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도 가진 악녀 NO"..'결사곡2' 송지인, 시즌3가 더 기대되는 아미 [인터뷰 종합]
[OSEN=장우영 기자] 배우 송지인이 데뷔 14년 만에 대표작을 만났다. 선한 이미지로 인해 그동안 피해자 캐릭터를 많이 보여왔던 그가 ‘결혼작사 이혼작곡’ 아미 역을 만나 완벽하게 변신에 성공한 것. 보여주지 않았던 모습이기에 도전에 가까웠지만, 그 도전을 훌륭하게 해내며 ‘송지인’이라는 이름을 시청자들에게 각인시켰다.
송지인은 지난 8일 종영한 TV조선 주말미니시리즈 ‘결혼작사 이혼작곡2’(극본 피비(Phoebe 임성한), 연출 유정준 이승훈, 제작 하이그라운드 ㈜지담 미디어 초록뱀 미디어, 이하 ‘결사곡2’)에서 아미 역으로 열연했다.
‘결사곡’은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매력적인 세 명의 여주인공에게 닥친 상상도 못 했던 불행에 관한 이야기,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룬 드라마다. 지난 3월 종영한 ‘결혼작사 이혼작곡1’은 최고 시청률 9.7%(8회, 닐슨코리아 기준)을 기록했으며, 지난 6월 12일 첫 방송된 ‘결사곡2’는 최종회인 16회에서 닐슨코리아 기준 전국 시청률 16.6%, 분당 최고 17.2%까지 치솟으며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종편 드라마 시청률 TOP3를 기록함과 동시에 TV조선 10년 드라마의 새 역사를 쓰는 최강 히트 드라마로 자리매김하는 화끈한 유종의 미를 완성했다.
송지인은 극 중 신유신(이태곤 분)의 불륜 상대인 패션모델 겸 배우 아미 역을 연기했다. 미국에서 온 아미는 낯선 땅에서 운명처럼 신유신을 만나 사랑에 빠졌고, 사랑에 눈이 멀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하지 못하고 신유신만 바라봤다. 송지인은 ‘결혼작사 이혼작곡’ 시즌1부터 시즌2까지 약 10개월을 아미로 살아오면서 캐릭터를 얄밉고도 현실적으로 그려내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10개월 동안 아미로 살아온 송지인은 “촬영은 지난달에 마쳤는데 아직 종영이라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거의 10개월 동안 아미를 연기해왔기 때문에 아쉽고 서운하기도 그렇고 아직은 그런 게 큰 것 같다”고 말했다.
▲ “아미,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아 걱정했죠.”
2008년 다비치의 ‘사랑과 전쟁’ 뮤직비디오로 데뷔하게 된 송지인. 그는 작가가 되려고 자료 조사 아르바이트를 하다 급여가 들어오지 않아 PD에게 따지러 갔는데, 출연 제의를 받고 본격적인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 ‘청담동 살아요’, ‘직장의 신’, ‘호구의 사랑’, ‘TV소설 별이 되어 빛나리’, ‘기억’, ‘동네변호사 조들호’, ‘7일의 왕비’, ‘드라마 스페셜-나의 흑역사 오답노트’, ‘땐뽀걸즈’, ‘해치’ 등과 영화 ‘인간중독’, ‘카트’, ‘성혜의 나라’, ‘더블패티’ 등에 출연하며 꾸준하게 연기 길을 걸어왔다.
필모그래피에서 보이듯 송지인은 주로 선한 이미지의 역할을 많이 해왔다. ‘동네변호사 조들호’에서 비리를 저지르는 어린이집 원장을 내부 고발했다가 억울하게 누명을 뒤집어 쓰는 배효진 역 등이 대표적이다. 선한 이미지에 초롱초롱한 눈, 순한 강아지 같이 생긴 비주얼이 악역보다는 선역에 가까웠다.
때문에 ‘결사곡’ 아미는 송지인에게 도전이었다. 송지인은 “내게 제의가 들어와서 많이 놀랐다. 제안을 주셨다는 말을 듣자마자 너무 좋았고, 고민할 것도 없이 바로 합류하겠다고 생각했다”며 “사실 나도 이런 역할이 나와 안 어울리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동안 해왔던 역할들이 다 불쌍하고, 처연한 모습들이 많아서 아미라는 캐릭터가 내게는 어울리지 않는 옷이지 않을까 고민했다. 하지만 너무 하고 싶었고, 열심히 해보자는 마음으로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송지인은 “내가 그동안 보여왔던 이미지에 국한되지 말자, 발목 잡히지 말자는 생각은 들었다. 작품들 속 악녀들이 많지만 다 똑같지는 않지 않느냐. 아미도 악녀라고는 할 수 없다. 일부러 못 되어서 얄밉게 하는 게 아니고, 진짜 얘는 뭘 모르고, 잘못된 남자를 만나서 이렇게 한다라는 생각으로 하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임성한 작가도 송지인의 연기 변신에 일조했다. 송지인은 “제작진 분들 통해서 전해들었는데, 시즌2에서 김동미(김보연)을 만나면 기죽지 말고 당당하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셨었다”고 전했다.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송지인은 아미로 활약하며 ‘결사곡2’ 시청률, 화제성에 큰 힘을 보탰고, 그 결과 ‘결사곡2’는 종편 드라마 시청률 TOP3에 이름을 올렸다. 송지인은 “다들 드라마를 너무 재미있게 봐주셨다. 특히 제 주변에 ‘이런 역할 잘 안 어울리지?’ 물었는데 다들 ‘딱이야’, ‘너무 잘 어울려’, ‘걱정하지마’라고 해주더라”고 이야기했다.
▲ “임성한 작가, 이야기 주는 힘이 너무 예뻐요”
‘결사곡’을 통해 임성한 월드에 입성한 송지인. 그는 “임성한 작가님이 이전 작품들도 대단하셨지만 복귀하시면서 더 대단해지신 것 같다. 시즌제로 하시면서 한 단계, 한 단계 뛰어 넘는 다른 차원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작들도 다들 너무 재미있게 봤다. 대단한 건 ‘오로라 공주’, ‘압구정 백야’ 등을 보면 전작도 놀랍지만 새 작품이 나오면 더 놀랍지 않느냐. ‘결사곡’은 임성한 작가님의 전작들을 압살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가장 가까이에서 ‘임성한 월드’의 화제성을 느낀 송지인은 “임성한 작가님이 주시는 서사가 사람을 끌어당긴다. 시즌1 때 쌓였던 것들이 시즌2에서 터졌다고 생각한다. 그런 것들을 시청자 분들이 봐왔으니 시즌2를 더 몰입해서 보셨던 것 같다. 그런 이야기가 주는 힘들이 너무 예쁘다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 “아미, 의도 가진 악녀는 아니예요.”
성공적인 변신에는 송지인의 노력이 담겨 있었다. 송지인은 “시즌1과 시즌2, 각각의 아미에 대해 차이를 두려고 하진 않았다. 시즌1과 시즌2는 그렇게 간격이 길지 않았다. 그냥 신유신을 열심히 사랑하는 그 생각만 했다. 불륜이 들통난 뒤에는 실연의 아픔도 표현해야 하고, 상황이 몰려있기에 머리채 잡히는 것도 좀 잘 해야 될 것 같았다. 사랑에서 나와서 그런 것들을 잘 표현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지인은 아미에 대해 “아미를 변호하진 않는다. 하지만 내가 아미를 이해하지 않으면 연기를 할 수 없으니 이해해 보려 노력했다”며 “아미가 잘못된 선택을 하는 이유 중에는 아빠에 대한 이슈가 있는 것 같다. 친아빠가 아니고, 엄마나 어릴 때 외국 가서 살게 되면서 애정 결핍 등이 있으니 좀 잘 챙겨주고 든든하게 의지할 수 있는 남자에게 푹 빠진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연애도 많이 안 해본 캐릭터라서, 첫사랑의 열병을 앓는 듯 했다. 헤어지면 세상이 끝나는 것 같지 않느냐. 그런 느낌이라고 생각을 했다. 그러다가 불륜을 생각하면 연기가 힘들어지니, 이 남자 만나서 한눈에 반해서 사랑에 빠진다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특히 송지인은 아미에게 붙는 수식어 ‘악녀’에 대해 “의도를 가진 악녀가 아니고, 그냥 해맑은 아이다. 사이다 같은 면도 있었다. 속 시원했던 건 김동미에게 아미처럼 한 사람은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 “스윗 이태곤, 털털 박주미”
송지인은 이태곤, 박주미 등과 호흡을 가장 많이 맞췄다. 먼저 송지인은 이태곤과 호흡에 대해 “내가 경험이 훨씬 적어서 고생을 하셨을 것 같다. 그리고 임성한 작가님과 많이 작품을 해보셨고, 베테랑이라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대본 해석이나 캐릭터 해석도 너무 정확하시고, 그런 면에서 도움을 받았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송지인은 박주미와 호흡에 대해서는 “마주치는 장면이 많지는 않았다. 굉장히 아름다우신데 털털하기까지 하셔서 너무 좋았다”고 말했다.
특히 송지인은 화제를 모았던 아미와 사피영의 대화 장면에 대해서는 “아미가 너무 뻔뻔해서 무슨 낯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 그래서 현장에서 괜히 죄송했다. 서로 ‘이게 뭐야’, ‘너무 뻔뻔하다’라면서 많이 웃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 “시즌3? 저도 너무 기대하고 있어요.”
‘결사곡2’는 불륜 커플들이 모두 해피엔딩을 맞지 못했다. 특히 예상치 못한 새로운 세 부부가 등장하면서 안방을 충격으로 물들였다. 하얀 턱시도의 판사현(성훈 분)과 면사포를 쓴 웨딩드레스의 아미, 하얀색 리무진에서 내리는 서반(문성호 분)과 송원(이민영 분), 동시 입장하는 사피영과 서동마(부배 분)가 나란히 웨딩마치를 하게 된 것. 게다가 마지막, 할아버지 신기림(노주현 분) 원혼에 빙의된 지아가 방귀를 뀌며 신유신에게 골프를 가자고 하고, 김동미에게 무서운 표정을 지으며 “김동미!!! 너! 너 때문에 내가!!”라고 하자 김동미가 공포에 휩싸이는 ‘피비표 권선징악’ 엔딩이 담겨 센세이션한 파격극의 마무리를 선사했다.
충격적인 엔딩에 대해 송지인은 “16회 대본을 받았을 때는 결말이 없었고, 찍는 중에 해당 장면 배우들에게만 전달이 됐다. 좀 놀랐다. 그런데 이게 보안을 지켜야 하니 함부로 이야기할 수도 없었다”고 말했다.
송지인은 “시즌3가 너무 기대된다. 예고에 상상 그 이상이라고 했는데, 늘 상상 그 이상이어서 더 기대된다”고 기대감을 보였다.
송지인은 “‘결사곡’은 사람 사는 이야기지만 민낯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그렇다고 엄청나고 자극적으로 보여주진 않는다. 결혼이나 사랑, 남녀 관계에 대해 생각해보게 해주는 작품이라 생각한다”며 “시즌3도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 시즌3가 언제 방송될지는 모르겠지만 다시보기를 하시면서 기다려주시면 시즌3를 더 재미있게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한편, 송지인은 차기작으로 티빙 오리지널 ‘더 맨션’(극본 유갑열, 연출 창감독)을 확정 지었다. ‘더 맨션’은 재건축 예정 아파트를 배경으로 사라진 언니의 진실을 쫓는 미스터리 스릴러 작품이다. 평범한 겉모습과 달리 탐욕스러운 속내를 숨기고 사는 수상한 이웃들, 계속해 드러나는 비밀들이 극한의 현실 공포와 강렬한 서스펜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송지인은 극 중 지나(임지연)의 언니 지연 역으로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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