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해방은 코로나19 극복"..1945년생 '해방둥이' 농촌 이장이 전하는 응원 메시지

백경열 기자 2021. 8. 16.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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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제2의 해방은 코로나19 극복입니다”

경북 칠곡군 동명면 금암리 이장 류지후씨(76)가 지난 15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칠곡군 제공

올해 광복절을 맞아 1945년에 태어난 ‘해방둥이’ 현직 이장이 코로나19 극복을 응원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주인공은 칠곡군 동명면 금암리 이장 류지후씨(76)다.

이날 칠곡군은 동명면에서 6남6녀 중 5번째 아들로 태어난 류씨의 인생이 한국의 굴곡진 역사와 궤를 같이 한다고 소개했다. 류씨가 6살 때인 1950년, 한국전쟁으로 그의 가족은 피난을 가야했고 살던 집은 포격으로 피해를 입었다. 중학교 졸업 후 류씨는 부모로부터 경제적 지원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빈 손’으로 미래를 준비했다고 한다. 잿더미에서 시작한 한국의 전후 복구와 닮은 꼴이다.

그는 월남전이 한창이던 1966년 입대했지만, 김신조 등 무장간첩 침투사건으로 복무 기간이 6개월 연장되기도 했다. 한국이 새로운 도약을 시작한 새마을운동 시기 류씨는 아버지로부터 배운 건축 기술로 경제적 성취를 이루기 시작했다. 류씨는 1980년대와 90년대 경제 호황기에 안정된 생활을 하다,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서 구제금융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을 때 집과 땅을 잃기도 했다. 이후 역경을 딛고 한국 경제가 회복된 것처럼 류씨도 구슬땀을 흘리며 다시 일어섰다.

팔순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그는 이장 직을 맡아 불편한 다리를 이끌며 복지 사각지대 이웃의 집을 수리해 주거나, 공공시설을 관리하는 등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고 있다.

류씨는 “일제강점기에는 나라를 되찾기 위해 싸웠 듯, 지금은 코로나19로부터 일상을 되찾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면서 “또 하나의 해방인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백신 접종과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는 등 한 마음 한 뜻으로 힘을 모으자”고 말했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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