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농성' 삼성 납품업체 대표 "미안하다 말 한마디만"

조다운 2021. 8. 1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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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이 돈 뜯어내려고 저런다는데 이제 돈 생각은 없어예.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한마디가 듣고 싶은 기라예."

지난달 30일 삼성중공업의 협력업체 거래 관행에 항의하고자 서울 강남역사거리 폐쇄회로(CC)TV 철탑 위로 올라간 김두찬(59)씨는 16일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게 말했다.

원청인 삼성중공업과 법원은 김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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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사망책임 떠넘겨..합의금·납품 미수금 수백억"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강남역사거리 50m 높이 교통관제탑 위에서 김두찬씨가 삼성을 규탄하며 고공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조다운 기자 = "남들이 돈 뜯어내려고 저런다는데 이제 돈 생각은 없어예.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한마디가 듣고 싶은 기라예."

지난달 30일 삼성중공업의 협력업체 거래 관행에 항의하고자 서울 강남역사거리 폐쇄회로(CC)TV 철탑 위로 올라간 김두찬(59)씨는 16일 연합뉴스와 만나 이같이게 말했다.

햇볕을 가릴 천막도 없이 생수 2병만 들고 철탑에 올라갔다는 그는 삼성그룹 총수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가석방이 결정된 지난 9일, 11일간 이어진 고공농성을 마치고 땅으로 내려왔다.

김씨는 "이 부회장이 가석방될 수 있다는 얘기에 분해서 올라갔는데, 막상 가석방됐다고 하니까 내려가서 사과를 받아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그는 삼성중공업 창원1공장에 1989년부터 10년 동안 주차타워 부품을 납품한 협력업체 대표였다. 그는 원청의 부당한 요구로 부도를 맞았다며 2001년부터 삼성전자 서초사옥 등에서 시위를 벌여 왔다.

김씨는 한때 자신의 회사가 직원 70여명을 두고 연매출 80억원 넘게 올리는 제조업체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에 미쳐 살면서 가정을 꾸릴 새도 없었다"고 했다.

그의 삶은 1989년 삼성중공업에 납품을 시작하면서 바뀌었다고 한다.

김씨는 "원청이 주차타워 건설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으면 그 책임을 여러 차례 내게 떠넘겼다"며 "억지로 낸 합의금과 납품 미수금을 합치면 피해액만 300억원이 넘는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자금난에 처한 회사를 2000년에 정리한 뒤 삼성그룹 차원의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14일 오후 김두찬씨가 서울 강남역사거리에 설치한 현수막을 정리하고 있다 [촬영 조다운]

원청인 삼성중공업과 법원은 김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지난 2월 삼성중공업은 김씨가 사실확인이 되지 않은 내용을 근거 없이 지속해서 주장하고 있다며 법원에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도 "주장 내용의 객관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며 신청을 받아들였다.

김씨는 "증명할 서류가 없다고 해서 내 억울함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지난 9일 이 부회장 가석방 소식을 듣고 철탑에서 내려온 그는 평소처럼 오전 5시부터 서초사옥으로 나와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동반성장 하자는 말만 믿고 삼성중공업에 내 모든 것을 바쳤다"며 "삼성은 대한민국 1등 기업인데 나 같은 사람이 계속 나오면 누가 삼성과 이 나라에 자부심을 느끼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회장이 직접 와서 '김두찬처럼 억울한 사람이 없게 하겠다'는 한마디만 해주면 이 생활도 기쁘게 끝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allluc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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