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해군서.."직속 상관이 성추행" 여군 중사, 숨진 채 발견
[경향신문]
부대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해군 여중사가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지난 5월 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공군 여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군내 성추행에 따른 사망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이다.
해군은 12일 해군 모 부대 소속 A 중사가 이날 오후 부대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해군 관계자는 “A 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해군은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해군은 “A 중사는 동일 부대 B상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신고한 후 가해 남군과 분리된 상태였으며, 가해자에 대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A 중사는 수사 과정에서 지난 5월 27일 민간 식당에서 B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 발생 직후 상관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정식신고는 하지 않다가 지난 7일 부대장과의 면담에서 피해 사실을 재차 알렸고 이틀 뒤 피해자 요청에 따라 사건이 정식 보고됐다.
섬에 위치한 부대에서 근무하던 A 중사는 지난 9일에서야 육상 부대로 파견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 분리 등 후속조치가 제때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사건이 정식 보고된 게 사건 발생 후 두 달이 지난 시점이라는 점에서 회유 등의 시도가 있었는지도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해군은 “국방부 조사본부와 해군중앙수사대는 이번 사망 사건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여 관련 법에 따라 엄중 처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해군은 13일 A 중사 사망사건에 대한 수사 경위 등을 설명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엔 공군에서 성추행 피해를 당한 여중사가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공군20비행단 소속 이모 중사는 지난 3월2일 선임 부사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하고 이튿날 바로 보고했으나 동료와 선임 등으로부터 회유와 압박 등 2차 피해를 당한 끝에 지난 5월21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서욱 국방부장관은 이 사건과 관련해 세 차례(6월9일과 10일, 7월7일)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서 장관은 당시 “군내 성폭력 사건 대응 실태와 시스템을 재점검하여 근본적인 개선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성진 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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