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효 문화콘텐츠학 박사 "패션공연 미래 결정짓는 시간 0.1"

김문석 기자 2021. 8. 18.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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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계획을 세우는 것은 미래를 현재로 가져오기 위한 과정이에요. 과거의 시스템을 보완하고, 스마트폰 태플릿에 최적화된 패션공연만의 직관적이면서 영감넘치는 인터페이스를 체계적으로 구축하기 위한 계획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4차산업 혁명과 코로나19는 모든 면에서 이전의 다양한 기술 변화와 산업혁명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영향력으로, 세계 경제와 사회 그리고 문화 시스템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지구상 나타났던 그 어떤 산업혁명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영향력을 미치면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재편을 패션·모델계에 요구하고 있다.

이지효 (사)아시아모델페스티벌조직위원회(AMFOC·회장 양의식) 국제협력이사, 그녀는 세계 모델콘테스트 국제심사위원과 미스코리아 심사위원 등을 역임한 직능인으로서 이같은 해법에 대한 접근을 시도한 최초의 뷰티·패션 전문가이다.

이지효 아시아모델페스티벌조직위원회 국제협력이사


1997년 미스코리아 전북 진(眞) 출신으로 피아노, 무용 등 예술 분야에도 능통하며 최근 한양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약 2002년도까지 모델로 활동했고 이후 런던, 도쿄 등 해외 유학 생활과 동시에 교육자 겸 뷰티 디렉터의 길로 전향했다.

그녀가 국내 패션계에 알려진 것은 총괄디렉터로서 ‘에그웜(Eggworm) 도쿄 이벤트’ 및 아시아 13개국이 참여하는 ‘도쿄 아시아뷰티 콘테스트’ 대회를 성공으로 이끌면서이다.

2011년 일본대지진 이후 2012년 귀국하면서 대경대학교, 남서울예술종합학교, 세종대학교 등에서 강단에 섰다. 이지효 이사는 약 10년 간의 오랜 해외경험으로 다져진 경험을 활용해 AMFOC가 ‘아시아 패션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그런 그녀가 최근 관심을 갖는 분야는 ‘메타버스 시대로의 패션공연 전환’이다. 이지효 이사는 이를 위한 지표와 계획 그리고 실행 방안을 축약한 논문을 발표했다. ‘비대면 패션공연의 고객 충성도를 위한 혁신저항의 조절효과에 관한 연구’가 바로 그것이다.

■새로운 것의 거부 ‘혁신저항’, 어떻게 무너트릴 것인가?

“고객들이 추리, 연상, 판단 등의 생각하고 이해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고, 공연의 본질을 바로 포착할 수 있도록 해야해요. 이를 위해 직관력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고객의 혁신저항을 낮추고, 공연의 만족도를 높여 고객 충성도를 지속시켜나가기 위한 계획과 실행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지효 이사의 논문은 SPSS 21.0 같은 통계적 분석과 데이터마닝 프로그램을 토대로 생성한 실험모델을 ‘언택트 시대의 패션공연 활성화’란 주제에 대입한 접근법이다.

“‘직선은 인간의 선이고, 곡선은 신의 선이다’라는 19세기 건축가 안토니오 가우디가 남긴 말이 있지요. 이 위대한 건축가는 예술과 공예의 경계를 이렇게 나눴어요. 그렇다면 패션공연에 있어 기준은 무엇일까요. 직관(intuition)과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에요.”

직관력과 스토리텔링은 패션공연의 성공여부를 가르는 작동원리이다. 영감 가득한 공연은 마치 자석처럼 갈망이 되어 공연자와 관람객을 서로 끌어당긴다. 직관력과 스토리텔링은 우리의 근육과 마찬가지로 개별적인 그릇을 갖지만, 대체로 모든 인간에게 내재된 공통된 감각을 향한 염원을 지향한다. ‘감동’이란 영적 충만함이다.

“패션공연자라면 이 점을 고민해야 해요. 현대인 대다수는 시간에 쫓기듯 살아가고 있죠.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시간이 없다는 말을 자주 말해요. 사실 시간을 낼 수 없다면 진짜 좋아하는 일이 아니잖아요. 그러나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발견한 다음에는 그곳을 유지하려고 노력해요. 그리고 이 곳을 여는 열쇠가 바로 감동이지요. 패션공연자라면 이 감동을 전하기 위한 제일 조건인 직관력과 스토리텔링이란 그릇을 고민해야 해요. 스티브 잡스와 같은 마인드가 필요하죠.”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맥컴퓨터, 아이폰 등 애플의 성공은 기술력보다는 직관력과 스토리텔링 있는 디자인이라는 평이 정설이다.

하지만 패션 등 감성 콘텐츠는 누구나 응용가능한 객관적인 지표를 세울 수가 없다는 단점이 있다. 이지효 이사의 논문은 패션공연이란 감성콘텐츠에 응용가능한 객관적인 지표를 최초로 세웠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패션공연의 비대면 사용성과 지각된 가치, 만족도 및 고객충성도, 만족도의 매개효과라는 요소를 공연자와 관객에 상호작용시켜 혁신저항의 조절효과를 파악하는 연구결과를 선보인 것이다.

‘언택트로 인한 새로운 기술에 대응하는 소비자의 혁신저항의 높고 낮음에 따른 세분화된 마케팅 접근법!’ 이지효 이사의 연구는 바로 이를 위한 초석이 된다는 점에서 의의가 깊다.

■세계 첫 언택트 패션공연, ‘페이스 오브 아시아’

이지효 이사가 논문 연구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것은 ‘페이스 오브 아시아’이다. 페이스 오브 아시아는 AMFOC가 주최하는 아시아 최대 패션공연이다. 2010년 첫 대회를 개최한 후 아시아의 모델과 패션ㆍ뷰티관련 산업을 세계에 알리고, 세계적인 브랜드와 아티스트들을 아시아에 소개하는 허브로서의 역할에 충실히 임해왔다.

‘페이스 오브 아시아’는 AMFOC가 아시아 27개국 각 패션모델단체ㆍ방송미디어 등과 공동주최하는 10년 전통(*2020년 기준)의 아시아 최대규모 엘리트패션모델 행사이다. 1년간에 걸친 국가별 지역예선을 통해 선발된 모델들이 서울에서 열리는 본선대회까지 경쟁하면서 그랑프리를 차지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아시아 모델 기반 산업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와 자국내 대표 모델들이 총출동한 런웨이는 45억 아시아인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코로나팬데믹이란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면서 AMFOC는 오프라인을 주활동 무대로 해온 모델들에게 언택트라는 제3의 길을 제시했다. 아시아를 유투브ㆍ틱톡ㆍ인스타그램ㆍ페이스북으로 묶은 비대면·온라인 서바이벌 형식인 세계 최초의 언택트 모델대회를 진행한 것이다.

심사기준도 모델로서 역량 뿐만아니라 4차산업혁명 시대에 어울리는 크리에이티브(Creative)로서의 잠재력을 평가했다. 이는 언택트 트렌드 모델 기준의 새로운 스탠다드를 예고하는 신주류 마케팅으로 이어졌다.

“온라인과 모바일을 무대로 3개월간 모델대회가 진행되면서, 모델들은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모델상을 확립하기 위한 실험에 기꺼이 동참했어요. 그 결과 800여개의 영상을 생산하고, 조회수 1000만, 아시아인이 직접 참여한 투표수도 1억2628만7537표를 돌파하는 기적을 쏘아올렸죠.”

사실 ‘페이스 오브 아시아’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권위의 대회인 만큼 이 대회를 계기로 자국내 스타로 발돋움한 사례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유럽 메이저 패션위크 무대에 서는 Bianca Flscher(인도네시아), 필리핀 톱모델 Erla Raene Garcia, 우즈베키스탄의 Makmudov, 태국ㆍ홍콩ㆍ말레이시아를 석권한 톱모델 BOONDAREE (태국), 국내에서는 대세 모델테이너 안재현, 모델돌 주원대 등을 언급할 수 있다. 심지어 무명시절 펭수, 방탄소년단(BTS)도 ‘페이스 오브 아시아’와 인연을 맺기도 했다.

이지효 이사가 ‘페이스 오브 아시아’에 갖는 남다른 자부심의 이유이기도 하다.

“페이스 오브 아시아는 전세계 최초로 시도한 언택트방식의 모델대회로서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모델대회콘텐츠라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이죠.”

■직관, 패션공연의 미래 결정지을 0.1초

끝으로 이지효 이사에게 현재 패션공연 문화에 있어 개선 사항을 물었다.

“고객별 맞춤형 콘텐츠 제공을 위한 빅데이터 수집과 첨단기술을 적극적으로 접목시켜 혁신저항의 높고 낮음에 따라 제공하는 가치가 달라야 한다는 겁니다.”

혁신저항이 낮은 집단(신기술수용에 거부감이 적은)은 사용의 편리함보다는 첨단기술을 더욱 도입해 소비자의 흥미와 재미를 선사하는 프로그램을 발전시켜야 하고, 반면에 혁신저항이 높은 집단에는 기술능력을 크게 요구하지 않는 최대한 사용이 간편하고 메뉴간 이동이 신속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 이지효 이사의 지론이다.

“고객이 사이버 혹은 메타공간에서 첫 번째 마주치는 메인홈에서 0.1초만 헤메인다면, 그 고객은 그냥 떠나버릴거에요. 그러나 고객이 메인홈으로 들어왔을 때 그 고객에 맞는 직관력있는 인터페이스 그리고 그 고객의 취향에 맞춘 콘텐츠들이 뜬다면 다시 찾아주지 않을까요?”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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