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으로 알고 들었더니 종신보험.. 설계사 말보단 계약서 확인 꼼꼼히 [알아두면 좋은 금융꿀팁]

#. 사회초년생으로 재테크 상품을 알아보던 A씨는 재무설계사로 일하는 친한 선배가 고금리 비과세 저축상품을 소개해준다는 말에 귀가 솔깃해졌다. 이 상품은 필요하면 중간에 마음대로 자금을 인출할 수 있고 나중에 노후대비 연금으로도 쓸 수 있으며, 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매년 복리로 적용해준다는 말을 듣고 A씨는 상품 가입을 결정했다. 선배는 여러 서류를 보여주며 군데군데 따라 적고 사인하면 된다고 했다. 그리고 가입신청 후 회사에서 확인전화가 올 텐데 그냥 절차상 하는 연락이니 모두 '네'라고 대답하면 가입이 빨리 끝난다고 설명해줬다. 그런데 몇 년이 지난 후 알고보니 이 상품은 저축상품이 아니라 사망을 보장하는 종신보험이었다. 당황한 A씨는 선배에게 연락해봤으나 선배는 "저축기능을 일부 활용할 수 있는 보장성 상품임을 사전에 설명하지 않았느냐"며 정색했다. 보험사에 문의해보니 해지환급금은 지금까지 낸 투자원금의 20%도 되지 않았다. 이에 화가 난 A씨는 보험사에 민원을 접수했으나 돌아온 대답은 "귀하는 이미 이 상품에 대해 이해했다는 취지로 자필서명을 한 사실이 있고, 청약 후 실시한 전화 녹취에서도 동일한 취지로 '네'라고 대답했기 때문에 불완전판매로 보기 어려워 투자원금 전액 반환은 불가하다"는 내용뿐이었다.

금융감독원 부산·울산지원에 따르면 보험회사는 보험계약을 할 때 계약자에게 '자필서명'과 '응답녹취'를 받아 보관한다. 그리고 계약 체결 후 보험회사와 분쟁이 생겼을 경우 불완전판매 여부를 확인하기 위한 기록도 자필서명과 응답녹취다. 판매 당시에 설계사가 했던 말은 그 당시에 녹취 등 객관적 증거가 없이는 그저 말일 뿐 아무런 효력이 없다. 따라서 계약자는 '내가 어떤 서류에 서명하고 있는지' '보험회사 질문이 무엇인지' 등을 명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청약서 등에 서명하기 전에 이 상품이 어떤 상품인지를 설계사에게 자세히 물어보고 내가 가입하려는 상품이 맞는지 정확히 알아야 한다. 설계사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말하는 경우 추후 이를 입증하기 위해 계약자는 상담내용 녹취 등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또 보험회사는 보험 청약 후 계약자가 상품의 주요 내용을 정확하게 이해하고 가입했는지 전화로 확인하고 있다. 이때 계약자는 대충 대답해서는 안된다. 자신이 가입한 상품과 보험회사 상담원이 말하는 상품 설명이 동일한지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 이상이 있을 경우 '아니오' '설명 듣지 못했습니다'라고 분명하게 답변하고 다시 설명을 요청해야 한다.

내용을 정확히 알지 못한 채로 서류에 서명하거나 전화 녹취 시 상담원 질의에 무조건 '네'라고 답변하는 순간 불완전판매로 인한 손해를 고스란히 감수할 수 있다는 점을 항시 유념해야 한다.

금융감독원 부산·울산지원 제공

bsk730@fnnews.com 권병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