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대응 걸림돌 '한전 적자'..4분기엔 전기요금 인상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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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발표된 한국전력 2분기(4~6월) 실적은 7648억원 적자였다.
국내 최대 공기업 한전의 적자는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 투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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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발표된 한국전력 2분기(4~6월) 실적은 7648억원 적자였다. 국내 최대 공기업 한전의 적자는 장기적으로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인프라 구축 투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한전 적자는 2019년 4분기(10~12월) 흑자 이후 6분기 만이다. 한전은 2012년에도 2조3천억원, 2019년에는 1조3천억원 적자를 본 적이 있다.
정부는 지난해 말 전기요금에 3개월 단위로 석유·가스·석탄 등 발전 연료비 변동을 반영하는 연동제 도입을 발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면서 시민과 기업 부담을 고려해 인상 요인이 있던 2분기, 3분기 연속으로 전기요금을 동결했다.
2분기 적자는 연료비 상승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않으면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한전 자회사 연료비 및 한전이 민간 발전사로부터 사들인 전력구입비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조2868억원 늘었다. 국제 유연탄 가격은 2분기 기준 톤당 92.33달러로 지난해 2월 50.27달러보다 배 가까이 뛰었다. 두바이유 가격은 연초보다 30% 이상 올랐다.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석탄발전을 제한하는 상황에서 전력 수요가 늘면서 국제 유가와 연동하는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량은 늘어나는 추세다. LNG 가격은 상승세로 돌아서며 6월 기준 톤당 459.7달러이다. 한국은 일본, 중국과 함께 대표적인 LNG 수입국이다.
한전 적자가 이어지면 재생에너지 관련 투자와 속도가 더뎌질 수 있다. 더욱이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RPS) 비율 상한선을 10%에서 25%로 늘리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 일부 개정안이 오는 10월부터 시행된다. RPS는 발전사업자에게 총 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공급하도록 한 제도이다. 이렇게 되면 한전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는 다음달 20일께 결정된다. 연료비연동제에 따라 6~8월 연료비 변동이 반영돼야 하는데, 이를 적용하면 전기요금 인상은 불가피하다. 정부도 지난 6월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하며 “하반기에도 현재와 같이 높은 연료비 수준이 유지되거나 연료비 상승 추세가 지속될 경우 4분기에는 연료비 변동분이 반영되도록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장기화와 대선 일정이 겹치는 상황에서 정부가 물가를 자극할 수 있는 전기요금 현실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에너지 분야 전문가는 “한전이 지금까지 버텨온 건 석탄과 원전 때문인데, 이제는 기후위기 대응과 원전 안전성 문제 등으로 인해 점차 석탄과 원전에 기댈 수 없는 상황이 오고 있다. 전력산업 구조를 바꾸는 것과 동시에 전기요금 현실화, 전기수요 조절 등을 통해 한전의 재정 건전성도 회복해야 한다”고 했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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