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X류준열→박지영 지독한 악연 (인간실격)
9월 4일 첫 방송되는 JTBC 10주년 특별기획 ‘인간실격’(연출 허진호 박홍수 극본 김지혜) 제작진은 13일, 아슬아슬하고 흥미로운 관계성 티저 영상을 공개했다. 지금까지와 다른 부정(전도연 분)의 날 선 분위기와 여전히 위태로운 강재(류준열 분), 그리고 폭풍을 몰고 온 아란(박지영 분)의 강렬한 등장까지 보는 이들의 궁금증을 한껏 끌어올렸다.
‘인간실격’은 인생의 중턱에서 문득 ‘아무것도 되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빛을 향해 최선을 다해 걸어오던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아무것도 되지 못한 채 길을 잃은 여자 ‘부정’과 아무것도 못될 것 같은 자신이 두려워진 청춘 끝자락의 남자 ‘강재’, 격렬한 어둠 앞에서 마주한 두 남녀가 그리는 치유와 공감의 이야기를 밀도 있게 풀어낸다.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히는 데에는 클래스 다른 ‘믿보배’ 군단과 ‘인생작 메이커’ 제작진의 만남을 빼놓을 수 없다. 5년 만에 드라마로 컴백한 전도연과 류준열, 그리고 영화 ‘천문’ ‘덕혜옹주’ ‘봄날은 간다’ ‘8월의 크리스마스’ 등의 수많은 명작을 탄생시킨 한국 멜로 영화의 거장 허진호 감독과 영화 ‘소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건축학개론’ 등을 집필한 김지혜 작가가 의기투합해 드라마 팬들의 기대를 한 몸이 받고 있다. 인간의 내면을 파고드는 깊은 통찰과 진한 감성이 녹여진 웰메이드 드라마의 탄생이 기다려지는 이유다.
그런 가운데 공개된 티저 영상은 부정, 강재, 아란의 흥미로운 관계성을 담고 있다. 먼저 대필작가와 의뢰인으로 만나 돌이킬 수 없는 악연이 된 부정과 아란의 사연에 이목이 집중된다. “나, 오늘부터 당신 쉴드 해제야!”라며 오래 묵은 감정을 터뜨리는 부정의 발악은 아란을 향한 분노와 증오로 가득하다. 한때는 유능한 대필작가, 이제는 겁 없는 악플러. 부정은 세상에 알려지면 곤란할 아란의 비밀을 알고 있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쉴드 해제’라는 날 선 경고에 이어 “기대하세요. 당신이 잊고 있었던 것까지 다 보게 될 거야”라고 도발하는 부정. 참고 참았던 감정을 털어내는 그의 떨리지만 단호한 목소리엔 폭발 직전의 위태로움이 배어있다.
그런 가운데 두 여인의 신경전은 강재를 소환한다. “악플 써서 나 괴롭히는 걔, 꼼짝 못 하게 해준다며?”라는 아란의 한 마디에 의문의 남자가 강재를 찾는다. 고객 맞춤형 역할 대행으로 시간을 팔아 돈을 버는 강재에게 못 할 일이란 없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되겠냐?”라는 은밀한 의뢰와 함께 부정의 사진과 신상을 건네받은 강재의 표정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친다. 이어 “그래서 나한테 정확하게 원하는 게 뭔데?”라는 강재의 질문에 대한 “나쁜 건 뭐든지 다”라는 의미심장한 대답은 ‘VIP’ 아란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짐작게 한다. 우연히 다시 마주친 부정의 애틋한 눈빛과 교차 되는 강재의 착잡한 표정도 마지막까지 시선을 뗄 수 없게 만든다. 도무지 접점이라고는 없을 것 같던 아란, 그리고 부정과 강재의 얽히고설킨 관계가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된다.
‘인간실격’은 9월 4일 밤 10시 30분 첫 방송된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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