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닥터]뇌경색·심부전 위험 심방세동..부정맥 협진시스템으로 '재발률 0%' 도전
국내 최초 '심방세동 전극도자절제술' 5천례 돌파 .. 정밀의학, 초소형 무선인공심박동기 선도적 도입
웨어러블 심전도, 청정시술실 등 첨단 인프라 구축
[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심장 전기 흐름의 이상으로 리듬이 정상적이지 못한 경우를 부정맥이라고 부른다. 부정맥은 크게 빈맥성 부정맥, 서맥성 부정맥으로 나뉜다. 빈맥은 심장박동이 규칙적 또는 불규칙하게 빠른 경우를 말한다. 약물치료 또는 완치를 목적으로 한 전극도자절제술을 시행한다. 심실의 이상으로 생기는 심실성빈맥은 심장마비나 돌연사 같은 위험한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예방을 위해 제세동기 삽입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고려대 안암병원 부정맥센터는 세계적 명의로 널리 알려진 김영훈, 최종일, 심재민, 김윤기 교수를 중심으로 3차원 영상을 통한 최소절제, 심내막·심외막 혼합법, 알코올주입법 등 지속적인 치료법의 개발 및 선도적인 도입을 통해 국내 부정맥 치료를 주도해 왔다. 또 심장MRI검사, 수면다원검사 등 다각도의 노력으로 재발률을 낮추고 완치율을 높이고 있으며, 순환기내과, 흉부외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의 협진을 통해 심방세동과 부정맥 환자에서 최상의 치료를 이끌어 가고 있다.
가장 위험한 심방세동
심방의 전기흐름의 이상으로 심장박동이 고르지 않고 가늘게 떨리는 세동상태를 나타내는 심방세동은 처음에는 발작성으로 나타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빈도가 잦아지고 지속 시간이 길어지면 만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 진행될수록 심근의 섬유화로 인해 심방과 심실의 기능이 감소해 심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심방이 세동 상태로 유지될 때, 혈전 생성으로 인한 뇌경색과 같은 색전증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혈전 예방 등의 치료를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항부정맥 약물치료, 전기제세동술과 약물로 치료하며, 증상 조절이 안 되는 경우에는 완치를 목적으로 한 전극도자 또는 냉각 절제술을 시행한다.
안암병원의 부정맥치료는 세계 최고 수준의 치료성적을 거두고 있다. 특히 심방세동 전극도자절제술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있다. 지난 6월 국내 최초로 심방세동 전극도자절제술 5천례를 달성한 바 있으며, 시술이 진행되는 동안, 생명과 직결된 장기인 심장을 다루는 시술임에도 시술 중 사망자가 단 한 명도 없을 정도로 정밀하고 안전한 시술을 펼치고 있다. 또한, 다른 병원에서 실패하거나 재발한 고난도의 빈맥성 부정맥에 대해 최고의 의료진과 최첨단 시스템을 통해 완치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유전성 부정맥 정밀의학으로 부정맥의 위협 최소화
부정맥은 후천적인 요인뿐 아니라 유전적인 원인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연간 2만 건에 달하는 병원 밖 심정지의 10~40%가 유전성 질환에 의한 부정맥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유전성 부정맥은 청장년층 돌연사의 가장 중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안암병원 부정맥센터는 유전자·유전체와 빅데이터 기반의 정밀의학을 통해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고 있다. 부정맥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유전자의 유무를 미리 파악하고 체계적인 관리와 상담, 즉각적인 진단과 치료로 이어지는 토탈케어를 시행한다. 특히 정밀의학의 구현으로 개인의 상황에 맞춘 질병의 예측과 선제적인 대비, 지속적인 관리와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청정시술실, 초소형 심박동기 등 첨단 인프라 구축
고려대 안암병원 부정맥센터는 지난해 부분 완공된 신관으로 확장·이전하며 인프라를 대폭 강화했다. 공간의 확장은 물론이고, 두 개의 영상축이 있는 최신 바이플레인 혈관조영장비를 추가 도입했으며, 또한 시술실 자체에 헤파필터가 적용된 공기정화시스템을 적용, 먼지없는 청정시술실을 실현해 전문성과 안전성을 높였다.
고려대 안암병원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규제 샌드박스 1호로 선정돼 주목을 받고있는 손목시계형 심전도 측정기를 시행하고 있다. 심전도는 심장에 흐르는 전기신호를 감지하여 그래프로 나타낸 진단법으로 심장이 고르게 뛰지 않는 부정맥의 진단에 필수적인 검사다. 심방세동은 증상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거나 없을 때가 많아 검사 및 진단이 쉽지 않다. 웨어러블 디바이스를 통한 상시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숨겨진 심방세동 환자를 찾아 진단율을 높일 수 있다.
부정맥센터는 심장리듬이 느려진 서맥의 치료에 대해서도 선도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심장이 느려져 뇌 혈류가 줄어드는 경우 어지럼증이 생기거나 아주 심한 경우 실신과 같은 의식 소실이 발생할 수 있다. 일시적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증상이 있는 경우 인공심박동기로 치료를 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대퇴동맥을 통해 심장내부에 이식하여 흉터나 형태가 전혀 노출되지 않는 획기적인 초소형 무선 심장박동기가 국내에 도입되었으며, 현재 국내에서는 고려대학교 안암병원을 포함한 극소수의 의료기관에서만 시술이 가능하다.
최종일 부정맥센터 교수는 “부정맥은 첫 증상이 급사로 나타날 수도 있는 치명적인 질병이기 때문에 평소 자신의 심장리듬에 관심을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지속적인 의학과 과학의 발달뿐 아니라 제도적 장치 마련의 노력으로 조기발견과 치료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순용 (sylee@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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