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비난 전술에 속수무책 南.. 외교원장은 '오락가락' 발언
北 사흘째 정기통화 시도 무응답
외무성, 美 규탄 글 싣고 中관계 무게
홍현익 "도발 땐 참수훈련도 해야"
갈등 속 신중치 못한 발언 도마에
임기 전엔 "훈련 안해도 돼" 언급도
◆北, 대남 비방전 강화의 또 다른 속내는
북한은 사흘째 남북 채널에 응하지 않으면서 북한의 속내에 대한 다양한 분석도 나오고 있다. 남남갈등 유도와 한·미의 간격을 벌이려는 의도 속에 북·중 관계와 북한 내부 문제, 남북관계 등 여러 복합적인 상황이 얽혀있다는 분석이다.
북한 외무성은 지난 11일 ‘중국 자국 내정에 대한 외부세력의 간섭행위 강력히 규탄’ 글을 싣고 지난 4일 제11차 동아시아 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에서 미국과 일본을 비판한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의 발언을 그대로 소개했다. 북·중 양국은 최근 국제무대에서 서로의 입장을 대변하는 듯한 모습이다. 왕이 부장은 앞서 6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회의에서 이례적으로 연합훈련 반대 입장을 밝히고 대북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전날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동족과의 화합이 아니라 외세와의 동맹을 선택’했다며 한국에 강한 불신을 드러내며 북·중 관계에 더 무게를 두는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의 연합훈련 비난도 같은 맥락으로 보여진다.
이밖에 코로나19 사태로 위기를 맞은 북한이 내부 통제를 위해 한·미 연합훈련 비난이라는 카드로 긴장감을 고조시켰다는 지적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정국에도 1월 8차 당 대회 이후 지금까지 각종 대회와 회의를 통해 ‘자력갱생’과 ‘사상투쟁’을 강조했지만 한계에 다다른 것으로 볼 수 있다”며 “그렇다면 내부 통제를 위해서 북한에 역시 익숙한 긴장 고조를 선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외교원장은 “연합훈련 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가 “北에 호의 필요 없다” 발언
하지만 연합훈련이 시작되기 며칠 전만 해도 그는 “반드시 (연합)훈련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밝혀 문재인정권의 ‘코드 맞추기’라는 언론 비판을 받았다. 홍 원장은 자신의 발언이 논란이 된 것과 관련해 “훈련을 하면 북한에 도발 명분을 준다”며 “남북간에 화해 협력도 가고, 한·미 공조도 가자는 측면에서 몇몇 내용의 훈련은 이번에 한번 자제해주는 게 좋지 않겠나(라는 측면에서) 이야기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외교관들을 양성해야 할 국립외교원의 장으로서 발언에 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다.
김선영, 김범수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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