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공협, 잠실종합운동장 개발로 인한 공사기간 대체 공연장 마련 촉구 성명서 발표 [전문]
[OSEN=최나영 기자]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음공협)는 12일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 추진 계획 발표에 따른 공연시설의 순차적 공사 계획 수립과 대체 장소 마련, 공연계 전문 자문단 참여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최근 서울시는 초대형 민간투자 사업으로 진행하는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을 발표했다. 이 사업은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35만㎡ 규모에 2조원 이상을 투입해 코엑스 세 배 크기의 컨벤션 시설과 호텔 등을 조성하고 잠실야구장의 위치도 옮기는 초대형 민간 프로젝트이다.
음공협은 이에 따라 “연간 수백만 명이 넘는 문화 예술 관객들이 찾는 국내외 대형 공연과 페스티벌의 개최 장소였던 잠실 주경기장, 보조 경기장, 실내 체육관 등이 4년이 넘는 긴 공사 기간 동안 무대를 세울 자리를 잃게 된다”며 “그 기간 동안 공연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각 공연시설의 순차적 개발 계획 마련 및 대체 공연 시설을 마련해 주길 요청한다”고 밝혔다.
공연 업계는 88올림픽 이후부터 잠실종합운동장을 서울시 대형 문화예술 공연의 메카로 성장시켰고, 티켓 판매대금의 8% 요율을 할부 대관료로 제공하고 있어 그 어느 누구보다도 경기장 운영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평소 정부 행사와 스포츠 경기 일정을 뺀 후 대관 일정을 받고 대관료 역시 크게 차별받아 왔음은 물론, 미래를 담보할 개발 계획에 있어 공연업계 의사 및 의향을 반영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했다.
이는 케이팝을 필두로 세계에서 주목받는 한국 문화예술공연산업의 눈부신 발전을 크게 후퇴시키는 정책임은 물론, 개발 후에도 안전한 행사 및 공연 진행은 고사하고 초대형 복합단지 건설에만 매몰되어 안전, 교통, 소방, 환경 등 문제 발생에 크게 우려가 있음을 지적했다.
음공협은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공연장 사용 시설 전반에 대한 공연업계 전문가들의 자문과 소통으로 우리의 의사가 반영되기를 바라며,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 적절한 재검토 조치를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현재 공연업계는 코로나의 여파로 긴 휴업의 고통을 버텨내고 있으며, 백신 접종 및 각종 방역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근접한 미래를 고대하며 공연들을 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작 공연할 장소가 사라지는 것은 업계의 운명과 공연 종사자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다”라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 다음은 음공협 측 성명서
최근 잠실종합운동장 일대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민자사업 추진 계획이 발표됐습니다. 현재까지 발표된 개발계획을 중심으로 살펴보면 개발 이후 잠실 종합운동장의 모습은 공연을 더 이상 안전하고, 원활하게 실행할 수 없는 방향으로 기획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오랜 기간 동안 국내 대중문화 공연 및 페스티벌의 산실이었던 중요한 무대가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는 포스트 코로나 이후의 공연 산업 재개를 모색하는 공연업계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잠실 종합운동장 및 올림픽공원의 여러 스포츠 시설들은 오랜 동안 한국 공연의 산실이었으며, 퀸, 마이클 잭슨, U2 등의 공연으로 유명한 영국의 웸블리(Wembley) 스타디움, 미국의 로즈볼(Rose Bowl) 등과 함께 세계적 문화 플레이스이자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해왔습니다.
국내외 아티스트들의 대형 공연 및 페스티벌로 연간 수백만 명이 넘는 문화 예술 관객들이 찾았던 잠실 주경기장, 보조 경기장 등이 약 4년이 넘는 긴 개발 공사로 인해 없어진 다는 것은 아티스트가 설 무대는 물론 문화를 향유할 시민들의 공간 또한 없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서울시의 잠실 주경기장 일대 개발계획과는 별도로 올림픽공원 내 케이스포돔(KSPO DOME/구 체조경기장) 또한 개장 4년도 채 되지 않은 2022년 1월에서 8월까지 다시금 리모델링 공사를 예정하고 있기에 코로나19 이후를 기대해온 공연계는 가장 기초적인 공연장 대관부터 막혀버려 어떠한 것도 기획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이는 지난 수년간 수많은 국내 아티스트들이 공연으로 쌓아 놓은 케이팝의 위상을 실추 시키는 처사이며, 또한 서울을 문화 강국의 국제도시로써 발전시키고자 하는 정부의 계획에도 반하는 일일 것입니다.
이에 한국대중음악공연산업협회(이하 음공협)는 개발로 인한 공연 업계의 대관 문제 및 개발 후의 안전하고 성공적인 공연 진행을 위해 아래와 같은 사항을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 요구합니다.
첫째, 개발로 인한 공사기간 중 대체 대형 공연장 마련
잠실종합운동장의 주경기장 및 보조경기장, 실내체육관 등의 대관 시설들은 그동안 조용필, BTS, 이문세, 싸이, 서태지, 이승환, HOT, 이승철, god, 비 등의 대형 한국 가수는 물론, 마이클 잭슨, 폴 매카트니, 콜드플레이, 엘튼 존, 쓰리테너, 에미넴, 마룬5 등의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의 공연 무대로서 각광받은 장소이며, 연간 정기적으로 여러 음악 페스티벌이 개최된 장소이기도 합니다. 또한 공연 업계는 고정 대관료와는 별개로 티켓 판매대금의 8% 요율에 해당하는 수십억 상당의금액을 할부대관료라는 명목으로 매년 제공해왔기에 그 어느 누구보다도 경기장 운영에 기여해왔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공연 업계는 코로나의 여파로 긴 휴업의 고통을 이겨내고 있고, 백신 접종 및 각종 방역을 통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되는 근접한 미래를 고대하며, 어렵싸리 공연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이미 백신을 대량으로 접종하기 시작한 미국, 영국의 공연계가 성공적인 공연을 진행하는 것을 바라보며, 2022년 중·하반기 및 2023년까지의 공연들을 기획 중입니다. 2022년 여름 대관 시기부터 개발로 인해 대관이 불가하다는 상황은 그동안 정기적으로 위 대관 시설에서 공연을 기획하던 많은 가수 및 공연 기획사들에게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입니다.
이에 개발 공사 시행에 있어, 준비하고 있는 공연들을 차질 없이 진행할 수 있도록 각 공연 시설의 순차적 개발 및 공사 계획을 마련해 주실 것을 요청드리며, 또한 공사기간 동안 부득이하게 시설을 사용하지 못할 경우, 대체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연 대관 시설을 마련해 주시길 요구합니다.
둘째, 시설 설립 및 증축 시 실사용자인 대형 공연업계의 자문 및 컨설턴트 위원회 구성 촉구
현재 보도자료 및 개발 도면 등을 통해 알려진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개발 사업의 주된 사업 분야는 잠실야구장 부지에 호텔 건설, 마이스를 위한 컨벤션 센터 및 상업시설 유치가 골자로 보입니다.
그동안 잠실 종합운동장을 서울시 대형 문화예술 공연의 메카로 성장시킨 공연 업계의 자문, 의견이 묵살되어 기획된 개발안은 추후 안전한 공연 진행은 고사하고, 종합운동장 단지 내외의 대형 행사 운영과 단지 조성에 수반될 필수 요소인 안전, 교통, 소방, 환경에 대한 세심한 고려도 없이 기획되는 듯 싶어 안타까움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이에 저희 협회는 아래의 내용을 골자로 한 공연 업계의 자문을 요구합니다.
1) 교통 정체 : 야구장의 경기와 주경기장, 보조경기장에 행사가 동시에 펼쳐질 경우 일대의 교통 및 올림픽대로에서 종합운동장으로 진입하는 도로는 마비에 준하는 상습적인 정체구간입니다. 추가로 900실의 호텔과, MICE 컨벤션 센터 및 상업시설이 들어올 경우 교통정체를 어떻게 풀어갈지 대책 마련이 시급해 보입니다.
2) 소리 간섭 및 소음 증폭 : 개발계획안에 따르면 주경기장과 새로 옮겨지는 야구장이 지금의 위치보다 훨씬 가깝도록 인접하여 배치하였는데, 이 경우 상호 간 소리 간섭 문제의 소지가 있어 구체적인 해결방안이 필요합니다. 실례로 21년 6월, BTS 언택트 공연과 LG와 두산 간의 프로야구 경기가 동시간대 진행되던 중 BTS의 폭죽을 사용한 공연 연출로 인해 프로야구경기가 잠시 중단된 바 있으며, 프로야구의 돌발적인 관객 함성으로 인해 대중음악공연이 진행 중 일시 중단된 예는 셀 수 없이 많았습니다.
3) 좁은 동선 및 소방도로 : 야구장의 3만 5천 관객과 주경기장의 5만여 관객이 동시에 모이는 경우, 입퇴장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 수 없을 정도의 좁은 동선으로 두 개의 스타디움이 마주 붙게 개발 도면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이 정도 규모의 시설이라면 최소 60미터 이상의 동선이 확보되어야 한다고 보입니다. 특히 개발 도면 상 주경기장과 야구장 외벽의 근접성은 화재 시 두 경기장 사이의 화재 확산의 우려는 물론, 긴급 상황 시 진압 차량이 이동할 수 있는 공간 자체도 매우 협소하게 조성되어 있어 정상적인 운영에 결코 타당하지 않습니다.
잠실 종합운동장 및 올림픽공원에서 주최된 수많은 공연과 문화행사로 인해 서울시는 막대한 수입을 얻었음에도, 현재 진행하는 초대형 민간투자사업인 잠실 스포츠·마이스(MICE) 복합공간 조성 사업과 올림픽공원 개보수를 계획함에 있어 업계 의사 및 의향을 반영하지 않고 진행하고 있다는 점에 음공협은 업계를 대표하여 유감을 표합니다.
이 개발사업의 첫 삽은 대한민국의 문화의 운명이 달린 중요한 문제이자 대중문화 종사자들의 생계가 달린 문제이기도 합니다.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보다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지닌 회원사들이 소속된 본 협회를 통해 공연장 사용 시설 전반에 대한 자문과 소통으로 우리의 의사가 반영되기를 바람합니다.
음공협은 대한민국 대중문화에 대한 발전과 명맥, 그리고 미래를 위해 정당한 요구를 표하며, 이에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에 지금이라도 적절한 선행 조치를 강력하게 요구하는 바입니다.
/nyc@osen.co.kr
[사진] 음공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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