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취해 '노마스크' 횡설수설..'코로나 민원인'들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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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남성 3명과 주먹다짐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20대 남성 A씨.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은 노마스크 등 방역수칙 위반 현장을 '대면'하고 있다.
서울의 한 지구대 관계자는 "공원에 술 마시는 사람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출동했는데 100명 이상이 있었다"며 "우리는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까지 꼈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끼지 않은 경우가 있어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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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안 현장, 코로나 전보다 잠잠해졌으나 '업무 부담' 늘어"
(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이승환 기자 = 지난 10일 밤 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남성 3명과 주먹다짐을 벌이다가 경찰에 붙잡힌 20대 남성 A씨.
인근 지구대로 온 그는 마스크를 귀가 아닌 손목에 걸고 있었다. 술에 취한 A씨는 '노 마스크' 상태로 횡설수설 떠들었다. A씨는 조사가 시작돼서야 마스크를 착용했다.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하는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은 노마스크 등 방역수칙 위반 현장을 '대면'하고 있다. 경찰관의 당연한 업무라도 해도 부담스럽고 꺼림직할 수밖에 없다고 이들은 호소한다.
서울의 한 지구대 관계자는 "공원에 술 마시는 사람들을 해산시키기 위해 출동했는데 100명 이상이 있었다"며 "우리는 마스크와 라텍스 장갑까지 꼈지만 그렇게 많은 사람이 마스크를 끼지 않은 경우가 있어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다른 지구대 관계자는 "연행되는 시민이 마스크를 안 쓰면 당연히 불편하다"며 "순찰차에서 마스크를 끼라고 하거나 지구대에 왔는데도 마스크를 안 쓰면 내보낸다"고 말했다.
지난해 초 신종 코로나바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내부 직원이나 민원인의 감염 사례가 발생해 경찰관들은 감염 가능성이 더욱 신경 쓰인다.
구로구 지구대의 한 관계자는 "출동 현장에서 대하는 사람이 확진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일"이라며 "기기를 들고 다니며 체온을 재거나 물리적 접촉은 최대한 피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한 지구대 관계자는 "예전에 신고자 가운데 확진자가 있어 순찰팀 전체가 전수조사에 '셧다운'(봉쇄) 조치까지 받은 적이 있다"며 "항상 신경이 쓰인다'고 털어놨다.
이 지구대 관계자는 "경찰관 대부분이 백신을 맞았으나 '돌파 감염' 사례도 있어 안심하기 힘들다"며 "저는 연세가 좀 있는 어머니를 모시고 사는데 백신 접종에도 감염될 수 있을까 더욱 조심스럽다"고 덧붙였다.
거리두기 강화 이후 사적 모임이 제한됐으나 폭행 등 관련 신고는 여전하다. 현장 출동은 대부분 지구대·파출소 경찰관들의 몫이다.
이들은 지구대·파출소로 찾아온 주취자 등도 상대해야 한다.
10일 밤 서울 동작구의 한 지구대에는 몸을 가누지 못하는 30대 여성과 그를 부축하는 40대 남성이 들어왔다. 여성은 술에 취해 말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여성의 마스크에 잔뜩 묻은 토사물을 보고 경찰관이 마스크 여분을 가져다줬다.
이 지구대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치안 현장 분위기가 잠잠해졌으나 일이 더 많아진 것도 사실"이라며 "밤 10시 이후 영업 제한을 어기거나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것은 원래 지방자치단체나 방역당국이 대응해야 하는데 이제는 경찰관이 감당하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한국형사정책연구원(형정원)이 지난 5월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경찰과 지자체 간 협업이 늘었지만 경찰 권한에서 벗어난 업무를 경찰에 의존하거나 당연한 듯 경찰에 요구를 하는 사례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형정원은 "코로나19 사태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교육청, 경찰, 보건기관, 행정기관 간 통합창구를 지역마다 구성하고 경찰기관 내에서도 부서별 담당자를 지정해 신속하게 조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mrl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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