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먹튀' 논란 머지포인트 창업자 "파산 신청은 루머.. 12월 반전 노린다"
"미숙한 부분 많아..빠른 시일 내 정상화 계획 공개 예정"
머지포인트 운영업체 머지플러스의 공동창업자인 권보군 CSO(최고전략책임자)는 12일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최근 ‘먹튀’ 논란에 휩싸인 머지포인트는 ‘무제한 20% 할인’ 서비스를 선보여 인기를 끈 플랫폼이다. 머지포인트의 자체 포인트를 할인된 금액으로 구매한 뒤, 이를 이용해 제휴 브랜드 매장에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6월 기준으로 200여개 제휴 브랜드의 6만여개 가맹점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지난 11일 운영사 머지플러스는 “머지플러스 서비스가 선불전자지급 수단으로 볼 수 있다는 관련 당국 가이드를 수용해 11일부로 당분간 적법한 서비스 형태인 ‘음식점업’ 분류만 일원화해 축소 운영된다”고 공지했다. 이에 따라 제휴 매장이 대폭 축소됐다. 몇몇 음식점을 제외하고 대형 마트와 편의점 등이 사용처 목록에서 사라진 것이다. 서비스가 종료될 경우 환불을 받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이용자들 사이에서 퍼졌다.
권보군 CSO는 폐업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는 “파산 신청을 했다는 둥 온라인으로 루머가 너무 많이 퍼지고 있다”며 “12월 반전을 노리면서 내부 상황을 정리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전자금융업 사업자 등록 없이 편법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단 지적에 대해서도 그는 “법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반박했다. 권 CSO는 “금융당국과 논의하던 당시에는 적극적인 법률 검토를 하지 못했다”면서 “최근 법무법인 두 곳에 새로 의뢰했는데, 한 곳에서는 우리 사업이 전자금융업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전금업 논란 이후) 제휴 브랜드사들 사이에 패닉이 일어나서 한꺼번에 입점을 거부한 상태”라며 “선금을 지급하겠다고 하고 계속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다.
사측이 논란을 부추긴 측면도 있다. 11일 서비스 축소 이후 머지플러스는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게시물을 모두 삭제했다. 권 CSO는 이에 대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미숙하게 대응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그는 “처음엔 앱에만 공지를 올렸는데 (접속자가 몰려) 앱이 다운되자 공지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 놀랐다”며 “인스타그램의 경우 부정적인 댓글이 쌓이는데 어떻게 할지 몰라서 기존 게시물을 삭제하자고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다만 권 CSO는 사업 정상화에 대한 의지를 수차례 피력했다. 그는 “사모펀드 등을 통해 회생 펀드를 조성한 뒤에 사업 정상화 계획을 공개할 것”이라며 “전금업 등록 등 빠르게 절차를 마치겠다”고 말했다.
다음은 권보군 CSO와의 일문일답.
플랫폼과 상품권 인프라를 구별 못 하는 익명의 결제 전문가가 등장해 자사가 전자금융업에 등록되지 않았다고 단정 지은 보도가 나왔다. 이용자들이야 정보가 제한돼 있으니까 혼란을 느끼는 것을 이해한다. 현재 운용하고 있는 상품권 발행업에서 앞으로 나아갈 모델에 전금업 등록이 필요했기 때문에 금감원에 관련 내용을 문의하고 상담을 받는 과정이었다. 질의가 왔다 갔다 하는 상황에서 저희의 모든 행동이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공식 인스타그램 계정의 게시물이 일제히 삭제되면서 이용자들의 혼란을 부추긴 것은 아닌가.
“대응이 미숙했다 생각해달라. 처음엔 앱에만 공지를 올렸는데 (접속자가 몰려) 앱이 다운되자 공지를 보지 못한 사람들이 놀라더라. 인스타그램의 경우 부정적인 댓글이 쌓이는데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라서 정지하자고 결정한 것이다. 저희가 전반적으로 미숙했다.”
-왜 액면가의 90%만 환불 가능하는가.
“일반적인 상품권의 환불 형태를 따르는 것이다. 적극적으로 환불하시라는 입장은 아니다. 저희는 서비스 살리기 위해 어떻게든 노력할 것이고 이 과정에서 필요하신 분들은 환불을 해드리겠다는 것이었다. 누구도 손실을 보지 않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데 최소 3개월 이상 시간이 필요하다. 펀드 조성 기간으로 잡은 스케줄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기다리기 어려운 일일 수 있다. 고객들이 불안해하기 때문에 환불 제도가 있다는 걸 알려드렸다. 실수였다. 원래도 환불 제도가 있었는데, 너무 노출하다 보니 환불을 받아가라는 식으로 고객들이 받아들이고 있다.”
-오늘(12일) 본사 사무실에 방문한 일부 소비자는 “우선순위로 60%를 환불해주겠다”며 사측이 동의서 작성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는데.
“전혀 사실무근이다. 파산 신청을 했다는 둥 루머가 너무 많다. 파산 신청을 했다면 이런 식으로 대응하지 않는다. 12월 반전을 노리면서 내부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 고객들이 만족할 수 있는 환경을 다시 만들겠다는 방향이다. 이슈가 커지다 보니 사람들이 우리를 때리면서 타격감을 느끼는 것 같다.”
-‘가족기업’이 아니냐는 의문도 있다.
“권남희 현 대표와 남매 관계다. 이전에도 누나와 공동 창업을 한 적이 있다. 누나인 권 대표는 배달의민족에서 임원 경력이 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측은 “권 대표는 당사 임원을 지내지 않았다”라며 “당시 자회사 배민찬의 기획팀 직원으로 3년간 근무하다 퇴사한 것”이라고 부인했다.) 일각에서는 상임고문을 맡은 권모 전 서강대 교수가 아버지가 아니냐고도 하는데 사실이 아니다.”
-수익 구조가 어떻게 되는지.
“생소해서 그렇지 간단하다. 죽 한 그릇을 1만원에 팔아서 한 달에 150만원을 벌었는데, 8000원에 팔아서 200만원을 번다면 할인이 아니다. 적정 가격을 맞춘 ‘프라이싱(pricing)’의 개념이다. 고객은 20% 할인받는 대신 우리에게 구독료를 내는 것이다. 먼저 생태계를 구축하고 원하는 분들만 참여시키려 했다. 초기엔 저희가 수수료를 다 부담하고, 중간 과정에서는 수수료 일부와 카드사 등의 지원을 받는 등 레버지리를 활용할 계획이었다. (이번 사태를 돌아보니) 레버리지의 근간인 신뢰가 약했다.”
-출구 전략이 없었던 것은 아닌가.
“절대 아니다. 창업 멤버 모두가 욕심을 부리려는 마음은 없다. 반드시 살려서 생태계를 운영하자는 입장이다. 자생적인 구조가 있었다. 한 신용카드사와도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발급을 두고 논의했다. 회원 100만명이 PLCC로 이동하면 수수료 수익만 1200억원이다. 누적 손실액보다 2배 이상 큰 돈이다.”
-직원들이 출근하지 않고 있다는 소문도 있다.
“오히려 정상 근무를 하고 있어서 문제다. 와중에 고객들이 무단 점거해서 사태가 일어났다. 계속 고객들이 회사로 찾아오면 재택근무를 할 수밖에 없고, 생산성이 떨어진다. 회생하고 생존하기 위한 상황인데 업무가 마비됐다. 일부 고객들의 폭언이나 위협으로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직원들이 많다.”
-사업 정상화 계획은 어떻게 되나.
“아직은 사업 정상화 계획을 밝힐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 회생 펀드를 조성한 뒤에 공개할 것이다. 반드시 조속한 시일 내에 계획을 밝히겠다. 결제 인프라를 신용카드 결제망으로 대체하든 전금업 등록을 하든, 빠르게 완성해서 서비스를 정상화하겠다. 정상화가 아닌 다른 옵션이 없다. 그것만 보고 달리고 있다.”
백준무 jm10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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