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김두관의 '모두까기'..존재감 높아질까

[경향신문]
‘양강’ 이재명·이낙연에 맹공
김 후보 “검증 차원 나선 것”
낮은 주목도에 고육책 해석도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김두관 의원(사진)이 최근 경쟁 후보들에 대해 ‘모두까기’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이낙연’ 양강 체제인 여당 대선 경선에서 존재감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김 의원은 지난 11일 3차 TV토론에서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찬성’ 의혹을 추궁했다. 이 전 대표가 “탄핵에 분명히 반대했다”고 했지만 김 의원은 “당원과 국민들은 안 믿는 것 같다”고 맞받았다. 김 의원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에 불리한 진술을 한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과 이 전 대표 간의 연루 의혹을 묻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경기지사에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가석방에 대한 입장을 두고 “무언의 동의를 표했는데 ‘억강부약’에 맞는 건가”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재벌에게 어떤 꿀을 얻어 드셨는지 의문을 제기하는 당원들도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의 ‘모두까기’ 공세를 두고, 김 의원 측은 “검증 차원에서 나선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전날 토론에서 “최근 선명한 주장을 하니 네거티브를 하는 거냐, 모두까기를 하는 거냐 말하는 분들이 있는데 저는 그런 사람이 아니다”라며 “이재명·이낙연 후보 등이 당의 정통성을 계승할 후보인지 의심스럽기 때문”이라고 했다.

김 의원의 행보는 여전히 미약한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주목도를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도 있다. 김 의원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은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김 의원은 “꽃길만 걸은 분들이 여기 있지만, 저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곳에서 박박 기며 여기까지 왔다”며 “그런데 제가 (지지율이) 꼴찌다. 이보다 더 야속한 일이 어디 있나”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다른 후보들 진영에선 김 의원의 공격에 부담을 느끼는 기류가 커지고 있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12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다른 후보들이 진흙탕식 네거티브전을 벌였던 것과 달리 송곳 질문을 쏟아내는 게 상당히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