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광수 "예능인 이미지, 작품에 폐 될까 걱정했죠"

박정선 기자 2021. 8. 13. 14:38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배우 이광수. 쇼박스 제공.

배우 이광수(36)가 성공적인 본업 복귀전을 치르고 있다.

2019년 개봉작 '타짜: 원 아이드 잭' 이후 2년 만에 새 영화 '싱크홀(김지훈 감독)'로 돌아온 이광수. '싱크홀'은 11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 지하 500m 초대형 싱크홀로 추락하며 벌어지는 재난 버스터다. 이광수는 자신감도 없고 운도 없는 '웃픈' 현실 회사원 김대리로 변신, 특유의 인간미와 유쾌함을 더해 극에 활력을 불어넣는다.

특히 이광수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에서 11년 만에 하차한 후 처음 '싱크홀'로 대중과 만났다. 예능인 겸업 타이틀을 내려놓고 배우 본업에 복귀해 전력을 다했다. 차승원 등 선후배들과 함께한 작품에서 웃음 4번 타자로 활약하며 더 이상 예능에서 그를 볼 수 없는 아쉬움을 달랬다.

우연히도 '런닝맨' 하차 넉 달 후 '싱크홀' 홍보를 위해 예능 나들이 중이다. KBS 1TV '아침마당'을 시작으로 SBS '미운 우리 새끼' 등 '런닝맨'을 제외한 여러 프로그램에 등장해 영화를 적극적으로 홍보, '싱크홀'의 인기를 견인하고 있다.
영화 '싱크홀' 스틸.

-코로나19 팬데믹이 오기 전 촬영을 완료했는데, 어려운 시기에 개봉하게 됐다.
"원래는 지난해 개봉할 예정이었다. 상황이 좋지 않아 이렇게 올해 선보이게 됐다. 이런 시국에 개봉할 수 있다는 사실 자체에 감사하다. 솔직히 극장에 많이 찾아와주시라고 말씀드리기도 조심스러운 요즘이다. 어떻게 말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쉽지만은 않다. ('싱크홀')은 요즘 시기에 보면 참 좋을 것 같은 영화다. 재난을 극복해가는 사람들의 희망적인 모습을 유쾌하게 담은 영화라 많은 분들이 잠시나마 희망적인, 건강한 기분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다."

-팀워크로 소문난 '싱크홀'인데, 다른 배우들과의 호흡은 어땠나.
"개인적으로는 먼저 차승원 선배에게 감사하고 싶다. 제일 어르신 선배인데, 편하게 현장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먼저 다가와 줘서 스태프들이나 연기자들이 편하고 재밌고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할 수 있었다. 감독님도 하루에 두 번씩 체조를 하자고 한다든지, 같이 모여서 밥을 먹는다는지 하며 분위기를 만들어줬다. 촬영이 끝난 후 피곤한 사람들도 많았을 텐데 항상 모여서 밥도 먹고 그날 촬영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다. 그런 일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 시나리오 자체에 무거운 부분 혹은 진지한 부분도 있지만, 재밌는 부분이 많이 있다. 촬영하다 보니 현장 분위기도 재밌게 이야기 나누면서 촬영할 수 있었다."

-땅이 흔들리는 연출을 위한 짐벌 세트 촬영이 힘들지는 않았나.
"멀미가 나서 힘들었다. 몰랐는데 내가 멀미가 심하더라. 촬영 현장에 진흙 같은 먼지가 많았다. 약을 코로 넣는 눈 소독을 태어나 처음 해봤다. 가글도 자주 했다. 스태프들이 많이 챙겨줬다. 그래도 먼지가 참 많았다. 겨울에 여름 배경을 촬영하다 보니 추위도 이겨내야 했다. 현장에서 제작진들이 많이 배려해줘 견딜 수 있었다. 힘든 마음보다 그런 배려가 고맙고 마음 따뜻하게 느껴졌다."

-촬영을 하며 얻은 것이 많겠다.
"이번에 촬영하면서 배운 것이 팀의 중요성이다. 좋은 선후배들과 친하고 편하게 가족처럼 지냈다. 현장에서 선배들에게 편하게 하지는 못했던 편인 것 같은데, 차승원 선배나 김성균 선배나 정말 편하게 해줬다. (선배들 덕분에) 촬영하면서 하고 싶었던 연기를 다 할 수 있었다."

-감독님이나 배우들이나 이광수 칭찬하기에 바쁘더라.
"혹시 나에 대해서 어떤 이야기를 해주시지 다 찾아봤다.(웃음) 좋은 인터뷰만 해줘서 행복했다. 현장에서 휴대폰을 보지 않고 집중하는 걸로 인터뷰가 많이 나왔던데, 감독님도 그걸로 칭찬을 많이 해줬던 기억이 난다. 촬영하지 않을 때 스태프들은 다 일을 하고 있는데, 딴짓을 하기보다 같이 이야기라도 나누다가 촬영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았다. 촬영하면서 그런 것에 도움을 많이 받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휴대폰을 보지 않고) 그랬는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칭찬을 하는 거다. 그래서 휴대폰을 봐야 하는 상황에도 못 봤던 게 사실이다. 다른 현장에서는 이렇게까지는.(웃음) 감독님의 칭찬 때문에 나름 고충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
영화 '싱크홀' 스틸.

-자기 관리에 신경 쓰나 보다.
"내가 자기 관리를 특별히 하는 게 있을까. 건강의 중요성을 나이를 먹어가며 느끼고 있다. 이전보다 더 신경 쓰는 편이다. 그리고 현장에서 스태프, 배우들과 편하지만 예의 바르게 하려고 한다."

-애드리브로 만든 장면이 있나.
"예고편에 나오는 장면이다. (김)성균 형이 택시 문 손잡이를 뽑아서 당황하고 내가 화를 내는 장면이 대본에는 그 내용이 아니었다. 성균 형이 촬영하다 실제로 손잡이를 뽑은 거다. 잠깐 당황하긴 했는데, 뽑으면 돌이킬 수가 없지 않나. 그래서 순간적으로 예고편에 나온 것 같은 장면이 나왔다. 감독님도 만족해하고 우리도 재미있었다. 성균 형과 친한 관계가 아니었다면 이렇게 대응하지 못했을 텐데, 친하니 편하게 주고받으며 신을 완성했다."

-연예인이 아닌 김대리처럼 평범한 직장인 이광수의 모습을 상상해 본 적 있나.
"점점 저도 나이가 들면서, 물론 많지 않은 나이지만, 어렸을 때 아버지가 매일 회사에 나가시는 것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주변 친구들을 봐도 회사 생활에 고충이 참 많더라. 회사 생활하는 것에 대한 표현은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김대리 캐릭터에 끌린 이유는 무엇인가.
"싱크홀이라는 소재가 참 신선했다. 어떻게 표현될지 궁금해 참여하고 싶었다. 시나리오가 참 재미있었다. 김대리의 상황이 현실은 비극이지만 그 안에서 뭔가 풍부하게 표현된 것 같다.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됐다."

-김혜준과 연인 연기는 어땠나.
"대본에는 내용이 디테일하게 나와 있지 않았다. (해당 장면을 촬영을 위해) 세팅하는 데에 시간이 오래 걸려서, 리허설을 많이 해볼 수도 없었다. 순간적으로 혜준이와 애드리브로 장면을 완성했다. 혜준이가 편하고, 혜준이도 나를 편하게 생각해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 감독님도 그 신을 찍고 나서 많이 웃었다."

-'런닝맨' 하차 후 본업인 연기로 돌아왔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많은 분들이 본업으로 복귀라는 말씀을 해주시는데, 잘 모르겠다. 나는 그전이랑 똑같은 것 같다. (본업 복귀) 그것에 대한 부담감은 솔직히 없다. '런닝맨'을 했을 때와 하고 있지 않은 지금이 다르지 않다. 또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도 크지 않다. 그전에 했었던 것처럼 매 작품 현장에서 최선을 다해서 촬영하다 보면, 그런 점들을 좋게 봐주시는 분들이 생기지 않을까."
배우 이광수. 쇼박스 제공.

-'아침마당' 생방송에 나가 활약했다.
"'아침마당'은 첫 단추를 잘 못 끼웠다. 거짓말을 한 건 아닌데. 내가 '아침마당' 세트에서 촬영하게 된 것이 계속 실감이 안 났다. 출연이 얼마 전에 결정이 돼서 갑자기 나가게 됐다. 아무래도 생방송에 대한 부담도 많이 있었다. 재미있게 봐주셨다니 다행이다. 등장할 때 시그널 음악이 나오길래 갑자기 기발한 멘트라고 생각해서 ''아침마당' 시그널 듣고 일어났다'고 했는데, 사실은 '아침마당' 시그널을 듣고 일어나지 않았다. (거짓말을 한 점) 사과드린다. 주말에 들었다고 한 점 사과드린다. 현장 분위기는 그렇게 썩 유쾌하지만은 않았다. 아주 잠깐 뛰쳐나가고 싶었다. 결과적으로 재미있게 봐주시고 '싱크홀'도 잘 알린 것 같아 감사하다. 죄송하다."

-'미운 우리 새끼' 출연 또한 화제였는데, 김종국에게 미리 출연을 이야기했나.
"김종국 형에게는 방송 나가기 전에 전화해서 사과했다. 예고편에 나온 멘트처럼, 형도 내가 평소에 형에 대해 숨 막히는 성격이라고 생각한다는 것을 안다.(웃음)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더라."

-유쾌한데 진지한 면도 많다.
"처음 누군가를 만났을 때 나의 재미있는 면을 기대했는데 실망한 사람들이 많았다. 그것 때문에 고민도 많고 스트레스도 많았다. 이제는 그때보다는 나이도 들었고 말도 편하게 한다. 사람을 대할 때도 과도하게 조심했다면, 예의 있어 보이려고 했던 부분이 상대방을 불편하게 한다는 점을 점점 깨닫고 있다. 그런 점들이 많이 편해졌고 편해지려고 한다."

-진지하게 보이고 싶은 순간에도 밝은 모습으로 비쳐 아쉽기도 한가.
"나의 그런 이미지가 작품에 폐를 끼친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그런 걱정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을 많이 해야 할 것 같다. 열심히 잘하겠다."

-절친인 조인성의 '모가디슈'와 경쟁한다.
"(조인성) 형도 계속 '모가디슈' 홍보를 하고 있고, 나도 '싱크홀'을 홍보하고 있다. 많이 노력하고 있다. 형이랑은 서로 응원을 많이 해준다. 형이 유튜브 채널 '버거형'에 나갔는데, 전화 연결로 '싱크홀'을 홍보할 기회를 줬다. 그런 것처럼 서로 응원해주고 있다. '모가디슈'가 많이 사랑받고 있고, 나도 두 번 봤다. '지금 이 시국에 개봉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하다'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싱크홀'의 매력은 무엇인가.
"잠시 다 잊을 수 있는 영화. 희망으로 이겨내는 사람들을 보며 잠시나마 잊고 기운을 얻을 수 있는 영화다."

배우 이광수. 쇼박스 제공.
-'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하면 어떨까.
"게스트로 나가는 것이 재미있을 것 같긴 하다. 개인적으로 '런닝맨'에 게스트로 출연하면 기분이 묘할 것 같다. 정말 반갑고 고향에 오랜만에 돌아온 기분일 거 같다. 상상해봤는데, 전처럼 재미있게 촬영할 수 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이 비유가 맞는지 모르겠는데, '군대 전역했는데 면회로 가면 신분증도 검사해야 하고 절차가 있어야 하는데'란 생각이 든다."

-앞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싶나.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많은 작품을 하고 싶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도전할 수 있는 한 많은 것에 도전하고 싶다."

-어떤 캐릭터에 끌리나.
"지금 아니면 해볼 수 없을 것 같은 역할. 특이한, 많지 않은 캐릭터에 도전해보고 싶다."

-'집사부일체'에서 유수빈은 제2의 이광수가 되고 싶다더라.
"(유)수빈씨는 '라이브'라는 드라마에서 만난 적 있다. 그때도 유쾌하고 사람을 편하게 해줬던 기억이 난다. 만약 만나게 된다면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라고 조금 더 이야기를 해주고 싶다. '집사부일체'를 봤는데 정말 재미있게 잘하고 있는 친구라 뭐라 할 수가 없을 것 같다. 내 성대모사를 해줘서 반갑고 고마웠다."

-이선빈과는 잘 만나고 있나.
"지금도 그때와 마찬가지다. 남들처럼 비슷한 연애를 하고 있다. '밖에서 만나면 안 돼'라는 건 사실 없다. 맛있는 것도 먹고, 그렇게 잘 지내고 있다."

-다리 부상 여파로 '런닝맨'에서 하차했고 곧 수술도 한다고.
"일상에 지장이 있는 수술은 아니다. 그전에는 재활을 게을리했던 것 같다. 이제는 재활에 집중하고 자기 관리에 더 신경을, 시간을 투자할 생각이다."

박정선 엔터뉴스팀 기자 park.jungsun@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