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90.7% "최근 1~2년새 사기 떨어졌다"
사기 저하 이유는 '낮은 임금·복지'
5년차 이하 40.8% '이직 의향 있다'
기자 직업에 대한 만족도는 올해 또 다시 하락했다. 기자협회보가 한국기자협회 창립 57주년을 맞아 기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27일부터 일주일간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자라는 직업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43.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불만족은 25.0%, 보통은 31.7%였다. 기자 직업 만족도는 2018년 56.1%로 반등했지만 2019년 52.0%, 지난해 46.4%에 이어 올해까지 3년 연속 하락했다.
‘만족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부서별로 스포츠/생활/레저부(40.0%), 영상부(39.3%), 편집/교열부(38.0%) 등에서, 또 5년차 이하(33.8%) 기자들에서 많이 나왔다. 반면 ‘만족한다’는 응답은 논설/해설(72.2%), 정치부(53.2%), 지역/전국부(50.4%)에서, 또 21년차 이상(52.5%) 기자들에서 많이 나왔다.
언론사를 그만두고 직업을 바꿀 의향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의향이 있다(31.0%)’는 답변이 ‘의향이 없다(29.9%)’는 답변보다 우세했다. 세부 매체별로는 경제일간(43.3%)과 인터넷언론사(39.3%), 지역방송사(38.7%)에서, 부서별로는 과학/IT부(50.0%), 문화부(47.8%), 편집/교열부(46.8%)에서 직업을 바꾸고 싶다는 의향이 높았다. 5년차 이하 기자들의 40.8%도 이직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들 사기가 1~2년 사이 저하됐다는 응답도 90.7%로 높았다. ‘매우 저하됐다’ 42.1%, ‘저하된 편이다’ 48.6%의 비율이었다. 상승했다는 답은 2.1%에 불과했다. 기자들은 사기가 저하된 이유(복수응답)로 ‘낮은 임금과 복지(55.6%)’를 가장 많이 꼽았다. ‘기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 하락(54.4%)’, ‘업무를 통한 성취감 및 만족감 부재(39.5%)’, ‘언론의 사회적 영향력 축소(37.6%)’, ‘미래에 대한 불안(35.8%)’, ‘과중한 업무량과 노동 강도(35.4%)’ 등의 답변도 골고루 선택됐다.
기자 38.5% “온라인 기사 조회 수에 압박감 느껴”
온라인 기사를 쓸 때도 조회 수에 압박감을 느끼는 기자들이 그렇지 않은 기자들보다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기자협회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기자들의 38.5%가 ‘조회 수에 압박감을 느낀다(매우 10.4%, 어느 정도 28.1%)’고 응답했고 30.8%의 기자들이 ‘조회 수에 압박감을 느끼지 않는다(매우 7.9%, 별로 22.9%)’고 답했다. 조회 수에 압박감을 느끼고 있다는 응답은 부서별로 소셜미디어/디지털뉴스부(70.6%), 국제부(65.2%)에서 높았고, 매체별로 스포츠일간(87.5%), 경제일간(57.4%)에서도 많이 나왔다.
한편 기자들 상당수는 하루 2~3개의 기사를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작성하는 기사 개수를 묻는 질문에 기자들 36.7%가 ‘2~3개’라고 답했고, ‘1개(23.2%)’, ‘4~5개(20.0%)’, ‘6~7개(9.1%)’, ‘10개 이상(6.7%)’, ‘8~9개(4.3%)’ 순으로 응답이 많았다. 10개 이상이라고 답한 기자들은 매체별로 스포츠일간(25.0%), 지역일간(10.2%)에서 많았고, 부서별로는 편집/교열부(29.1%), 사진부(13.2%), 소셜미디어/디지털뉴스부(11.8%)에서 많았다.
온라인 전용 콘텐츠만으로 한정해 기사 작성 개수를 묻는 질문에는 1개라고 답한 기자들이 36.7%로 가장 많았다. 그 뒤를 ‘2~3개(33.2%)’, ‘4~5개(15.9%)’, ‘6~7개(7.0%)’, ‘8~9개(3.7%)’, ‘10개 이상(3.5%)’ 등이 차례차례 이었다.
지난해 여론조사에서 처음으로 물어봤던 종이신문 구독 여부는 올해 소폭 감소한 결과가 나왔다. 지난해는 56.9%의 기자들이 집에서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있었지만 올해는 2.1%p 하락한 54.8%의 기자들이 ‘종이신문을 구독하고 있다’고 답했다. 언론사별론 신문사(72.2%)에서, 세부 매체별로는 지역일간(79.2%)에서 종이신문 구독률이 높았고, 부서별로는 논설/해설(83.3%), 편집/교열부(69.6%), 지역/전국부(67.4%)에서 구독률이 높았다. 근무 기간이 길수록, 직급이 높을수록 종이신문을 보는 기자들이 많았다.
기자 80.6% “청탁금지법 시행 후 접대 관행 변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기자 업무 방식에 많은 변화를 일으켰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기자들의 62.6%는 코로나 이후 출·퇴근 방식에 변화가 있다고 응답했다. ‘출·퇴근 방식이 크게 달라졌다’에 19.4%, ‘어느 정도 달라졌다’에 43.2%의 비율이었다. 인터넷언론사(87.1%)와 뉴스통신사(85.1%)에서 변화를 크게 체감하고 있었고 반면 신문·방송사, 그 중에서도 지역일간(40.3%)에선 ‘달라졌다’는 응답이 적게 나왔다.
코로나19 이후 업무량의 변화를 묻는 질문엔 ‘변화 없다’는 답변이 55.8%로 가장 많이 나왔다. ‘증가했다’고 답한 사람은 33.0%, ‘줄었다’고 답한 사람은 11.2%로 집계됐다. ‘증가했다’는 답은 언론사별로 뉴스통신사(44.8%)에서, 부서별로는 국제부(56.5%), 경제/산업부(41.6%), 소셜미디어/디지털뉴스부(41.2%) 등에서 많이 나왔다. 코로나 이후 업무와 관련해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 묻는 질문(복수응답)엔 ‘취재원 관리(66.0%)’가 가장 많이 꼽혔고 그 뒤를 ‘뉴스룸 내 소통 감소(37.7%)’, ‘재택근무가 어려운 환경(27.2%)’ 등이 이었다.
약칭 청탁금지법이 시행된 이후 언론계 내부의 금품수수나 접대 관행에 어느 정도 변화가 있었는지 묻는 질문엔 80.6%의 기자들이 ‘달라졌다’고 응답했다. ‘변하지 않았다’는 답은 7.7%만이 골랐다. 매체별로는 지상파3사(85.9%)에서, 부서별로는 문화부(95.7%), 과학/IT부(87.5%), 지역/전국부(85.3%)에서 변화를 체감하는 기자들이 많았다. 직급이 높을수록, 또 근무 기간이 길수록 달라졌다는 응답 역시 높아졌다.
청탁금지법 준수가 어려운 상황(복수응답)을 묻는 질문에도 23.2%의 기자들이 ‘없다’고 답해 취재관행에 많은 변화가 일어났음을 실감케 했다. 다만 여전히 ‘식사(54.5%)’에선 많은 기자들이 청탁금지법 준수가 어렵다고 답했고, ‘취재원이 경비를 부담하는 국내외 출장(17.6%)’, ‘선물(16.9%)’, ‘경조사비(15.9%)’ 등에서도 일부 기자들이 법 준수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기자협회가 온라인조사 전문 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지난달 27일부터 8월2일까지 모바일 설문조사 방식으로 진행했다. 응답률은 5.3%(문자 발송 1만9844건, 조사 접속자 1745명, 최종 분석 투입 응답자 1000명)였으며,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94%p이다. 응답자는 남성 76.8%, 여성 23.2% 비율이며, 세부매체별로 전국종합일간 17.0%, 지역일간 31.3%, 경제일간 14.1%, IT일간 0.8%, 스포츠일간 0.8%, 외국어일간 0.1%, 지상파 3사 6.4%, 주간·월간 1.2%, 지역방송사 3.1%, 라디오방송사 2.4%, 종편/보도전문채널 8.4%, 뉴스통신사 8.8%, 인터넷언론사 5.6%다. 직급별 분포는 국장/국장대우 9.2%, 부국장/부국장대우 9.2%, 부장/부장대우 15.1%, 차장/차장대우 20.1%, 평기자 45.6%, 기타 0.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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