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리가 과학으로? '다빈치노트' PD "우린 실험에 진심이다"[인터뷰][★FOCUS]

안윤지 기자 2021. 8.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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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안윤지 기자]
'다빈치노트' /사진제공=tvN
대개 많은 사람이 여름엔 공포, 미스터리 장르를 찾는다. 폭염 속에서 잠시나마 대피하고 싶은 마음이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 MBC 예능프로그램 '심야괴담회' 외 TV에선 납량 특집 등을 볼 수 없었다.

이때 새로운 미스터리 장르가 등장했다. 지난 7일 첫 방송한 tvN 미스터리 실험쇼 '다빈치노트'는 트릭, 착시, 비과학의 상상 영역을 과학의 힘으로 하나씩 밝혀보며 진실에 한발 다가가는 미스터리 과학 예능이다. 장도연, 장성규, 존박이 MC를 맡아 진행한다.

이정환 PD는 최근 스타뉴스와 서면인터뷰를 진행해 "어릴 적 저희 세대에는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과학자란 대답을 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진학 후 현실에서는 과학은 수학과 마찬가지로 어려운 분야가 되고, 우리 삶에서 어느 순간 멀어진 분야가 됐다"라며 "하지만 생각해 보면 과학은 우리 생활에 늘 함께하고 있으며 그 과학의 기술로 지금의 우리 생활이 이뤄지고 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예능 프로그램의 추세는 기존의 접근하지 않았던 장르와 부합하며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외연 확장을 고민하던 중 과학을 예능 화 시키면 어떨까 하는 단순한 생각에서 기획을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단순한 접근이 새로움을 이끌어냈다. 그는 현재 연출을 맡고 있는 XtvN '프리한19' 미스터리 여름 특집 방송을 떠올리며 미스터리 현상을 과학의 영역에서 검증하고 실험하는 아이디어를 생각해 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의구심은 존재했으나 "과학의 재미있는 원리와 실험을 보여드리는 것 역시 또 다른 재미일 수 있다고 생각해 본격적으로 기획했다"라고 전했다.

이런 컨셉에 맞춰, '다빈치노트'란 제목 또한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노트에서 가져왔다. 이 PD는 "당대 최고의 예술가이자 과학자인 그의 노트에선 지금의 기술이 있어야만 구현 가능한 잠수함, 헬리콥터, 전차 등이 남아 있는데, 이런 미스터리함이 저희 주제와 맞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다빈치노트'는 첫 방송 당시 수도권 가구 기준 평균 3.1%, 최고 4.2%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2.9%, 최고 3.8%(케이블, IPTV, 위성 통합한 유료플랫폼 기준/닐슨 코리아 제공)를 기록했다. 시청자들 또한 오랜만에 보는 미스터리 장르에 반가움을 표하는 듯하다.

이정환 PD는 "'흥미로운 미스터리'라는 분야로 시작을 했지만 과학이라는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분야를 예능적으로 접근하는 프로그램이다 보니, '제작을 하면서도 과연 시청자분들이 호응해주실까' 하는 마음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라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아직 첫 방송만의 결과이긴 하지만, 저희 프로그램에 가져주신 관심과 반응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 시청자분들의 성원과 기대감 등을 종합하여 어떤 점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할지도 계속 파악하고 반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라며 "미스터리와 과학이라는 두 분야가 밸런스를 이루는 프로그램으로 꾸준히 사랑받을 수 있게 더 많은 노력과 과학적 검증, 실험 등을 보여드리겠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사진=tvN '다빈치노트' 방송 캡처
앞서 여러 번 언급했듯, '다빈치노트'의 핵심은 실험이다. 1회 방영 당시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건 굉장히 흥미로운 지점이다. 폴터가이스트 현상은 이유 없이 이상한 소리나 비명이 들리거나 물체가 스스로 움직이고 파괴되는 현상을 일컫는다. 이 현상에 대해서는 사람의 특정 생각, 염력, 죽은 영혼, 사람의 심한 긴장 상태 등 다양한 의견이 오가며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는 부분이다.

'다빈치노트'에서는 이를 공명에 의한 움직임으로 바라봤다. 계속된 진동이 물체의 주기와 맞아떨어지면 스스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이후 제작진은 박물관 환경과 동일한 특수 진동기를 설치해 실험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중력과 관련된 실험에도 실제 시뮬레이션 공간을 제작해 출연진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이 PD는 "실제 미스터리 주제를 선정하고 나면 많은 의뢰와 자문을 통해 실험을 설계하고 있다. 한 주제를 가지고 실험을 의뢰하고 설계하는 과정에서 실패를 반복하기도 하고, 수차례 시뮬레이션을 반복한다"라며 "가장 노력하는 부분은 시청자들에게 과학적 원리와 내용을 쉽게 전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제작 기간도 사전 준비 기간이 상대적으로 길어지는 편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제작진도 배우면서 열심히 제작 중"이라며 "각 주제에 맞게 여러 연구 전문기관과 대학교수님들의 자문을 받아 실험을 진행한다. 현재로선 제작비보다 시간적 투자가 더 큰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 프로그램에 대해 아쉬운 점이 있다면 폴터가이스트 현상과 같은 기이한 일들이 과학적 설명으로 납득이 가느냐라는 것이다. 일부 시청자들은 이 지점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정환 PD 역시 "시청자들에게 시각적으로 실험을 보여드릴 수 없는 주제는 배제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 어려움"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그는 "특히 '영적인 부분'은 직접 과학적으로 보여드리기엔 방법적 어려움이 있다"라고 토로했다.

/사진제공=tvN
'다빈치노트'의 두 번째 포인트는 장도연, 장성규, 존박의 합이다. 평소 다수 프로그램에서 진행을 맡은 장도연과 장성규에 비해 존박은 MC의 역할을 맡은 적이 드물다. 이에 세 사람의 조합이 특히 기대되는 부분이었다.

이 PD는 "주제가 호기심을 끌 수 있는 미스터리 장르지만, 그 주제를 풀어가는 접근은 다소 어렵게 여겨지는 과학분야"라면서 친근한 이미지가 필요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진행의 분위기도 딱딱하지 않고, 출연하는 과학자들과의 호흡도 중요하다고 생각해 재미있는 진행 능력과 남녀노소 모두에게 사랑 받고 있는 진행자 장도연, 그리고 아나운서 출신으로 기본적 진행은 물론 여러 방송에서 시청자의 눈높이에 맞춘 친근한 진행을 보여주신 장성규를 섭외하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존박에 대해선 "과학의 원리를 재미있고 쉽게 알려주고자 하는 저희 프로그램의 목적에 부합하는, 순수한 시각의 진행자 몫을 해줄 거란 기대감이 있었다"라며 "기존에 여러 프로그램에서 보여준 어린아이 같은 순수하고 엉뚱한, 그리고 호기심 가득한 모습이 적격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전했다.

이 PD는 "제작진의 상상은 비과학적이라서 전문 자문을 통한 철저한 과학적 검증을 더 우선시 하고 있다"라며 "제작진이 미스터리 장르에서 정말 실험에 진심이라는 것도 보여드리겠다. '와 저런 것도 실험이 가능해? 와 저런 것을 어떻게 재현해낼까?'와 같은 실험적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높였다.

'다빈치노트'는 미스터리 예능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아직 한 회차밖에 방송되지 않았으나 앞으로 미래 방향성이 기대된다. 다만 이정환 PD가 말한 대로 '과학이 얼마나 쉽냐' 그리고 '얼만큼 설득력을 갖고 있냐'에 따라서 시청자들의 반응이 바뀔 것으로 보인다. 현재 폴터가이스트 현상을 다룬 부분은 매우 흥미로웠으나 단순 공명으로 그쳐서 아쉽다는 평이 많다. 그렇다고 한번으로 판단하기는 이르다. '다빈치노트'가 미스터리를 어떻게 풀어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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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윤지 기자 zizirong@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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