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하나 죽이는 건 일도 아냐" 양현석, 제보자에 협박

[스포츠경향]

최근 원정 도박 혐의로 15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던 양현석 전 YG 대표가 비아이 마약 수사 무마 혐의를 부인했다. 이선명 기자

YG의 수장이었던 양현석 전 총괄프로듀서(대표)가 수사 무마 의혹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 유영근 부장판사는 13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보복협박 혐의로 기소된 양현석 전 대표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재판부가 검찰과 변호인 양측 의견을 듣고 증거 채택 등 입증 계획 등을 정하는 절차로 피고인이 출석할 의무가 없어 양현석 전 대표는 이날 출석하지 않았다. 그의 변호를 맡는 법무법인 세종 측이 변론을 대신했다.

검찰은 “양현석 전 대표는 2016년 A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비아이와 함께 대마를 흡연·매매했다고 진술한 것을 보고 받은 다음 날 진술을 번복하라고 강조하며 ‘착한 애가 되야지 나쁜 애가 되면 되겠냐’ ‘연예계나 화류계에 있을 애 같은데 너 하나 죽이는 건 아무 일도 아니다’ 등의 협박을 했다”고 공소사실을 알렸다.

변호인은 “제보자를 만나 이야기한 건 사실이지만 거짓 진술하도록 협박하거나 강요한 적이 없다”며 공소 사실 전부를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양현석 전 대표 지시를 받고 공익 제보자 A씨에게 돈을 건넨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YG 엔터테인먼트 직원 또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양현석 전 대표는 2016년 8월 마약 투약 혐의로 체포돼 경찰 수사를 받는 A씨에게 비아이의 마약 구매 의혹에 대한 진술을 번복하도록 회유하고 협박한 혐의를 받았다.

A씨를 대리해 공익신고를 한 방정현 변호사는 당시 양현석 전 대표가 A씨를 불러 “나는 우리 소속사 연예인들이 그런 문제(마약)로 경찰서 가는 것이 싫다. 그러니 내가 너에게 충분히 사례도 하고 변호사도 선임해줄 테니 경찰에 가서 모든 진술을 번복하라”면서 외압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뿐 아니라 양현석 전 대표는 A씨에게 “너에게 불이익을 주는 건 쉽게 할 수 있다. 우리 소속사 연예인들은 당장 마약 검사를 해도 나오지 않는다”면서 “주기적으로 마약 검사를 하고 만약 마약이 검출되면 일본으로 보내 마약 성분을 빼낼 수 있기 때문에 검출이 안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현석 전 대표는 2016년 당시 A씨의 소속사에 청탁해 해외로 나가도록 한 혐의(범인도피교사)도 받았으나, A씨에게 출국을 지시한 소속사 대표가 현재 해외 도피 중이어서 이에 대해서는 참고인 중지 처분된 상태다. 재판부는 소속사 대표 이모씨의 구속영장 발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이밖에도 양현석 전 대표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여러 차례 억대 원정 도박을 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11월 서울서부지법에서 벌금 1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이선명 기자 57k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