하겠다 했던 적도 있는데 사실은 코미디를 좋아한다”는 생각을 솔직히 밝혔다. 

도전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물음에 "저는 보편적이지 않고 일반적이지 않은 캐릭터에 도전해 보고 싶다. 일반적인 드라마에서 하는 얘기를 영화에서까지 굳이 해야되나 싶다. 그런 건 되게 재미가 없지 않나. 그래서 당분간 보편적 캐릭터는 하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차승원은 최근 술과 담배도 끊었다며 “전보다 체력이 더 좋아졌다. 운동을 많이 하고 술 담배도 끊었다. 드라마도 계속 찍고 있지만 그다지 체력적으로 힘들다는 느낌은 잘 모르겠다. 예전에 비해 체력이 더 좋다”고 자신했다. 

현재 그는 배우 김수현(34)과 함께 드라마 ‘어느날’을 촬영하고 있다. 이 작품은 대중적 시각에서 형사사법제도를 파헤친다. “지금 드라마를 찍고 있는데 제 뒷모습만 보면 10대 후반부터 50대까지로 보신다.(웃음) 머리카락을 자르고 수염을 밀면 32살이다.(웃음) 새로운 인물로 보일 거다.(웃음) 사실 ‘지금 이 모습을 공개해도 되나?’ 싶었다. 드라마를 통해 처음 공개하고 싶었는데… (홍보하면서) 여러 군데 나가면서 그 벽이 허물어져서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만수와 동원, 김 대리, 인턴사원 등 영화 속 캐릭터들은 모두 하나같이 평범한 서민이다. “배우들이 심성이 곱고 훌륭하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저는 저 나름의 방식이 있다. 저라는 배우만의 색깔이 있는데, 저만의 방식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purplish@osen.co.kr

[사진] YG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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