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 앞 소파 근처 발화"..5살, 8살 손주 돌보러 온 노모까지 참변
[앵커]
서울 강북구 아파트 화재로 잠자고 있던 일가족이 숨졌다는 소식 전해드렸는데요.
5살, 8살 어린 남매와 그 어머니, 그리고 손주들을 돌보러 왔던 할머니까지 목숨을 잃고 말았습니다.
소방과 경찰은 현관 근처 소파 쪽에서 불이 시작돼 대피가 어려웠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바닥부터 천장까지 검게 그을린 집안.
살림살이는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이 타버렸습니다.
덜 그을린 작은 책장과 장난감들이 아이들이 있던 곳이란 걸 짐작게 합니다.
새벽 1시 40분에 시작된 불은 잠을 자던 5살, 8살 남매와 40대 어머니, 60대 할머니까지 일가족의 생명을 앗아갔습니다.
[최연웅 / 서울 강북소방서 행정과장 : 중상자 5명, 경상 4명 말씀드렸었는데 현재 중상자 가운데 안타깝게도 4명이 사망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망 넷….]
이웃 주민은 다른 곳에 사는 할머니가 어린 손주들을 돌봐주러 왔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웃 주민 : 애들이랑 같이 안 살았어요. 할머니가 할아버지랑 단독주택에서 살고 아이들을 키우고 보살피려고 맨날 와서 유치원이랑 학교 보냈는데 사람이 그렇게….]
이웃들은 안타깝기 그지없습니다.
[이웃 주민 : 큰애가 같은 초등학교 친구라고 하더라고요. 저희 올케가 친하다는데 경황이 없어요. 저희도 20층에 있어서….]
불이 꺼진 뒤 오전 10시부터 소방당국과 경찰은 합동 감식에 들어갔습니다.
감식 결과 전기적 요인으로 시작된 불이 현관 근처에 있던 소파에 옮겨붙은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 때문에 가족들이 대피하기 어려웠던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 강북소방서 관계자 : 현관 입구에서 (불이) 나면 베란다 쪽은 13층이라서 탈출로가 없잖아요. 소방관들이 구조했죠.]
일가족 가운데 아버지인 40대 남성만 살아남았는데, 중화상을 입고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 남성이 치료를 마치고 회복하는 대로 화재 당시 상황에 대한 추가 조사를 할 예정입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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