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보이스4' 마진원 작가 "아동학대·가정 폭력 쉬쉬하는 범죄라 꼭 써야겠다는 의지 있었죠"
기사내용 요약
"시즌제 한계-부담감 있지만 감사한 일"
"이하나 배우, 맑고 따듯해...대본을 자신처럼 애정"
"이규형, 역대급 빌런 연기해낼 확신 있었다"
"시즌5, 세계관 마무리…일정은 미정"
[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보이스'가 하고자 하는 얘기에 귀 기울여주시는 시청자들 덕분에 시즌제를 이어올 수 있었죠. 시청자들의 관심과 사랑이 지속되는 한 '보이스'의 시즌은 오래 이어질 거라 확신해요."
지난 2017년 첫선을 보인 드라마 '보이스'는 최근 시즌4까지 마치면서 국내 장르물 시즌제를 이끌고 있다. 종영 이후 서면으로 만난 '보이스4: 심판의 시간'의 마진원 작가는 "이번 시즌은 '어떻게 해야 좀 더 발전되고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란 고민을 가장 많이 했던 시즌이었다"고 말했다.
'보이스'는 보이스 프로파일러 '강권주'(이하나)를 중심으로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소리 추격 스릴러 드라마다. 지난달 31일 종영한 시즌4는 최고 시청률 4.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로 막을 내렸다.
'보이스4' 가족범죄 에피소드 다뤄…"가장 귀 기울여야 할 존재는 가족"
마 작가는 "지난해 '코로나19 상황 속 가족 내 학대와 폭력이 증가한다'는 범죄율 자료에서 주제를 잡았다"며 "사실 시즌3가 끝나고 가족 간 폭력, 아동학대 등 가족범죄는 주변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면서도 쉬쉬하는 범죄라 작가로서 꼭 써야겠다는 의지도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나 아동학대 사건들이 번번히 일어나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는 현실을 한 번쯤 생각해보는 기회가 됐으면 했어요. 우리가 가장 귀 기울여야 할 존재는 바로 가족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썼죠. 예민한 문제이기에 감독님과 많이 고민했고, 14부 엔딩이 끝나고 제작진의 마음을 알아주시는 분들이 많아 참으로 감사했어요."
네 번째 시즌을 마쳤지만, 시즌을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기대감에 부담도 있을 수밖에 없다. 그는 "시즌제 드라마라는 것은 어쩌면 나날이 높아가는 시청자들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과정인 것 같다"며 "한계도 느끼고 큰 부담도 있지만 작가로서는 정말 감사한 일"이라고 말했다.
"시즌제 매력은 한 세계관 속에 여러 이야기를 전개할 수 있다는 점이죠. 또 드라마가 낡지 않고 항상 새로울 수 있어요. '보이스'처럼 현실 범죄를 지적하는 드라마는 시즌마다 주제를 살리면서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할 수 있죠. 7년여에 걸친 캐릭터들의 성장도 볼 수 있어요. 반면 완성도에 더 엄격한 잣대가 있고, 시청자들 예측을 피하기 위해 더 많은 고민과 연구가 필요하죠."
이번 시즌을 집필할 당시의 고민도 털어놓았다. "시즌4까지 올 수 있었던 가장 큰 동력은 주인공들의 대서사와 에피소드(오늘의 범죄)란 두 엔진 덕분"이라며 "시즌4 세계관을 만들 때 어려움을 느꼈던 것 역시 새로운 캐릭터 구축과 주제였다"고 밝혔다.
시즌제 공부를 위해 코로나19 전 짧은 미국 연수를 다녀오기도 했다는 마 작가. 그는 "미드나 일드 시즌제들은 남녀주인공이 최소 3개 이상 시즌을 이어가지만 '보이스'는 여러 상황으로 인해 세 번째 파트너인 '데릭 조'와 함께 새 시즌을 열되 '강권주'의 새로운 성장을 보여주는 것 역시 중요했다"고 말했다.
"솔직히 시즌 2, 3의 남주인공 '도강우'를 떠나보낸 시청자들을 위로하면서 이전 시즌과는 완벽하게 다른 '데릭 조'를 사랑하게 하는 게 쉽진 않았는데 송승헌 배우가 최선을 다해줬어요. 몸을 아끼지 않는 열연으로 '데릭 조'가 '보이스' 안에 진정성 있게 자리 잡았고 이하나 배우의 1인2역 또한 큰 박수를 받아 시즌4가 무사히 마무리됐죠."
"송승헌, 기대 이상 액션…이규형, 10㎏ 감량에 천재형 배우 진가"
마 작가는 "이하나 배우는 참 맑고 따스하다. '보이스' 대본을 마치 자신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애정을 보여주는데 작가로서 고맙고 프라이드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번에 다중인격의 한 인격인 악역까지 맡아 초반에 심적으로 부담이 많았을 텐데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소화해 저도 깜짝 놀랐어요. 3시즌 내내 정의로운 경찰을 해온 주인공에게 잔혹한 빌런 역을 맡길 땐 걱정이 됐죠. 그러나 주인공의 선함을 훼손하지 않고 완벽히 다른 인물을 만들어 낼 거란 믿음이 있었어요."
미국에 입양돼 학대를 겪은 아픔이 있는 '데릭 조' 역의 송승헌도 액션부터 깊은 감정선까지 선보였다. 마 작가는 "장혁, 이진욱 배우가 '아픔을 지닌 저돌적인 마초 형사의 상징'이었다면 송승헌 배우는 부드럽고 젠틀한 이미지였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과 경찰로서 품위와 자존심을 잃지 않는 '데릭 조'와 잘 맞아 캐스팅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까다로운 캐릭터일 수 있다고 했는데, 송승헌 배우가 흔쾌히 도전했고 최고의 '데릭 조' 형사를 연기해 진심으로 감사하죠. 액션 역시 기대했지만 예상 이상으로 너무나 잘해줬어요. 촬영 당시 와이어 없이 개사육장 2층 난간에 올라간다거나 차에 부딪히는 등 대역 없이 다수 액션을 소화해 현장을 감동시켰단 얘기도 들었어요."
다인성 망상장애로 5개 인격을 선보이며 역대급 빌런 연기를 펼친 이규형은 시선을 사로잡았다. 마 작가는 "'동방민'은 한국 드라마에 거의 나온 적 없는 다중인격 캐릭터였다. 쉽지 않은 연기에 고민과 우려가 컸는데, 대본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명확히 던지는 모습을 보며 대본 이상의 최고의 연기를 펼칠 거란 확신이 들었다"고 떠올렸다.
"인격 간 표정이나 목소리 등 디테일이 중요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완벽히 준비했죠. 여성으로 변장 가능한 느낌을 주도록 체중을 10㎏ 가까이 감량하고 소품, 걸음걸이까지 세심하게 준비하는 모습에 감탄했어요. 각 인격을 흡수한 듯 순식간에 다른 얼굴로 변하는 천재형 배우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줬죠. 마지막 13, 14부를 앞두고 손목 골절이 있었다고 들었는데 투혼으로 대결신을 완성해줘서 고마웠어요."
'보이스4'는 최종회 엔딩을 통해 다음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시즌2 빌런 '방제수'(권율)가 다시 등장했고, 가드니스 리와 파브르랩 등 많은 의문을 남겼다.
그는 "시즌 2, 3처럼 시즌 4, 5도 큰 틀은 함께 기획했기에 시즌4 엔딩은 '강권주'의 서사가 시작될 것을 암시하고 시즌5에 대한 여러 복선을 깔아두는 의도로 작업한 게 맞다"며 "시즌1에 이어 2, 3까지 남자 주인공들의 대서사로 공감을 얻은 게 '보이스'의 동력 중 하나다. 이제 처음으로 '강권주' 센터장이 센터를 떠난다"고 말했다.
"시즌5가 '보이스'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인 '강권주' 청력의 비밀이 밝혀지는 부분이자 시즌 1-5까지 이어지는 세계관의 마무리이지 않을까 싶어요. 시즌5의 기본 골격이 될 F아동요양병원, 가드니스 리, 파브르랩, 방제수의 재등장과 관련된 스토리는 어느 정도 구상돼 있죠. 다만 작가조차 새 시즌의 일정은 전혀 알 수 없어요."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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