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사과한다며 불러 "술 따라라"..지속적 2차 가해

김상민 기자 2021. 8. 14. 07:12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성추행을 당한 공군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지 채 석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해군에서 이런 일이 또 반복됐습니다.

주임 상사에게 당일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 2차 가해가 빠르게 시작됐다고 털어놨다고 합니다.

B 중사는 지난 7일, 성추행 피해 사실을 부대장에 정식으로 신고했고 다른 부대로 옮긴 지 사흘 만인 그제(12일) 오후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성추행을 당한 공군 부사관이 극단적 선택을 한지 채 석 달이 지나지 않았는데 이번엔 해군에서 이런 일이 또 반복됐습니다. 2차 가해뿐만 아니라 사건 처리 방식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는 의혹까지, 지난 사건과 판박이입니다.

김상민 기자입니다.

<기자>

숨진 B 중사는 지난 5월 말 한 식당에서 같은 부대 상사 C 씨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했습니다.

주임 상사에게 당일 피해 사실을 알렸는데 2차 가해가 빠르게 시작됐다고 털어놨다고 합니다.

C 상사는 성추행 사과를 핑계로 불러내 오히려 술시중을 강요했는데 이를 거부하자 "술 안 따르면 3년간 재수가 없다"는 말을 들어야 했다고 가족에게 털어놨습니다.

인사 고과를 들먹이며 직접적인 협박까지 했다고 합니다.

[B 중사 오빠 : (C 상사가) 여동생을 또 협박을 했다는 거예요. 기무사(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누구 알고 누구 아는데, 너 고과점수 보자 나중에….]

괜한 걱정을 끼칠까 봐 가족한테는 대수롭지 않게 얘기했던 B 중사.

[B 중사 오빠 : 7월인가 참다가 가족한테 (피해 사실을) 얘기했어요. '내가 1, 2년 신입도 아니고 11년 차에 성추행을 당한다'고 웃으면서 그 얘기를….]

11년 군 경력으로 사건을 스스로 해결해 보려 했지만 괴롭힘은 집요했고 결국 B 중사는 사망 9일 전인 지난 3일 어머니에게 문자를 보냈습니다.

일을 해야 하는데 가해자가 자꾸 업무 배제를 해 상급 부대에 가 신고하려고 한다, 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안 될 것 같다면서 크게 신경 쓰지는 말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B 중사는 지난 7일, 성추행 피해 사실을 부대장에 정식으로 신고했고 다른 부대로 옮긴 지 사흘 만인 그제(12일) 오후 관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군 수사에 대한 깊은 불신 때문에, 가족들은 B 중사의 휴대전화를 직접 포렌식해 관련 내용을 군에 제공할 예정입니다.   

김상민 기자msk@sbs.co.kr

Copyright © Copyright ⓒ S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