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부인, 호남 역사 껴안기..김혜경식 '내조 정치' 눈길
매주 방문.."광주, 전남 22개, 전북 14개 시·군 모두 찾아간다"
(광주=뉴스1) 박준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부인 김혜경씨가 색다른 '내조 정치'를 선보이고 있다.
배식이나 봉사활동 등 정치인의 부인은 '내조의 여왕'이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역사와 인물, 현장 방문을 통해 '공감'하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16일 지역정치권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4일 전남 목포에 있는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장인상 빈소를 이 지사 대신 조문한 데 이어 지금까지 5차례 매주 호남을 찾고 있다.
호남이 민주당의 최대 핵심 지지기반이자 선거 판세를 좌우할 최대 격전지인 만큼 정치인의 부인이 공을 들이는 건 당연하지만 그 방식이 이채롭다.
김씨는 광주의 역사와 현장, 인물을 통해 공부하고 배우고 '광주정신'에 공감하려는 행보를 보인다. 이른바 '호남 공감 행보'다.
그는 지난달 24일 1박2일 일정으로 광천 시민아파트와 '근로정신대 할머니와 함께 하는 시민모임'을 찾았다.
광천시민아파트는 70~80년대 들불야학의 거점이자 80년 5·18 당시 '투사회보'를 제작했던 상징적인 곳이다.
근로정신대 시민모임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된 피해 할머니를 지원하고 일제의 사죄와 반성, 손해배상을 위한 모임이다.
지난달 29일에는 SRT로 광주 송정역에 도착해 5·18 현장을 찾았다. 5·18 당시 시민군 출신인 택시운전사 한진수씨의 5·18 택시를 타고 금남로와 전일245 빌딩, 메이홀을 거쳐 전남대로 이동했다.
전남대 내 5·18 기념장소를 둘러본 후 전남대 법학전문대학원 3층 회의실에서 교수·학생들과 '청년, 찾다-하다'를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남구 양림문화역사마을로 이동해 이이남갤러리에서 차담회를 열고 '오월어머니집'에서 이명자 대표 등과 식사를 했다.
30일엔 전남 서부권인 목포와 장흥, 영암을 찾아 목포 공생원 방문, 민주당 목포시당 여성위원회, 시도의원 간담회를 했다. 전남 장흥과 강진 수해피해 현장도 찾았다.
지난 5일 네 번째 방문에선 히말라야 14좌를 완등하고 하산 중 실종된 고 김홍빈 대장의 분향소를 조문하고 유족을 위로했다.
광복절을 앞둔 12일부터는 2박3일 일정으로 전남과 광주를 다시 찾았다. 5번째 방문이다.
12일은 원불교 발상지인 전남 영광 영산성지와 함평의 일강 김철 선생 기념관을 방문한 후 지지자들과 합동간담회를 열었다.
영광은 이 지사의 경쟁상대인 이낙연 전 대표의 고향이기도 하다.
13일은 담양과 곡성, 구례를 잇따라 방문했다. 담양 송진우 고택과 담빛예술창고, 곡성 청년농가 현장, 구례 자연드림파크 등을 방문하고 지지자와 간담회를 열었다.
14일은 광주 남구 양림동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을 찾아 헌화하고 소심당(素心堂) 조아라 선생 기념관, 오방(五放) 최흥종 선생 기념관을 방문했다.
김씨의 행보는 광주를 좀 더 깊이 들여다보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확인하고 공부하며 공감하는 과정으로 이해된다.
80년 5·18민주화운동을 과거의 사건으로만 국한하지 않고 5·18 이후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들, 5·18 정신을 미래세대에 전달하려는 구조물까지 광주의 공간과 사람을 통해 5·18을 확인하고 만나고 공감하려는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김씨는 매주 호남을 찾아 광주 5개 구, 전남 22개 시군구, 전북 14개 시군구를 모두 방문한다는 계획이다.
열린캠프 한 관계자는 "이재명 후보가 현직 경기도지사이다 보니 주말에만 움직일 수 있어 부인 김 여사가 광폭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매주 호남을 찾아 호남의 역사와 문화, 정신을 되새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매주 호남지역을 돌면서 많이 배우고 힘을 얻는다"며 "'광주정신' 하면 막연하게만 생각됐지만 5·18민주화운동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 더 거슬러올라가면 임진왜란까지 뿌리가 이어진다는 사실을 다시금 새롭게 느낀다"고 말했다.
nofatejb@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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