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할까 숙박할까..프랑스 고성을 즐기는 두 가지 방법

프랑스에 등록된 성은 약 6,500개, 그중 85%는 개인이 소유
300년 된 고성에서 숙박도 가능…부대시설로 차별화 두는 소유자들
고성에서 결혼식·기업 세미나·생일파티 등 이벤트도 가능해
한국에 조선시대 상류층이 살았던 한옥이 많은 것처럼 프랑스에는 과거 귀족이 살았던 고성이 많다. 르네상스 시대 규모가 큰 고성들이 폭발적으로 지어진 루아르강 유역뿐 아니라 알프스·남프랑스·노르망디 등 프랑스 전국에서 고성을 쉽게 볼 수 있다. 현지 매체 르 피가로에 따르면 프랑스에 등록된 성은 약 6,500개이며 그중 85%는 개인이, 나머지는 정부가 소유하고 있다.

◆노르망디에 위치한 고성의 게스트룸 ⓒ임유정
프랑스에서 고성을 부르는 이름은 도메인·마누아·샤토 등으로 다양하다. 도메인은 특히 건물뿐 아니라 고성을 둘러싼 주변의 영지를 모두 포함해 광활한 개념으로 성을 부를 때 쓰인다. 대부분 성은 주인 소유의 아주 넓은 영지가 건물을 감싸고 있다. 마누아와 샤토는 모두 주거공간인 성을 칭하지만 마누아는 샤토보다 작은 성을 말한다. 보통 마누아는 시골에 위치해있으며 그 마을에서 가장 좋은 주거 건물인 경우가 많다.

◆루아르강 유역에 위치한 가이야르 앙부아즈성 ⓒ임유정
프랑스에서 개인이 소유한 고성을 즐기는 첫 번째 방법은 단순 관람이다. 개인이 소유한 고성들 중 대중에게 개방된 곳 중에서는 일반인이 내부 관람을 할 수 있는 곳이 있다. 예를 들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루아르 고성 지대 근처에 있는 가이야르 앙부아즈성은 성 소유자가 성에 살고 있지만 특정 시간(오전 11시~저녁 7시)에 관광객들에게 개방된다.
가이야르 앙부아즈성의 경우에는 소유자가 생활하고 있는 성의 가장 높은 층을 제한 구역으로 막아뒀다. 개인이 소유한 고성에는 실제로 주인이 성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아 정부가 운영하는 고성보다는 다소 사적인 느낌이 든다. 성의 입구에서 성 소유자의 가족사진 등 가족 소개도 간단하게 해둔 모습을 볼 수 있다.
가이야르 앙부아즈성은 수풀이 우거진 언덕에 한동안 방치된 상태로 있었다. 이후 한 사업가가 2011년 구입해 5년간의 수리 기간을 거치고 지금의 모습으로 2016년에 태어났다. 아무리 개인이 소유한 성이라도 르네상스 시대에 지어진 성이며 프랑스의 문화유산이기도 해서 성 소유주의 입맛대로 보수를 할 수는 없다.
루아르 지역 고성의 보수를 담당하는 각 분야 장인들 50여 명이 함께 힘써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정부가 운영하는 성에 비해서 입장료가 다소 비싸고, 응대하는 직원이 적다는 단점이 있지만 개인 소유 성만의 특별함이 있다.

◆노르망디에 위치한 고성의 수영장 부대시설 ⓒ임유정
개인이 소유한 프랑스 고성을 즐기는 두 번째 방법은 숙박 체험이다. 한국에서도 한옥에서 숙박을 할 수 있는 것처럼 프랑스에도 숙박 체험을 제공하는 고성들이 많다. 고성 숙박은 프랑스에서도 특별한 경험이다. 고성이지만 고성 내 모든 시설이 오래된 것은 아니다. 고성마다 다르지만 엄격하게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하는 경우도 있고, 외관은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실내만 현대적인 시설로 바꾼 경우도 있다.
필자는 클로드 모네의 그림 속 코끼리 바위로 유명한 에트르타 근처의 한 고성에서 숙박한 적이 있다. 해당 고성은 1752년 처음 지어졌으며 1887년부터 3년 동안 실내 장식과 외벽 등이 보수됐다. 해당 고성의 외관은 전통적인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지만, 침대 매트리스는 리클라이너 기능도 있는 등 여느 일반 호텔의 시설과 비교해도 불편한 점이 없었다. 욕실 또한 욕조를 비롯해 샤워 공간도 따로 있어 편리했다.
숙박업소로 이용되는 개인 소유의 고성들 중에서는 타 고성들과의 차별점을 두기 위해 스파시설, 사우나, 수영장, 골프 등의 부대시설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고성에서의 숙박 체험을 할 때 고성에서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시설을 함께 확인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보통 숙박시설이 있는 고성에서는 결혼식·기업 세미나·생일파티도 진행할 수 있다. 주로 1박 2일로 진행되는 결혼식을 고성에서 치를 경우 하객들에게 숙박도 제공할 수 있고, 큰 연회장에서 하객들과 함께 식사와 뒤풀이를 할 수도 있어 많은 프랑스 신랑·신부들이 고성에서의 결혼식을 꿈꾼다. 그러나 높은 비용 문제로 실제로 고성에서 결혼식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숙박할 수 있는 고성을 찾는 방법은 웹사이트(https://www.bienvenueauchateau.com)를 이용하는 것이다. 웹사이트에서 고성의 위치, 부대시설, 숙박료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지역마다, 고성마다 다르지만 고성의 숙박료는 생각보다 그렇게 높지 않다. 특히 시골에 위치해있을수록 숙박료는 저렴해진다. 필자가 방문한 에트르타 근교 고성의 경우 성수기(8월) 주말 기준 103유로(아침 식사 포함, 한화 14만 원)였다. 고성의 특징상 시골에 위치해 대중교통으로 접근성이 어렵다는 단점만 빼면 프랑스에서 할 수 있는 아주 특별한 경험이다.
프랑스 푸제르 = 임유정 글로벌 리포터 lindalim531@gmail.com
■ 필자 소개
경북대학교 신문방송학 전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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