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백 5.3..N버튼 누르자..' 지금까지 없었던 가장 강력한 아반떼 떴다

서진우 2021. 8. 17. 21: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내 첫 고성능 세단
현대차 '아반떼 N' 타보니
팝콘 배기음 펑펑
N 버튼 누르자 '타닥타닥'
스포츠카 특유의 짜릿한 소리
시속 100km 도달시간 5.3초
바닥에 착 붙은듯
트렁크 안에 장착된 붉은 철제 틀
차체 움직임 단단히 고정시켜
급격한 회전도 쏠림 없이 안정
일반 모드 안락..여성에도 딱
좁은 실내, 가족용으론 부족
국내 도로에서 고성능 주행을 경험할 일은 드물다. 하지만 짜릿한 속도감을 한 번쯤 느끼고 싶다면 매력적인 선택지다. 현대자동차가 지난달 출시한 국산 첫 고성능 세단 '아반떼 N'을 최근 몰고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을 달려봤다. 주변 일반도로는 물론 경주차용 서킷도로를 힘껏 주행했다. 고성능 차량 마니아에게 아반떼 N 출시는 분명 희소식이겠다. 현대차는 그간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 사이 분리막이 없는 차)인 '벨로스터'에 한해 고성능 모델인 N을 운영했지만, 지난달 중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코나'와 세단인 아반떼에도 N 모델을 도입·출시했다. 이로써 국내 최초 고성능 세단이 탄생한 것이다. 우선 차량 내부 핸들 오른손 아래 'N' 버튼을 누르고 가속페달을 힘껏 밟았다가 떼봤다. 뒤에서 어떤 소리가 나는지 듣고 싶어 운전석 창문을 일부러 활짝 열어젖혔다. '부르릉' 하는 소리는 기본이요, 조금 시간이 지나니 타닥타닥 흡사 팝콘 터지는 소리가 연달아 났다. 아반떼 N은 주행 모드가 세 가지다. 에코와 노멀을 비롯해 스포츠까지. 여기에 N 모드가 별도로 있으니 실제로는 네 가지 모드로 주행할 수 있는 셈이다. 스포츠 모드를 거쳐 N을 바로 실행해봤다. 핸들 내 버튼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다. N 모드로 정지 상태에서 왼발로는 브레이크, 오른발로는 액셀을 동시에 있는 힘껏 밟았다가 왼발만 살짝 떼보니 정지 상태에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5.3초의 시간이면 충분했다. 이게 바로 현대차가 자랑하는 '론치 컨트롤' 기술이다. 이렇게 빨리 달렸다가 코너에서 회전할 땐 어떡하나 걱정이 앞섰다. 역시 기우였다. 주행 중 저단으로 기어를 내리니 엔진 회전수를 조정해 코너에서도 부드러운 변속으로 회전하게끔 했다. '레브 매칭' 기술이다. 핸들 N 버튼 아래에 빨간색 버튼이 또 하나 보인다. NGS라고 쓰여 있다. 'N 그린 시프트'다. 주행 중 앞차를 추월해 빨리 주행할 경우 이 NGS 버튼을 누르면 20초간 엔진과 변속기 성능을 순식간에 끌어올린다. 아반떼 N의 기본 엔진파워는 280마력이지만 NGS 작동 시 290마력까지 올라간다. 기존 N 모델인 코나, 벨로스터와 비교해도 아반떼 N의 기본 성능은 더 우수하다. 엔진파워는 코나 N과 동일하고 벨로스터 N보다는 크다. 최고 속도는 벨로스터 N과 동일한 시속 250㎞여서 코나 N(240㎞)보다 빠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제로백) 5.3초는 코나 N(5.5초)이나 벨로스터 N(5.6초)보다도 더 짧다.
회전을 하거나 추월을 하면서도, 심지어 지그재그 장애물 코스를 지날 때에도 아반떼 N은 단단함으로 뭉쳐 보인 듯했다. 내부에 앉아서도 좌우 쏠림이 크게 없었다는 뜻이다. 비결이 궁금했다. 그건 차량 뒤쪽 트렁크 안에 숨어 있었다. 도착 후 트렁크를 열어보니 역삼각형 모양의 붉은색 철제 구조물이 눈에 쏙 들어왔다. 색깔도 선명하게 빨갛다. '리어 스티프 바'라고 불리는 이 구조물 덕분에 차체 강성은 한층 더 높아졌고 빨리 달리거나 코너를 돌아도 바닥에 착 붙은 듯한 주행감을 선사했다. 현대차 측은 "리어 스티프 바는 일반 양산차에선 거의 쓰지 않는 부품"이라고 귀띔했다. 스포츠·N 모드에서 일부러 에코·노멀 모드로 한두 단계 낮춰 봤다. 아반떼 N의 또 다른 장점은 오히려 이 평범한 주행 모드에서 나타났다. 에코·노멀 모드에선 비록 으르렁대진 않지만 조용히 그리고 부드럽게 주행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고성능 차량인 아반떼 N을 굳이 고성능 차 마니아만 몰게 아니라 여성이나 장년층 등 일반 소비자도 편하게 접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이 일반 주행 모드에서도 부드러운 주행감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고성능 차량임에도 기본적으로 SUV가 아닌 세단이다 보니 차량 실내 공간은 좁을 수밖에 없었다. 가족용 차량으로는 다소 무리가 있다는 얘기다. 현대차는 아반떼 N에 2.0T 플랫파워 엔진을 장착했다. 이 엔진에 탑재된 터보 시스템은 기존보다 지름이 5㎜ 늘어난 52㎜짜리 터빈휠과 면적도 증가한 터빈 유로를 적용해 엔진 성능과 내구성을 동시에 끌어올린다. 최대 출력을 유지시켜 주는 플랫파워 특성이 적용돼 가속 구간에서 아반떼 N의 잠재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아반떼 N은 플랫파워 엔진에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DCT)를 적용해 우수한 동력 성능도 갖췄다. 성능이 좋은 차는 마냥 빨리 달리는 게 아니라 잘 멈춰야 한다고 했던가. 아반떼 N 역시 이 기본 원리를 잘 따라 제동 성능에도 신경 쓴 점이 엿보인다. 360㎜ 직경의 대구경 브레이크 디스크에 고마찰 패드가 적용돼 고성능 차량에 걸맞은 우수한 제동 성능을 확보했다. 나아가 냉각 효율 향상을 위한 브레이크 에어 가이드 구조와 함께 더스트 커버에 냉각용 홀을 적용하고 면적 또한 최적화함으로써 가혹한 주행에서도 일관된 제동력이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 아반떼 N은 휠 조인트와 허브의 일체화로 부품 수를 축소해 1대당 약 1.73㎏의 중량을 절감했다. 파워트레인 마운트 형상 최적화를 통해 주행 중 파워트레인과 차체의 일체감을 향상시키고 핸들링 감수성도 끌어올렸다. 전륜 서스펜션엔 현대차 최초로 듀얼 컴파운드 인슐레이터를 적용했다. 운전의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기능도 눈에 띈다. N 사운드 이퀄라이저는 가상 엔진 사운드로 경주차 소리 등 현대차 모터스포츠를 대표하는 주행 사운드를 제공한다. 능동 가변배기 밸브를 기존 3단 제어 방식에서 선형 제어 방식으로 보강해 공회전 때 불필요한 소리는 줄이고 N 모드의 압도적인 사운드는 유지시켜 준다. N 모델 최초로 적용한 고성능 미쉐린 타이어는 아반떼 N의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극대화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반떼 N 판매가격(개별소비세 3.5% 기준)은 MT 사양 3212만원, DCT 사양 3399만원이다.

[인제 =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