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與 대선 주자들 "독재·매표·포퓰리즘" 공격, 文 정권에 할 말

조선일보 2021. 8. 17.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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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이재명 경기지사가 경기도민 전체 재난지원금 지급을 발표하자 경쟁 후보들이 "독재자" "매표 정치" "포퓰리즘"이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하지만 입법 독재, 매표 정치, 포퓰리즘은 문재인 정부가 4년 내내 지속해온 국정 노선 아닌가. 전직 총리, 민주당 대표로 활약해온 사람들이 이제와서 그게 나쁜 짓이라고 정적을 공격하고 있다. 자가당착이 아닐 수 없다. 사진은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11일 서울 여의도 KBS에서 열린 본경선 3차 TV 토론회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는 장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정부 방침과 달리 경기도민 전체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겠다고 하자 다른 민주당 대선 주자들이 맹비난하고 있다. 이낙연 캠프 측은 “경기도를 아지트로 한 포퓰리즘 선거운동” “민주주의 탈을 쓴 독재자”라고 했고, 정세균 캠프는 “국론 분열”, 김두관 의원은 “독불장군식 매표 행위”라고 공격했다. 그런데 이들이 말한 “독재” “매표 행위” “포퓰리즘” 등은 바로 문재인 정권에 쏟아졌던 비판이다. 4년 내내 포퓰리즘·매표 정치와 국정 독주, 국론 분열에 앞장섰던 문 정권의 주역들이 이제 와서 그게 잘못이라며 경쟁자 공격의 소재로 사용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민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던 취임사가 무색하게 야당과 반대 진영을 무시하는 국정 독주로 일관해 왔다. 검찰을 무력화하고 사법부를 장악했으며 비판자들을 적폐로 몰아 쫓아냈다. 탈원전과 울산 선거 개입 사건에서 보듯 법치를 무시하는 행태도 서슴지 않았다. 의석수 180석의 힘을 휘둘러 국회 18개 상임위원장 자리를 독식하고, 임대차 3법, 노동 3법, 대북 전단 금지법 등을 일방 통과시켜 의회 독재가 뭔지를 보여주었다. 이게 ‘민주주의 탈을 쓴 독재’가 아니면 무언가.

문 정부 국정은 포퓰리즘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인 알바 일자리를 수십만 개씩 만들어 용돈을 뿌리고 어르신수당·교복수당 등 온갖 명목으로 살포하는 현금 복지를 2000여 가지로 늘렸다. 작년 총선 때는 아동수당 1조원을 선거 이틀 전에 앞당겨 지급하고, 전 국민 재난지원금 14조원을 뿌리기도 했다. 예타 면제 변칙을 통해 24조원이 투입되는 선심성 지역 개발 사업을 각 시도에 나눠주고, 가덕도 신공항 특별법까지 통과시켰다. 이게 ‘매표’ 아니면 무어란 말인가.

이낙연·정세균 의원은 총리와 여당 대표로서 문 정부의 국정 운영에 앞장선 핵심 인물이다. 그런 사람들이 정적을 공격하려 ‘독재’ ‘매표’ ‘포퓰리즘’ 운운하니 기가 막힌다. 오죽했으면 이 지사 측이 “제 발등 찍기”라 반박했겠나. 이 지사는 “앞으로도 계속 포퓰리즘을 하겠다”는 말까지 서슴지 않는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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