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클럽 진짜겠지?" 골프 초호황의 그늘..곳곳에서 짝퉁과의 전쟁

조효성 2021. 8. 18.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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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품=제품 인기' 증명하지만
브랜드 매출에 막대한 타격
고객 불만 늘고 이미지 손상
처벌 어려운 해외직구 증가
중국 사이트의 `오토플렉스` 가품들.
"가짜가 나타났다. 가짜가 팔린다. 제품이 뜨면 가짜가 나온다는 말이 맞는가 보다. 가짜가 나왔으니 오토플렉스는 뜬 거다."

최근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미셸 위 웨스트(미국)가 '요술 방망이'라고 극찬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오토플렉스' 샤프트를 제작하는 두미나의 정두나 대표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가품 사진과 함께 이 같은 글을 남겼다.

오토플렉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애덤 스콧, 브랜든 그레이스 등 선수들이 사용하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김해림이 최근 우승을 차지하는 등 고성능 명품 샤프트로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정 대표는 "최근 미셸 위 선수의 요청으로 사인이 들어간 한정판을 만들었고, TV를 보고 알았는데 도쿄올림픽에서 아자하라 무뇨스 등 선수들의 드라이버에 오토플렉스가 장착돼 있었다. 너무 뿌듯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제품의 성능과 인기를 증명하는 것이 바로 '가품'이다. 일명 짝퉁 제품.

하지만 '증명' 단계까지는 좋지만 이후에는 브랜드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기도 한다. 이른바 '짝퉁의 두 얼굴'이다.

국내 사용자들이 주로 쓰는 '알리익스프레스'만 봐도 가품이 넘쳐난다. 에코 골프화는 6만~7만원, 핑 G425 드라이버는 20만원, 타이틀리스트나 PXG의 반팔 티셔츠는 4만~5만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 제품 리뷰 페이지에는 한국 구매자들의 평가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골프계 명품'으로 불리는 타이틀리스트의 김현준 마케팅본부 팀장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라면 대부분이 가품이라고 인지한다. 하지만 일부 판매자는 가품을 진품 가격의 60~70%에 팔면서 '특별품' '병행 제품' 같은 단어를 사용한다. 이런 제품을 구매한 사람들의 피해와 불만은 타이틀리스트 본사로도 들어와 브랜드 이미지에 막대한 피해를 준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로 골프 인기가 치솟으며 가품도 늘어났다. 당연히 타이틀리스트뿐만 아니라 PXG 등 골프 명품 브랜드 법무 담당 직원들은 세관에 다니는 것이 일상이 됐다.

세관에 적발된 PXG 가품들.
PXG 지식재산권팀은 월 2~3회 정기적으로 세관에 방문하며 가품 유입 경로를 확인하고 유입된 가품을 점검한다. PXG 클럽의 가품 적발 건수는 2019년 2560건이었지만 2020년에는 3650건으로 증가했다.

또 가장 가품이 많은 의류의 경우 2019년 세관 적발 건수는 1996건에서 2020년 3657건으로 증가했다. 대부분 SNS(밴드·인스타그램), 오픈마켓, 단독 온라인 몰을 통해 판매하다 적발됐다.

특히 최근 온라인 채널 가품 판매처는 감소했지만 중국 등 해외 유입 건에 대한 적발 건수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PXG의 지난해 가품 적발 금액은 20억원으로 정품 소비자가격으로 환산하면 60억원에 달한다.

타이틀리스트 관계자는 "정품과 가품은 재질에서부터 차이가 크다"며 "특히 기능성 부분에선 입어보면 바로 알 수 있다. 가품은 정품 대비 50~60% 싼 가격에 판매된다. SNS를 통해 판매되는 상품은 가품일 확률이 아주 높다"고 설명했다.

[조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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