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많이, 빨리 보내겠다"지만..못오나 '불안' 여전
[경향신문]
8~9월 ‘공급 확대’ 약속에도
공정 문제·전 세계 수요 급증
제때 제 물량 줄진 ‘불확실’
“이번주 내 구체적 일정 통보”
삼바 제품 요청엔 대답 안 해
정부가 코로나19 백신의 국내 공급 차질을 빚은 미국 제약사 모더나사로부터 당초 8~9월 중 공급하겠다고 통보한 물량보다 더 많은 양의 백신을 조기에 공급하겠다는 입장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정부 대표단이 미국 모더나 본사까지 찾아가 협의한 결과인데, 구체적인 물량과 일정 등은 이번주까지 통보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계약상 모더나사가 우위에 있는 상황에서, 백신 공급 지연이 다시 발생할 수 있어 수급 불안은 해소되지 않고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 대표단이 모더나 측과 3시간가량 진행된 대면 회의에서 잇단 백신 공급 지연으로 국내 예방접종 계획이 수차례 변경된 점 등에 대해 유감을 표했으며, 미공급된 물량을 포함한 3분기 도입 물량을 9월 초까지 조기 공급할 것을 촉구했다고 전했다.
앞서 모더나는 제조상의 문제로 지난달 도입 예정 물량 중 약 200만회분의 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연기했으며, 8월 공급분 850만회분에 대해서도 절반 이하 물량만 공급하겠다고 지난 6일 한국 정부에 통보했다. 이에 정부는 지난 13일 강도태 중대본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2차관), 류근혁 청와대 사회정책비서관 등으로 구성된 정부 대표단을 미국 매사추세츠주의 모더나 본사에 항의차 파견했다. 강 총괄조정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급 불안정이 지속되는 경우 모더나사에 대한 신뢰가 하락할 수 있다는 우려와 모더나사와의 장기적인 협력관계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정부 대표단은 모더나 측이 갑작스러운 공급 차질로 인해 한국 정부와 국민이 어려움을 겪은 것에 대해 사과했다고 전했다. 모더나 측은 기존 통보한 8월 물량을 포함해 8~9월 전체 도입 물량을 확대해 공급하고 9월 중 공급 일정도 앞당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대표단은 전했다.
다만 모더나사는 백신 생산 공정상의 문제를 겪고 있고, 현재 세계적으로 모더나 백신의 수요가 높아진 상황이라 모더나 백신이 제때 공급될지 여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당초 정부는 모더나와의 계약 과정에서 분기별 도입 물량을 미리 정하지 않고 연내 4000만회분의 범위 내에서 구체적인 월별·분기별 도입 일정은 매번 제약사와의 협의를 통해 결정토록 했다. 대다수의 백신이 4분기에 몰려 공급된다 해도 계약서상의 문제는 없다는 뜻이다.
대표단은 이번 회의에서 이르면 이달 말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국내에서 위탁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는 모더나 백신을 우선 공급해달라고 요청했으나 모더나 측은 이에 대해서도 확답을 주지 않았다. 강 총괄조정관은 “위탁 생산과 여러 가지 품질검사, 허가 등 절차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됨을 고려할 때 (모더나사와)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모더나 측이 이번주 정부 측에 알려올 ‘3분기 도입 물량과 도입 일정’에 따라 향후 접종계획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
강 총괄조정관은 “(10월 말 전 국민 백신 2차 접종) 70% 이상 목표 달성에 대해서는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반영해서 접종 계획을 변경한 바 있기 때문에 (모더나 백신 도입이 다소 지연되더라도) 달성 가능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모더나사가 이번에 개선된 공급계획을 보낸다면 조금 더 안정적으로 목표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창준 기자 jchang@ 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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