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tv] '다큐멘터리 국가대표' 김연경 "영광스러운 자리, 다 행복했다"

양소영 2021. 8. 13. 08: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국가대표를 은퇴한 배구 선수 김연경의 목소리로, 김연경의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KBS 1TV ‘다큐인사이트-다큐멘터리 국가대표’에서는 올림픽 사상 4경기에서 30득점 이상을 기록한 최초의 선수로 또다시 새 역사를 쓴 김연경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지난 12일 국가대표에서 공식 은퇴한 김연경에게 국가대표란 어떤 의미일까. 그는 “국가대표는 나라를 대표하기 때문에 정말 영광스러운 자리라고 생각하고 제가 배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국가대표 꿈을 꾸고 그 꿈이 이뤄졌기 때문에 영광스럽고 자부심을 느끼는 자리인 것 같다”며 국가대표의 의미를 되돌아봤다.

최근 폐막한 2020 도쿄올림픽에서 김연경은 팀원들을 독려하고 스스로 희생하는 리더십으로 ‘원팀’을 만들었고, 누구도 쉽게 예상하지 못한 4강 진출을 이뤄내며 감동을 선사했다.

김연경은 올림픽 경기가 끝난 후 “다 행복했던 것 같다. 준비하는 과정 또한 행복했고 많은 분들에게 응원을 받으면서 관심 속에 경기할 수 있어 행복했다. 마지막 올림픽이라고 생각해서 제 모든 걸 쏟았고 후회는 없다”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김연경은 “배구가 참 힘든 것 같다. 밀고 당기기를 하는 것 같다. 잘 되고 좀 된다고 생각하면 시련이 와서 열심히 하는 계기를 만들어준다. 못하고 있구나, 잘 안된다고 할 때도 잘 할 타이밍이 온다. 가끔은 배구가 짜증 나고 잘 안돼서 화나기도 하는데 저한테는 없어서는 안 될 것 같다”며 배구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연경이 데뷔할 때만 해도 여자 배구는 인기 종목은 아니었다. 김연경 역시 “여자 배구가 인기가 없었던 종목 중 하나였고 확실히 남자 배구하고는 차이가 있었다”며 “남자 배구팀 뒤에 있는 이벤트 느낌이 컸었다”고 회상했다.

박주미 KBS 스포츠 기자도 “김연경이 막 데뷔했을 때다. 제가 배구를 좋아해서 배구 담당 기자가 됐다. 김연경이라는 걸출한 선수가 나와서 여자 배구를 취재할 수 있었다. 김연경 나오기 전, 스포츠는 남자만의 것이라고 여겨졌다. 여자는 주변인에 불과하다는 의식이 컸다. 김연경이 나오면서 그런 인식을 한방에 무너뜨렸다”고 말했다.

김연경은 데뷔 첫해 6관왕을 달성하는 등 ‘거포’로 주목받았다. 그는 “그때 당시에는 받을 사람이 저밖에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제가 받은 것 같다. 그때는 무서운 게 없지 않나. 아시지 않나. 스무 살 얼마나 힘이 넘쳤겠냐”고 말했다.

세 번의 우승, 한 번의 준우승을 이룬 김연경은 세계로 향했다. 일본의 JT마블러스라는 최약체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터키 페네르바흐체SK에 일곱 번의 우승을 안기고 유럽 챔퍼언스 리그 MVP로 뽑혔다. 중국 상하이 브라이트 유베스트 전 시즌 6위 팀을 준우승으로, 터키도 돌아간 그는 엑자시바시 비트라에 7년 만에 터키 컵 우승을 안겼다.

김연경은 팀을 승리로 이끌었던 비결을 묻자 “그냥 키가 큰 게 좀 특별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떤 뒤, “전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꼴등 팀이 우승한다는 게 말도 안 되는 거고 쉽지 않은 일이다. 팀 스포츠다 보니까 혼자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다. 팀원들의 도움이 필요하다. 팀원들과 함께 잘하지 않으면 좋은 성적이 따라오지 않기 때문에 팀원들과 항상 함께하려고 노력도 많이 한다. 그러다 보니까 좋은 성적도 나왔던 것 같다”며 함께했던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36년 만에 올림픽 4강 진출에 성공하고, 20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탈환했다. 리우 올림픽에서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 경기에서 승리를 안겼다. 그러나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따고도 김치찌개로 회식을 한 사실이 알려지는가 하면, 부족한 지원에 김연경이 직접 통역으로 나서기도 했다. 또 해외 경기를 위해 이동할 때 남자 배구팀과 달리 여자배구팀은 절반만 비즈니스석을 타기도 했다.

당시 김연경은 “큰 도움을 바라는 게 아니다. 국가를 위해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뛰고 있는 기본적인 지원조차 이뤄지지 않으면 고생만 한다는 생각만 든다”며 일침을 가했다.

이와 관련 김연경은 “선수들이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해야 할 부분들이 있는데 열악하다고 생각하고 불공평하다고 생각할 때 큰소리를 많이 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그는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간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저는 바뀌어야 할 부분들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니라고 생각하는 부분은 아니라고 말하지 않으면 누군가 말할까 싶다. 누군가는 말해야 한다. 안 좋은 이야기를 듣기도 하지만, 말하지 않으면 아무도 모르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김연경과 여자 배구인들의 목소리를 통해 변화가 생겼다. 리우 올림픽 대비 도쿄올림픽에는 파견비가 3배 증액되기도 했다.

김연경은 “진짜 많이 변했다. 선수들이 배구에만, 운동에만 신경 쓸 수 있는 환경으로 많이 바뀌었다. 예전과 비교한다면 지금은 정말 좋은 환경 속에 훈련하고 있다”며 “이런 변화에 많이는 아니어도 조금은 기여하지 않았나”라며 미소 지었다.

한편, 이날 방송에는 김연경을 포함해 지소연 박세리 남현희 김온아 정유인 등과 함께 여성 스포츠인 역사를 돌아봤다.

[양소영 스타투데이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스타투데이.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