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댐 방류피해 따져야 하는데"..코로나19에 발묶인 지자체 '분통'

심규석 2021. 8. 17.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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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8월 전북 진안 용담댐 과다방류로 수해를 당한 주민들의 피해 보상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요즈음 고민에 빠졌다.

피해 주민들이 조만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보상을 요청할 계획인데, 정부가 발주한 수해원인 용역 결과에 지자체 책임이 언급됐기 때문이다.

영동군 관계자는 "댐 과다방류에서 비롯된 수해 책임을 왜 지자체에 떠미느냐고 주민들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데, 용역기관이 국가와 수자원공사 편에 서서 보고서를 만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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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대유행으로 환경부 항의방문도 못해..건의문 채택이 고작

(영동=연합뉴스) 심규석 기자 = 작년 8월 전북 진안 용담댐 과다방류로 수해를 당한 주민들의 피해 보상을 지원하는 지방자치단체들이 요즈음 고민에 빠졌다.

엎드려 절하며 호소하는 용담댐 피해주민 [연합뉴스 자료사진]

피해 주민들이 조만간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에 보상을 요청할 계획인데, 정부가 발주한 수해원인 용역 결과에 지자체 책임이 언급됐기 때문이다.

지자체 책임이 인정된다면 주민들이 정부와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청구할 보상금의 일부가 깎일 수도 있다.

"우리에게 무슨 책임이 있느냐"고 목소리를 키워야 할 시점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보란 듯 시위할 수 있는 길이 막혀버려 한숨만 내쉬고 있다.

충북 영동·옥천군, 충남 금산군, 전북 무주군으로 구성된 '4군 범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용역보고서에는 지자체를 의미하는 '하천관리청'도 수해 책임이 있다고 명시됐다.

이 용역보고서는 한국수자원학회,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토목설계 전문업체인 이산이 담당했다.

배덕효 한국수자원학회장은 이달 3일 수해 원인을 발표하면서 "배수펌프장·배수문 등 시설물 설치, 정비 소홀 등으로 본류의 물이 저지대로 역류해 피해가 발생한 곳도 있다"고 밝혔다.

배수펌프장, 배수문 등을 관리하는 지자체의 책임을 언급한 것이다.

4개 군은 이 주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한 군의 관계자는 "댐 운영 관리 미흡이 홍수 피해의 직접적 원인인데도 당시 피해를 봤던 지자체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키웠다.

'4군 범대책위원회'를 이끄는 영동군은 나머지 3개 군에 대응 방안을 공동 모색하자고 제안했다.

그러나 향후 할 수 있는 방안이라고는 고작 환경부에 보내는 건의문 채택이 전부이다.

4개 지자체 군수·군의장으로 구성된 범대책위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섣불리 대책회의도 소집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영동에서는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환경부를 집단 방문해 엄중히 항의하자는 목소리도 나왔으나 이 역시 코로나19로 강행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영동군 관계자는 "댐 과다방류에서 비롯된 수해 책임을 왜 지자체에 떠미느냐고 주민들도 목소리를 키우고 있는데, 용역기관이 국가와 수자원공사 편에 서서 보고서를 만든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장 환경부에 찾아가 항의하고 싶지만 '4차 대유행' 상황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결국 건의문 채택을 추진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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