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원맨쇼? '인질' 보석 감춘 과몰입 숨바꼭질 마케팅
영화 '인질'의 숨바꼭질 마케팅은 제대로 통할 수 있을까.
'인질(필감성 감독)'이 18일 관객들과 만남을 준비 중인 가운데, 타이틀롤을 맡은 황정민 외 주요 캐릭터로 등장하는 인질범 5인방은 시사회 직전까지 베일에 꽁꽁 감춰진 인물들로 또 다른 흥미를 자아냈다.
'인질'은 어느 날 새벽, 증거도 목격자도 없이 납치된 배우 황정민을 그린 리얼리티 액션스릴러 영화다. 극 중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배우 황정민' 본인으로 등장하는 황정민은 납치의 시작부터 끝까지 '인질'로서 극을 이끈다.
'황정민이 납치당했다'는 솔깃한 문구 한 구절로 시사회 직전까지 홍보 마케팅을 펼쳤던 '인질' 측이다. 그래서 황정민을 누가, 왜 납치했는지에 대해서는 스포일러 함구령을 내렸다. 황정민을 납치한 인질범 전원을 비밀병기로 감춰뒀던 것.
'인질' 측은 기획 단계부터 납치를 당하는 유명배우 외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을 대중에게 아직은 낯설 법한 신인 배우 캐스팅으로 추진했다. 이는 '황정민 납치'라는 리얼리티를 스크린 안에서 뿐만 아니라 밖에서도 높여보고자 하는 프로젝트의 계획이었다.
이에 제작보고회와 시사회를 비롯해 각종 홍보 무대에는 필감성 감독과 황정민만 올라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포털 사이트에도 필감성 감독과 황정민 외 출연진과 인물 소개는 단 한명도 게재되지 않았을 정도다.
예고편을 통해 살짝 공개된 얼굴들도 있지만 각 배우들의 소속사조차 "맞는데 알아도 모른 척 해주세요"라며 최대한 말을 아꼈고, 시사회에서 영화의 뚜껑이 열렸음에도 공식석상 참석은 없었다. 영화와 배우들의 힘을 믿은 과몰입 마케팅의 끝판왕이다.
'믿보배' 황정민만 전면에 나서도 홍보 효과는 단연 빛나지만 신예들 입장에서는 얼굴을 알릴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인질' 측은 비밀병기·히든카드 콘셉트를 고수했다. 진짜 주인공은 마지막에 나타나는 법. 개봉 후 본격적으로 터질 존재감들이다.
'인질' 측은 "스크린에서 자주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얼굴들로 캐스팅했고, 관객들로 하여금 200% 몰입해서 볼 수 있도록 홍보 기간 동안 황정민 외 배우들은 정체를 꽁꽁 숨겼다"고 인정하며 지난 11일이 되어서야 인질범 5인방의 정체를 공개했다.
이들은 황정민이 직접 참석한 오디션에서 무려 1000 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인질'에 합류할 수 있었다. 공연계에서 관록을 과시하는 김재범부터 '이태원 클라쓰' '도시남녀의 사랑법'으로 얼굴을 알린 류경수, 개성 강한 연기력과 캐릭터 소화력으로 몰입도를 높이는 정재원, 강렬한 데뷔를 앞둔 이규원, '알고있지만,'으로 배우로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이호정이 그 주인공이다.
시사회를 통해 첫 공개된 '인질'은 황정민 만큼 인질범들의 활약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혈기 넘치는 에너지를 바탕으로 관객들을 울화통 터지게 만들면서 누구 한명 아쉽지 않게 따로 또 같이 개개인의 사연과 명장면을 완성했다.
그리고 황정민은 대선배답게, 대배우답게 영화의 중심을 잡고 관객의 편에서 관객과 함께 달린다. 대과거 스태프들이 차려놓은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고 했던 황정민은 이번에는 신예들을 위해 직접 판을 벌였고 또 기꺼이 동참했다.
라디오·예능을 막론하고 홍보 전면에 나서고 있는 황정민의 행보는 '인질'을 홍보하면서 동시에 후배들을 홍보해주는 것과 다름없다. 실제로 개봉 레이스가 시작된 후에는 신예들을 향한 주목도가 높아질 전망. 황정민은 매체 인터뷰도 진행하지 않은 채 후배들에게 자리를 넘긴다.
황정민은 "경험이 많은 선배로서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은 조언을 아끼지 않았고 나 또한 처음 해보는 연기에 이 배우들에게 도움을 받아야 했다. 영화가 공개되고 나면 모두 칭찬을 아끼지 않을 거라고 장담한다"고 자신했다.
영화 관계자는 "황정민에 대한 기대치는 당연하겠지만, 무엇보다 충무로 보석들을 소개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시사회 후 각 배우들에 대한 다양한 호평이 전해지고 있어 다행이다. 그동안 나서지 못했던 배우들도 개봉과 인터뷰를 앞두고 설레는 마음이 표하고 있다. 관객 평이 가장 중요하겠지만 여러모로 의미있는 프로젝트로 남지 않을까 싶다"고 흡족해 했다.
조연경 기자 cho.yeongy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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