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옥신, 기준치보다 훨씬 적지만
소각장을 둘러싼 사실과 오해 Q&A
쓰레기 처리 방식 가운데 소각은 쓰레기의 부피를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효율적입니다. 그러나 발암물질인 다이옥신 등 최소 27개 오염물질을 배출하는, 위험할 수도 있는 방식입니다. 소각장이 들어설 때 거의 모든 지역에서 반대운동을 벌이는 쓰레기 소각장과 관련한 사실과 오해, 그리고 대안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소각장은 건강에 해로운가요?
대기환경보전법 시행규칙과 잔류성 오염물질 관리법 시행규칙을 보면, 생활폐기물 소각시설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 물질을 27개로 정리해놓았습니다. 가스 형태의 물질은 암모니아와 일산화탄소 등 16가지이며, 입자 형태의 물질은 먼지와 매연 등 10가지입니다. 잔류성 오염물질엔 다이옥신이 있습니다. 2020년 1월부터 27개 오염물질 가운데 암모니아 등 18개 기준이 강화됐고, 1개 기준은 신설됐습니다. 오염물질 관리가 한층 엄격하게 이뤄지고 있습니다.
다만 배출량이 기준치보다 낮다고 해도 소각장이 없는 것보다 좋다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오염물질을 법정 기준에 맞게 관리한 충북 청주시 북이면 사업장 폐기물 소각장 주변에선 주민들의 암 발병 등 여러 건강상 문제가 일어났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환경부는 앞으로 5년간 이 소각장이 주변 주민들의 건강에 주는 영향을 연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소각장에서 나오는 발암물질 다이옥신은 위험하지 않나요?
모든 소각장에서 다이옥신은 기준치 이하로 관리되고 있습니다. 다이옥신 배출량은 법정 기준치보다 훨씬 낮은 경우가 많습니다. 수도권 주요 소각장을 보면 서울 강남은 기준치의 500분의 1, 경기 하남은 100분의 1, 경기 부천은 67분의 1, 서울 마포와 양천은 33분의 1, 서울 노원은 25분의 1 수준입니다.
소각장은 기초지방정부들이 각자 설치해야 하나요, 아니면 광역화하나요?
소각장 규모와 관련해 주민과 지방정부·전문가 사이엔 큰 이견이 있습니다. 대체로 주민은 해당 지역(기초지방정부) 쓰레기만 처리하라고 요구하고, 다른 지역의 쓰레기 반입에 반대합니다. 따라서 해당 지역의 쓰레기 처리 수요를 초과하는 대용량 소각장 설치에 반대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소각장 규모를 키우고 광역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오세천 공주대 교수(환경공학)는 “규모가 커야 더 높은 환경기준을 적용할 수 있고, 소각장의 경제성을 높이며, 자원 회수도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적어도 하루 200t 이상의 소각 규모가 돼야 한다는 것이지요. 소각장 규모가 하루 48t 이상이어야 가장 높은 대기오염물질 처리 기준이 적용됩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을 어떻게 설득하나요?
민주적인 방법으로 접근해야 합니다. 소각장 시설은 아무리 잘 만들어도 지역 주민들이 반대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환경에도, 집값에도 영향을 준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사업 추진 초기부터 주민들에게 잘 설명하고 최선의 방안을 찾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최진우 대장들녘지키기 시민행동 정책위원장은 “소각이나 음식물 처리, 재활용 등 시설을 이웃 지역들이 서로 공유하거나 쓰레기양을 줄여서 소각장 규모를 줄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소각장 지역 주민들에겐 어떤 지원을 하나요?
소각장을 설치하는 경우,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 촉진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그 주변 지역에 산업 유치, 기간시설 확충 등을 지역개발계획에 반영합니다. 또 주민을 위한 편의시설을 설치하거나 주민의 소득·복리를 위한 주민지원기금을 조성합니다. 주변 지역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조경이나 먼지·소음 방지 시설을 하고, 지역주민이 폐기물 반입·처리 과정을 감시할 수 있습니다.
오길종 한국폐기물협회장은 “경기 하남시 유니언파크처럼 비용이 들더라도 지하화하는 것이 필요하고 공원이나 지하철역, 쇼핑몰처럼 주민들이 선호하는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 주민 지원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 국토교통부, 환경부 등 중앙정부와 기초·광역 등 지방정부가 모두 협력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배출 전에 쓰레기를 어떻게 줄여야 하나요?
전문가들은 쓰레기를 소각·매립하기 전에 쓰레기양 자체를 줄여야 한다고 지적합니다. 아무리 재활용을 잘한다고 해도 마지막엔 쓰레기를 소각·매립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배출 전에 쓰레기를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그러나 생활쓰레기만 줄인다고 되는 건 아닙니다. 생활쓰레기의 3.5배가량 되는 사업장쓰레기를 줄여야 전체 쓰레기양을 줄일 수 있습니다. 오길종 회장은 “소득 증가가 생활쓰레기 증가를 가져오듯, 경제 발전은 사업장쓰레기의 증가를 가져오므로 쉬운 일은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김규원 선임기자 che@hani.co.kr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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