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문' 김강우 "관객과 함께 체험하는 공포 영화라 선택" [인터뷰M]
오감을 자극하는 영화 '귀문'으로 데뷔 이후 첫 공포영화에 출연이라는 김강우를 만났다. 어느덧 데뷔 20년차. 많은 작품에서 이름을 알려왔지만 아직도 해보지 않은 장르가 있다는게 놀라운 김강우는 올해만 벌써 세번째 영화로 관객과 만났다.
올해 초 옴니버스 로맨틱 코미디 '새해전야'와 미스터리 스릴러 '내일의 기억'을 선보였던 김강우는 "누가보면 제가 굉장히 잘 나가는 배우처럼 보이겠지만 그렇지 않다"라며 웃음을 보였다. "의도치 않은 일이다. 코로나로 인해 영화의 개봉 시기가 조금씩 늦어졌고, 그러다 올해 세 편의 영화가 공개된 것."이라면서도 "책임감은 생긴다. 모든 영화가 잘되고 한국 영화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 올해 개봉한 영화들이 모두 장르가 달랐고, 다양한 모습으로 관객을 만날수 있는 건 기분이 좋다"라며 개봉 소감을 밝혔다.
김강우는 이번에 1990년 집단 살인 사건이 발생한 이후 폐쇄된 귀사리 수련원에 무당의 피가 흐르는 심령연구소 소장과 호기심 많은 대학생들이 발을 들이며 벌어지는 극강의 공포를 그린 영화 '귀문'(심덕근 감독, (주)고스트픽처스 제작)으로 다시 스크린을 찾았다. 극중 심령연구소장 도진 역을 맡아 퇴마도 할 줄 아는 현대식 무당이자 역술가를 연기했다.
김강우는 "무당이라기보다 조금 현대적인 해석을 위해 역술자의 설정을 넣었다. 극중 '도진'은 무당의 핏줄을 벗어나고 싶었지만 결국 어머니의 죽음에 대한 비밀을 알기 위해 다시 무당의 길을 간다. 어머니와 다르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외형부터 일의 모양새도 달리 했던 것 같다"라며 캐릭터를 설명했다.
하지만 무당 연기를 위해 실제 무당에게 조언을 얻거나 굿을 보러가지는 않았다고 했다. "저만의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이유를 말하며 "그래도 귀신의 존재는 믿는다. 안 믿으면 타나날 것 같다"라는 유쾌한 답변을 했다.
공포영화도 즐기지 않았다는 김강우는 "감독님께서 레퍼런스로 추천해준 영화들이 있었는데 끝까지 보지는 못했다. 긴장감을 못 견디겠더라. 그런데 이번 영화를 촬영하면서 공포영화를 좋아하게 되었고 공포영화에 대한 지식도 높아졌다"라며 이번 작품을 통해 장르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음을 밝혔다.
평소 겁도 많고 공포영화도 즐기지 않았던 그가 어떻게 이 영화에 출연을 결심했을까? 그는 "다양한 상영 포맷이 좋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라며 이 영화의 기획에 매력을 느꼈음을 밝혔다. 또한 "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통해 관객과 함께 공포 체험을 하는 듯 퍼즐을 풀어가는 느낌이 좋았다."라며 뻔한 공포물이 아닌 체험으로 느껴질수 있는 신선한 시도 때문에 영화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영화 '귀문'은 처음부터 4DX와 스크린X 를 염두에 두고 기획되었고 촬영할때도 상영관의 특성을 살리게끔 촬영되었다. 실제 영화를 4DX로 감상했을때 정말 귀신의 집에 들어온 듯한 오감 체험을 하게되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자 매력이었다.
그는 "현장에 스태프가 더 많은 것과 3면의 스크린에 제가 나와야 하기 때문에 조금 동작이 과해지는 것이 있었는데 그거 말고는 기존 영화 촬영과 크게 달라지는 건 없더라"라며 촬영 소감을 밝혔다.
김강우는 "실제 폐건물에서 촬영을 했다. 공간이 주는 느낌이 있어서 엄청나게 체력소모가 많고 촬영이 끝나면 아무것도 못할 정도로 쳐지더라. 포천에서 촬영했는데 밤에는 너무 무서웠다. 화장실 가는 것도 무섭고 의상, 분장을 하러 이동할때도 매니저 손을 꼭 잡고 다닐 정도였다."라고 이야기하며 "스태프 중의 하나는 밤에 일하다가 울려야 할 때가 아닐때 혼자 울리는 괘종시계 소리를 듣고 뛰쳐 나갔다고도 했다."라며 공포영화 촬영 현장에서의 귀신 에피소드도 밝혔다.
혹한으로 고생했던 한 겨울의 촬영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포천 지역이 안그래도 추운데 지난해 겨울이 얼마나 추웠다. 자동차 시동이 안걸려서 스태프들이 현장에 늦게 도착할 때도 있었고 심지어 커피차가 왔는데 노즐이 얼어서 커피를 못 마신적도 있다. 커피차 사장님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하더라"라며 혹독했던 추위에 대해 이야기했다. "저는 기본적으로 내복을 3겹씩 입었는데, 대학생으로 연기했던 배우들은 옷이 얇았고, 귀신 역할의 연기자들은 옷이 더 얇아서 너무 안쓰러웠다."라며 함께 연기한 동료배우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도 전했다.
김소혜-이정형-홍진기 등 대학생으로 출연했던 후배 배우들에 대한 김강우의 칭찬도 각별했다. "상을 주고 싶을 정도로 열심히 했다. 프리 프러덕션 단계에서 저는 감독님과 작품 이야기하고,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동안 자기들끼리 연습실을 구해서 연습을 하더라. 정말 열심히 했고, 그래서인지 호흡은 말할 것도 없었다. 후배지만 정말 대단했다"라며 이 세 배우들이 절친 케미를 생생히 살리며 연기했던 이유를 이야기했다.
이들이 영화의 한 축에서 열심히 활약했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김강우가 메인 스토리를 묵직하게 끌고 갈 정도로 그의 분량은 많았다. 그는 "부담은 있었지만 분량에 대한 건 아니었다. '도진'이라는 인물이 왜 저 건물에 들어가서 생고생을 하는지, 짧은 시간 안에 속도감있게 관객들을 설득시켜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라며 개연성과 관련된 고민이 있었음을 밝혔다.
'귀문'은 하룻 밤 사이에 벌어지는 일이지만 그 하룻밤이 영원처럼 느껴질 정도로 엄청난 공포감과 혼란에 관객들을 끌어들이는 영화다. 김강우는 "한정된 공간과 시간 안에서 벌어지는 일이라 긴장과 호흡이 유지되는 게 관건이었다. 그러면서도 천천히 지쳐가는 모습을 보여야 했다. 또한 심령연구소 소장이기에 일반인들이 공포에 보여주는 반응과는 달라야 했다. 극한까지 몰려간다는 느낌을 인물에서 주려고 최대한 덜 먹고 지치게 만들었다. 퀭해보이게 하려고 최대한 세수만 하고 현장에 나가고, 찌들대로 찌는 분위기를 내려고 노력했다"라며 영화 후반부 김강우의 모습에 납득이 가는 설명을 했다.
김강우는 "언제나 '내일이 없다'는 마음으로 연기한다. 20년간 다른데 눈 돌리지 않고 연기만 해온 것에 대해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앞으로도 게으름 피우지 않고 제가 가신 최선과 최고를 다 하려 한다"라며 믿고 보는 배우로의 다짐을 했다.
김강우가 처음으로 공포 영화에 도전한 영화 '귀문'은 25일 개봉한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CJ CG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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