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질' 강혜정 대표 "친구 황정민에게 이런 모습 있을 줄은"[EN:인터뷰③]

[뉴스엔 배효주 기자]

(인터뷰②에 이어)

'모가디슈'(감독 류승완)를 품에서 성공적으로 떠나보낸 강혜정 대표. 그는 오는 18일 개봉하는 '인질'(감독 필감성)에 대한 자신감 역시 충만했다. '배우 황정민'이 납치됐다는 독특하고 흥미로운 소재의 '인질'은 과연 황정민의, 황정민을 위한, 황정민에 의한 작품이다. 이에 황정민은 기획자로도 크레딧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황정민은 '인질'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오디션에 참석하는 열정적인 태도로 자신과 호흡을 맞출 보석 같은 배우들을 직접 발굴해냈다. '베테랑'과 '군함도' 등 굵직한 작품 여러 편을 황정민과 함께 해온 강혜정 대표는 "황정민 배우와는 동갑 친구"라면서 "'인질'을 통해 연기하는 황정민 아닌 기획자로서의 모습을 봤다"고 말했다.

"그간 연기하는 황정민만 알았던 거지, 그의 기획자적인 마인드를 전혀 몰랐던 거죠. 본인이야 '내가 무슨 기획이야' 했지만 큰 방향에서 기획자적 마인드를 발휘해 줬어요. 후배 연기자들 앙상블은 어떤 톤으로 가면 좋을지 등 그 역할을 능숙하게 해줬어요. 본인 연기만도 바쁠 텐데 이런 열정이 어디서 나오나 했더니, 연극을 해서 그런지 연출에 대한 기본기가 탄탄히 되어있더라고요. 정말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구르고, 뛰고,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고 황정민에게 고마움을 전한 강혜정 대표. 그는 "크레딧에 자기 이름이 올라간다고 해서 다른 작품들보다 이 영화를 더 애틋하게 여기는 그런 사람은 아니겠지만, 기획자로 기여한 부분이 크기 때문에 크레딧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인질'에는 우리가 처음 보는 신인 배우들이 많이 나온다. '배우 황정민'이 주인공이란 콘셉트이기 때문에, 현실감을 더욱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모든 감독님이 자기 영화에 유명 배우만 나오기를 원하지는 않아요. 황정민 딱 한 명에 집중, 그 다음을 신인 배우로 채워서 리얼함을 살리는 것이 우리 영화가 의도한 느낌이기도 하고요. 가끔 현장에 응원해주러 오시는 분들이 황정민 배우 말고는 다 스태프로 착각했을 정도로 처음 보는 배우들이 나와요. 그들 모두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 장면이 한 두 신은 있는데, 배우들의 연기에만 집중해서 보실 수 있을 거에요."

내전 상황을 실감나게 살리기 위해 돌비 애트모스 포맷으로도 개봉한 '모가디슈'. '인질' 역시 사운드에 공을 많이 들였다.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극장에서 관람해야 좋다.

"'모가디슈'는 로케이션이 주는 힘이 세잖아요. 그렇다면 '인질'은 갇혀있는 공간이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실내에 인질로 잡혀 있을 때 나는 소리들, 그 묘한 공간감을 잘 살리기 위해 노력했어요. 그래야 탈출해서 밖에 나왔을 때 산속을 헤매는 주인공의 모습 또한 더 잘 와닿을 거라 생각하기도 했고요. '모가디슈'와는 또 다른 묘미가 있는 거죠."

이 여름 내내 외유내강의 영화들이 스크린에 걸려 관객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강혜정 대표는 "우리 영화를 극장에서 꼭 봐달라는 것보단, 영화는 언제나 같은 자리에 있다는 걸 알아 달라"고 했다.

"불과 2년 전만해도 극장이란 공간은 우리에게 너무 가까웠는데, 지금은 적막하고 막막한 기분마저 들어요. 한국영화 제작자들이 여전히 열심히, 또 뜨겁게 영화를 만들고 있다는 것. 바뀐 시장을 온 몸으로 경험하고 나니 관객분들에게 그 한 말씀은 꼭 드리고 싶어요."

뉴스엔 배효주 hy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