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문화] 휴가병 제자를 보면 필승! 내가 먼저 외칠 것이다
안좋은 군소식에 가슴 철렁
내 제자 몇몇 최전방서 근무
덕분에 편히 생활해 고마움
군과 민이 사이가 멀면 안 된다. 민은 군을 믿고, 군은 민에게 신뢰감을 주어야 한다. 올해 들어 군에서 이런저런 안 좋은 소식이 들려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곤 한다. 제자들이 여러 명 군복무 중인데 다들 아무 탈 없이 병역의무를 마치고 복학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육군종군작가단은 공군종군문인단보다 석달쯤 뒤인 1951년 5월 26일에 역시 대구에서 결성됐다. 훨씬 많은 문인이 참가한 만큼 활동의 폭 또한 넓었다. 참여한 문인들은 대구 아담다방에서 무기명 투표로 단장에 소설가 최상덕, 부단장에 김송, 사무국장에 박영준을 선출했다. 김기진·김이석·구상·박인환·유치환·최태응·정비석·양명문·장만영·이호우·윤석중 등이 단원으로 참여했는데 기관지 ‘전선문학’을 발간하고 일선에 투입돼 종군하는 한편 종군 보고 강연, 군가 작사, 시국 강연, 문학의 밤, 시화전, 문인극 공연, 종군기 발표, 육군의 밤 방송 등 다양한 활동을 펼쳤다.
가장 규모가 작은 해군종군작가단이 같은 해 6월 부산에서 결성됐다. 진해에서 특별교육대 훈련을 받고 나온 윤백남이 중령으로, 염상섭과 이무영이 소령으로 임명돼 현역복무를 했고, 안수길과 이선구 등이 안수길의 친지인 김성삼 제독의 요청으로 정훈업무를 수행하면서 ‘해군’을 발간했다. 이와 같이 전시에는 민과 군이 ‘따로’가 아니라 ‘같이’였다. 종군작가단 소속 구상 시인이 민간인으로서는 최초로 금성화랑무공훈장을 받았다.
내가 갖고 있는 회원카드 중 무척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이 있다. ‘NAVY 문인클럽 회원증’이다. 클럽 결성 당시 김성찬 해군참모총장이 발급해준 것이다. 2010년 겨울, 해군은 민과 군의 관계 개선 및 친목을 위해 다수의 문인에게 NAVY 문인클럽에 가입해줄 것을 요청했고, 문인 가운데 군의 요청에 응한 20명이 서울 신길동에 있는 해군회관에서 창립총회를 가졌다. 사실 민과 군은 아주 오랜 기간 함께했던 동료였고 친구였다. 관함식 참여, 군백일장 심사, 연말 군악대 행사 참여, 사관생도 특강 등 민과 군은 수시로 만났다.
나는 해군에 신세를 두 번 졌다. 2013년에는 구한말의 의병장 최익현이 유배가 있던 섬 흑산도에 취재하러 가서 군부대에서 5일 동안 먹고 자고 했다. 2018년 가을에는 해군사관생도 세계일주 순항훈련에 동승, 진해에서 출발해 40일 동안 사관생도·승조원·교관·해군사병·특기병들과 동고동락하면서 하와이, 멕시코 아카풀코항, 미국 볼티모어항까지 갔다. 동승기를 ‘해군’지와 문예지에 발표도 했다. 그때 함께했던 씩씩한 군인들이 보고 싶다.
지금도 군인과 군무원과 그의 가족을 합치면 우리나라 인구의 5분의 1은 될 것이다. 국민은 군을 아껴야 한다. 군은 국민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도록 국방을 튼튼히 해야 한다. 지금도 내 제자는 최전방 고지에서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완전군장 구보에 사격훈련, 유격훈련을 받고 있다. 제자들 덕분에 편히 잠자고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아무쪼록 코로나 사태도 끝난 교정에서 휴가병 제자를 만나고 싶다. 만나면 내가 먼저 경례하면서 필승! 외칠 것이다.
이승하 중앙대 교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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