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사곡2' 유정준 PD "의리없게 다른데 갈아타지 말길, 시즌3 기대해달라"[인터뷰S]
[스포티비뉴스=정유진 기자]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2' 유정준 PD가 시즌3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8일 종영한 TV조선 드라마 '결혼작사 이혼작곡(극본 피비 임성한, 연출 유정준 이승훈, 이하 '결사곡2')'를 연출한 유정준 PD가 11일 서울 여의도 한 사무실에서 스포티비뉴스와 만나, 시즌2에 대한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임성한 작가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은 '결사곡2'는 잘나가는 30대, 40대, 50대 세 여자에게 닥친 불행에 관한 이야기로, 진실한 사랑을 찾는 부부들의 불협화음을 다뤘다.
유정준 PD는 "오랜 시간 촬영해 왔다. 사실 작가님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고생하셨다. 전 현장맨이다보니 10개월 이상 동고동락했던 스태프,배우들 생각이 난다. 과거에는 작품 끝나면 쫑파티를 빙자한 자리가 많았는데, 지금은 코로나때문에 그렇지 못해 종영이라는 실감이 안 난다. 회포도 풀고, 술 한 잔도 먹고, 다음에도 보자며 우의도 다지곤 하는데"라며 아쉬워했다.
드라마 인기에 대한 소감도 밝혔다. '결사곡2'는 9회부터 시청률 두 자릿수를 돌파하며, 지난 8일 방송된 시즌2 마지막 화는 시청률 16.8%(닐슨코리아 제공)를 기록, TV조선 드라마 최고 시청률을 차지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어머니와 장모님이 보통 제가 연출하거나 저와 관련된 드라마 특별히 잘 봤다고만 말씀하시지, 구체적인 인물이나 배경에 대해 관심 갖고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특별히 더 관심 있게 봐주셨다. '연출한 작품이 많은 사람들에게 회자되는게 이런 거구나'라는걸 느꼈다. 15년전에 잘 지내다 그간 잘 못보던 사적으로 알던 어르신이 잘 봤다고도 연락 왔더라. 이런 드라마의 일원으로 참여했다는 게 뿌듯하고 새로웠다."
유 PD는 당초 시청률에 대한 자신이 있었다고. 극 초반 시청률이 낮았을 때를 언급하며 "시즌2에서 당연히 잘 나올 거라 생각했다. 초반에 생각보다 낮다고 했을 때도, 천천히 오를 것이라 했다. 중반 이후에는 무조건 두 자릿수를 넘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전혀 문제없다고 봤다. 8회, 9회 이쯤에 포텐이 터질 것 같았는데, 다행히도 시청자분들이 반응을 보여주셨다. 그래서 초반에 시청률이 잘 안 나올 때도 괴로워하지 않았다. 중반부터 가능하다고 예상하고 있었다. 마지막에 시청률 15%만 나오면 좋을 것 같다 했는데, 올림픽 등 변수가 많았는데도 더 나와서 다행이더라"고 말했다.
유 PD는 임성한 작가의 서사 구상 방법을 믿고 있었기에, 초반 시청률에 대한 걱정이 없었다고 고백했다. "임성한 작가님은 일상성을 잘 비트시는 것 같다. 일반적인 않는 에피소드를 일반적으로 긴 호흡으로 비튼다. 그런 것들을 보고 사람들을 낚는다고도 하는데, 사랑과 결혼을 근원적으로 짚어 보는 것이다. 이를 근엄하고 진지하고 무게감 있게 물어보는 게 아니라, 흔히 있을 것 같지만 흔히 있지 않는, 그런 것들을 아무렇지 않게 편안하게 제안하는 것이다. 나중에 '그런 일이 있을 수 있어'하면서 갑론을박을 하시더라. 임 작가님의 수십년 내공이 나온 것 같더라."
마지막화에서는 뜻밖의 커플들이 이뤄져,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샀다. '결사곡2'은 15회까지만 해도 불륜 커플들의 해피엔딩이 점쳐진 가운데, 마지막화 16회에서는 뜻밖의 커플들이 결혼하는 장면이 담겼다. 판사현(성훈)은 불륜녀 송원(이민영)의 출산을 앞두고 있었지만, 신유신(이태곤)의 불륜녀인 아미(송지인)와 결혼식장을 향했다. 송원은 서반(문성호)과 이어졌다. 서반은 판사현의 전처인 부혜령(이가령)이 좋아한 인물로 그려졌지만, 송원과 연결된 것이다. 신유신의 전처 사피영(박주미)는 서동마(부배)의 손을 잡고, 결혼식장 버진로드를 걸었다. 서동마는 박해륜(전노민)과 헤어진 남가빈(임헤영)에게 프러포즈를 한 터라, 서동마와 사피영의 결혼은 놀라움을 샀다.
"일부는 시즌3를 기대하게 하는 유인책이됐든. 강력하게 한방 뒤집는 것이 됐든, 무엇을 제안한 것 같다. 왜 그렇게 되는 지 과정을 보여줄 만도 한데, 저도 깜짝 놀랐다. 시즌2의 파격적인 엔딩 장면이 시즌3를 안 볼 수 없게 만든다. 인과관계에 대해서 들은 것은 없다"고 했다. 엔딩 장면 촬영이 비밀리에 진행됐냐는 질문에 "10개월 이상 호흡했기 때문에, 현장 인력들이 스포일러 같은 것에 다들 자제해 왔다. 저 또한 아내에게도 구체적으로 말하지 않았다."
엔딩 장면을 두고 이야기가 분분한 가운데, 기억남는 시청자들의 추측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박해륜이 버림받을 거란 이야기도 있고, 송원이 아이를 낳다가 사산될 거란 이야기도 있더라. 코로나 집콕 시대에 시청자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아내가 하루는 서반과 송원이 잘 된다고 하더라는 말을 해서, 뜨끔하기는 했다. 아기와 중국어 관련해서 나온 이야기라더라. 그런데 우리는 사실 의도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일각에서는 불륜을 미화했다는 의견이 있다. 유 PD는 "그럴 수도 있다. 예쁘게 그렸으니. 보통 드라마가 배신 음모 욕망이 반, 사랑이 반인데, 우리는 기본적으로 결혼으로 발현된 사랑이야기다. 의리같은 것에 대한 변주인데, 불륜에 대한 미화보다는 TV드라마는 투샷이 이뻐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불륜이 예쁘게 나와도, 시청자들은 정서적으로 소비하지 않는다. 현실 바탕 위에 판타지가 있는 것이라고 보실 것"이라고 짚었다.
다양한 의견이 있는 만큼, 세대별로 보는 의견도 다르다. 판사현의 본처 부혜령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은 가운데, 불륜녀 송원은 중장년층의 응원을 샀다. 유 PD는 "부혜령이 욕을 좀 먹었다가 이제는 안 그렇더라. 임 작가님이 그런 걸 의도를 하기도 했겠지만, 서론 누구편이라는게 있어야 스토리가 지나갈 수록 동력을 얻지않는냐. 부혜령이 원래 몰려있다가, 나중에는 '나라도 저럴 수 있겠다'는 반응이 나오더라. 그러면서 극 전체가 활력을 얻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연출자가 꼽은 가장 나쁜 인물에도 궁금증이 생긴다. 유 PD는 신유신이 가장 이기적이고, 박해륜이 가장 찌질했다고 답했다. "옳고 그름이 문제라보다, 상황에 있어서 누가 더 뻔뻔하냐로 볼 수 있다. 빨리 노출이 되거나, 이실직고를 하거나, 그걸 놔버리고 될 대로 돼라하거나, 그만 살래라 하던가 등 그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신유신은 끝까지 자기 편에 있더라. 벼랑 끝에 섰는데도, 그러는 것은 상대방에게 감정적인 폭력이다. 대단히 뻔뻔하다고 생각한다. 제일 찌질한 사람 박해륜이다. 전처나 아이들에 대한 마음도 못버리면서 새로 시작된 사랑이 이별을 고해도 '너 때문에 이렇게 왔는데, 장난하는 거냐'고 하면 될 것을 바보처럼 있는다. 패배주의에 물든 소심한 중년같다. 대본 보면서 '얘는 뭐냐'했다"며 신유신과 박해륜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제 생각에는 작가님이 무궁무진하게 할 이야기가 많은 것 같다. 이 시대의 대표 스토리텔러이신 것은 확실하다"고 임성한 작가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배우들에 대한 신뢰도 표현했다. 특히 박주미와 이태곤이 70분 간 이끌어간 14화을 거론하며 '의미있는 시도'였다고 봤다.
"그때 의외로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그들이 잘 해줬다. 저로서는 부담이 될 수 있었다. 회심의 일격을 날렸는데, 그 내용의 퀄리티에 불구하고 시청률이 확 빠진다면 유정준이 못찍엇다는 독박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배우들이 굉장히 협조적이고, 공부를 많이 해왔다. 의미있는 시도라고 본다. MBC 퇴직하신 분이 몇 년만에 문자가 왔는데 '한 획을 그은 것 같다. 잘했든 못했든, 좋게 봤다. 참신한 시도다. 임 작가의 신인시절을 봤는데, 임작가도 대단하다고 느껴졌다. 박주미 씨도 인생의 연륜과 깊이가 느껴지는 연기를 한 것 같다'고 하셨다. 물론 '무리수야, 지루했어' 얘기하는 분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이 많지 않았나 싶다."
신인 배우들에 대한 성장 가능성을 짚었다. 유 PD는 박해륜 딸 향기 역할의 전혜원에 대해 "내가 볼 때 중요한 역할이었다. 이거 잘하면, 개인적인 경험도 깊어지지만, 다른데서 콜이 들어올 것 같았다. 그래서 많이 가르치려 했다. 전노민 씨도 지도를 많이 하셨다더라. 어느순간 얘가 미쳤나 싶을 정도로 너무 잘하더라"고 칭찬했다. 화제의 '예수도, 석가모니도 아니고'라는 장면을 찍을 때 전혜원이 열연했다며 "런닝타임으로 18분을 한큐에 갔다. 그 때 박수쳤다. 이거 끝나면 아마도 괜찮은데서 러브콜할 것 같다했는데, 새 작품 들어간다더라"며 뿌듯한 마음을 나타냈다.
이가령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서툴렀지만, 시즌2에서는 훨씬 안정을 찾았다고 말했다. 유 PD는 "시즌1 모니터링을 잘했는지, 시즌2에서 훨씬 안정되게 잘했다. 현장에서 개인적으로 좋았다고 했다. 극 후반부에 꽤 괜찮아졌더라. 집중력이 굉장히 좋았다"고 했다. 아미 역할의 송지인에 대해서는 "신유신 집에 들어오고 부터는, 마음이 편해져서 그런지 적응해서 그런지 훨씬 자연스러워졌다"고 했고, 서반 역할의 문성호에게는 "장족의 발전을 햇다고 본다. 약간 어눌하거나 부자연스러운 캐릭터를 잘 녹였다"며 박수를 보냈다.
유정준 PD는 시즌3에서 이혼에 대한 이야기가 다뤄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그러면서 시즌3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에게도 한 마디 전했다. 그는 믿고 기다려주면, 기대에 부응시키겠다고 약속했다.
"시청자들을 일부러 놀래려 하는 것은 아니다. 아주 완성된 것은 아닐 것이다. 임성한 작가님도 지금쯤 가다듬고 계시지 않을까 싶다. 드라마 인기가 있다보면, 배우도 스태프도 다 불만이 있어도 다 잘 넘어간다. 우리가 남이냐고 다 안좋았던 것도 동지적인 것이 생긴다. 지금까지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다뤘으니, 이제는 이혼에 대한 과정 , 이혼 이후의 삶, 이혼이 주는 현실적인 어려움을 진지하지 않은 에피스도로 진지하게 물어볼 것이다. 의리없게 다른데 갈아타지 않았으면 한다. 믿고 기다려주시면, 기대에 크게 어긋나지 않게 하겠다. 어떤 에피소드를 무리하거나 코믹하게 풀 수도 있지만, 결국 우리 인생에서 흔히 있을 수 있는 것을 다룬다. 인생에 대해서 진지하게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한다고 본다. 그런 것들이 순기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만큼, 크게 실망시키지 않을 것이다. 드라마 또한 대중예술이니 시청자들에게 반응이 없으면 괴로운데 정말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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