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아이디어 차원 다리 도안, 저작물 보호 어려워"

경도지구 진입도로 연륙교 조감도 [사진 출처=남양건설]

다리 설계도에 대한 지식재산권 여부를 판단할 때 아이디어 차원의 도안에 대해서는 저작물로 보호가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은 또 아치 형태의 '아치교'와 하중을 케이블을 이용해 지탱하는 '사장교' 등에 대해서는 다리의 형태와 구조 등이 상당부분 유사할 수밖에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판사 김태업)는 지난 6일 이디아이환경디자인이 바름디자인 등을 상대로 낸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사건에서 원고 신청을 기각 결정했다.

재판부는 "설계회사에 제공된 아이디어 차원의 구상 도안이 저작권법상 보호 대상이 되는 저작물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는 부족하다"고 밝혔다. 이어 "형상과 색채, 구도 등 미적 표현에 중점을 둔 구상단계의 도안에 불과할 뿐 곧바로 건축을 실시할 수 있을 정도의 기능성을 지닌 설계도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또 "교량의 기능적 특성상 아치교와 사장교에서 통상적으로 나타나는 형태와 구조 등은 상당부분 유사성을 띌 수밖에 없어 창작성이 발현될 영역에 한계가 있다"라며 "가처분결정이 나왔을 때 사업관련자에 생길 금전적 손실 등 파급효과가 상당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채권자가 입을 손해는 회복 가능하다고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결정문에 따르면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청은 2020년 12월 경도지구 진입도로(연륙교) 경쟁 입찰을 공고했다. 이후 바름디자인은 남양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했고, 이 컨소시엄은 1082억원 규모의 공사계약을 따냈다. 이디아이환경디자인은 담당자가 바른디자인으로 이직하며 사건 도안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저작권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정희영 기자]

[반론보도] <법원 "아이디어 차원 다리 도안, 저작물 보호 어려워"> 관련

본지는 지난 8월 16일 <법원 "아이디어 차원 다리 도안, 저작물 보호 어려워">라는 제목으로 다리 설계도에 관한 저작권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 사건 결정을 보도하면서, 법원이 아이디어 차원의 교량 도안에 대해서는 저작물로 보호가 어렵다고 보도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해당 신청 사건의 원고 이디아이환경디자인 측에서는 가처분 결정을 한 법원은 쟁점 사항에 관해서 본안 소송에서 충분한 심리를 거쳐 판단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명시하였다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의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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