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등학교 17일부터 개학..대면수업·돌봄 '기대' 코로나 확산은 '걱정'
[경향신문]
코로나19 4차 대유행 속에 17일 전국 중·고등학교 개학을 앞둔 학부모와 학생들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학습·심리·정서 측면의 결손’을 해소한다는 교육부 방침에 따라 2학기에 등교수업이 확대되기 때문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선 코로나19가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와 교육 격차, 돌봄 공백을 해소할 수 있다는 기대가 교차한다. 서울 소재 중학교 1학년 학부모 박지혜씨(42)는 16일 “이래도 걱정, 저래도 걱정”이라고 했다. 코로나19 확산이 우려되지만 비대면수업에 따른 교육의 질 저하도 걱정된다는 것이다. 박씨는 “딸도 비대면수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친구들과 얘기하기도 어렵고, 머리가 아프다는 아이들도 있다”고 전했다.
박씨의 자녀 오인서양(중1)은 “아이들이 모이니 감염이 걱정되기는 한다”면서도 “1학기 때는 (마스크 때문에) 눈 위로만 보니 답답했고 서로 잘 모르는 느낌이었다. 이제 친구들을 만날 수 있으니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재 고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박모씨(46)는 전면 등교에 찬성한다. 불규칙해진 자녀의 생활패턴이 걱정되고 원격수업의 효과도 의문스러웠기 때문이다. 박씨는 “어른들도 다 출퇴근하고 있는데 등교만 막는다는 게 의미가 있느냐”며 “(등교하면) 아이들이 돌아다니지 않으니 오히려 학교가 더 안전하다”고 했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등교수업이 필요하다는 시각도 있다. 서울 소재 중학교 3학년인 정혜인양은 “아무래도 학원 다니는 애들이랑 다니지 않는 애들의 격차가 이제 눈에 좀 보인다”며 “등교를 피하기만 해선 안 될 것 같다”고 했다. 초등학교 교사인 조용자씨(51)는 “원래 공부를 하던 아이들은 대면이든 비대면이든 상관없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들은 아예 손을 놔버리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반면 중학교 1학년 학부모 우종만씨(58)는 “아직 백신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라 등교는 반대한다”며 “전면 등교를 해도 결국 실제로 (감염에)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건 각 가정”이라고 했다.
현장 교사들 사이에서도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조씨는 “아이들이 대면수업할 때 더 행복해한다. (교육적으로) 공부만큼이나 서로 간의 관계도 중요한 요소”라면서도 “아이들이 마스크 착용 등 방역지침을 따르거나 위생관리를 잘하도록 지도하는 게 어렵기는 하다”고 했다.
특수학교 교사인 박모씨(42)는 “아이들이 학교를 다니며 대부분 병원 치료도 함께 받고 있어서 감염될까 염려가 많다”면서도 “대부분 돌봄이 필요하고 원격수업으로 공부할 수 있는 아이들이 거의 없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 9일 “비대면 원격수업은 원활한 학습 지도와 관계 맺기 등에 한계가 있다”며 2학기 등교수업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서울·경기·인천·부산·대구 등 거리 두기 4단계 적용 지역에서는 중학생의 3분의 1, 고1·2학년의 2분의 1이 등교한다. 거리 두기 3단계 지역에서는 중학생의 3분의 2, 고1·2학년의 2분의 1 이상이 등교한다. 집중 방역기간이 끝나는 다음달 6일부터 등교수업 비중을 확대한다. 유치원생과 초1·2학년, 특수학교, 고3은 밀집도 기준에서 제외된다.
조해람·이두리·한수빈 기자 lennon@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국민지원금, 추석 전 지급에 무게
- 코로나, 10일 연속 요일별 최다 기록 ‘오늘은 얼마나 더…’ 아침이 두렵다
- [단독] 강혜경 “명태균, 허경영 지지율 올려 이재명 공격 계획”
- “아들이 이제 비자 받아 잘 살아보려 했는데 하루아침에 죽었다”
- 최현욱, 키덜트 소품 자랑하다 ‘전라노출’···빛삭했으나 확산
- 수능문제 속 링크 들어가니 “김건희·윤석열 국정농단 규탄” 메시지가?
- 윤 대통령 ‘외교용 골프’ 해명에 김병주 “8월 이후 7번 갔다”···경호처 “언론 보고 알아
- 이준석 “대통령이 특정 시장 공천해달라, 서울 어떤 구청장 경쟁력 없다 말해”
- “집주인인데 문 좀···” 원룸 침입해 성폭행 시도한 20대 구속
- 뉴진스 “민희진 미복귀 시 전속계약 해지”…어도어 “내용증명 수령, 지혜롭게 해결 최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