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딸 집에 방치·사망' 알고도 2주 후 신고한 친모에 아동학대살해죄 적용

[경향신문]
외박을 하는 사이 3살 딸을 홀로 집에 방치해 숨지게 한 30대 엄마에게 경찰이 아동학대살해죄와 사체유기죄를 적용했다.

경찰 마크.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수사대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상 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한 친모 A씨(32)의 죄명을 아동학대살해로 변경하고, 사체유기 등 혐의를 추가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지난달 인천시 남동구 한 빌라에서 딸 B양(3)을 제대로 돌보지 않고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또 B양이 사망한 것을 확인한 지난달 24일부터 주거지에 시신을 유기한 혐의도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달 21일쯤 남자친구를 만나러 집을 나갔다가 사흘 뒤인 24일 귀가해 B양이 숨진 사실을 확인했다. 하지만 곧바로 119에 신고하지 않았고 다시 집을 나와 남자친구 집에서 숨어 지냈고 2주 뒤인 이달 7일 귀가해 119에 신고했다. 119 도착 당시 B양은 이미 숨진 상태로 부패가 진행되고 있었다. 별다른 외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딸이 사망한 것이 무서워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 A씨는 최근 경찰 조사에서도 “전에도 하루 정도 집을 비워도 아이가 멀쩡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혼모인 A씨는 한부모가족이자 기초생활수급자로 사례 관리 대상이었다.

경찰은 “A씨가 어린 B양을 홀로 집에 방치하면 사망할 수 있다는 인식을 한 것으로 보고 아동학대치사에서 아동학대살해로 죄명을 변경했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