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특집] '나의 뿌리' 대한민국을 품고 세계무대에 나서는 재일교포 선수들. 한국마사회 유도단 김임환·조목희 선수

이원만 2021. 8. 12.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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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이니치'라는 단어로도 익숙한 재일한국인은 분명한 우리나라 국민이지만,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일본이라는 낯선 땅에서 삶을 영위해야 했다.

조목희도 "원래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가 한국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사실 몰랐다. 전국체전에 재일동포 선수단으로 출전한 것을 계기로, 한국 국가대표로서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그때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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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마사회 유도단 김임환.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자이니치'라는 단어로도 익숙한 재일한국인은 분명한 우리나라 국민이지만, 역사적 배경으로 인해 일본이라는 낯선 땅에서 삶을 영위해야 했다. 일제 강점기 약 200만 명에서 현재까지도 약 43만 명의 재일교포들이 일본 땅에서 뿌리를 기억하며 지내고 있다. 그들은 한국과 일본, 어느 곳에도 온전히 속하지 않는 경계인으로 남아있다.

일본의 귀화 유혹을 뿌리치고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아 화제가 되었던 추성훈과 안창림처럼 한국마사회 유도단에도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재일교포 선수들이 있다. 남자 66㎏ 이하급 김임환(세계랭킹 12위)과 여자 63㎏ 이하급 조목희(세계랭킹 30위)다. 재일교포 3세로 항상 한국인의 정체성을 가지고 지내왔다는 그들은 각 2016년과 2019년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대한민국 유도 국가대표로 시합에 나섰다. 도쿄 올림픽과 광복절을 맞아, 일본과 한국의 경계에서 두 국가를 잇는 재일교포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고등학생 시절 전국체전 '재일동포 선수단'으로 처음 한국에 방문해서 '국가대표'를 달기까지

두 선수는 모두 전국체전에 '재일동포 선수단'으로 한국에 방문했다. 그곳에서 많은 재일교포 선수들과 교류하며 대한민국 국가대표의 꿈을 키워왔다. 그렇지만 조국에 적응하는 것은 꽤나 어려웠다. 김임환은 한국에서 유도 선수로 활약하게 된 계기에 대해 "경계인으로서 '재일교포'라는 건 일본에서도, 한국에서도 힘들다. 하지만 원래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국가대표가 되는 것을 줄곧 당연하게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조목희도 "원래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내가 한국 국가대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사실 몰랐다. 전국체전에 재일동포 선수단으로 출전한 것을 계기로, 한국 국가대표로서 올림픽에도 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돼 그때부터 태극마크를 달고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 유도단 조목희. 사진제공=한국마사회

▶'수백 번, 수천 번 설명…' 한국어는 서툴러도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에 사는 '국가대표'

김임환은 "태어난 건 일본이지만 국적은 한국이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가대표다"라며 "이런 설을 지금까지 수백 번, 수천 번해왔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혹자들은 너무도 쉽게 그들을 '일본인'이라고 명명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언제나 '한국인'으로 자긍심을 가지며 '태극마크'의 무게를 느끼는 국가대표다. 조목희 역시 "항상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 그렇지만 특히 대표선수로서 가슴에 태극기를 다는 순간 그 무게를 크게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이들은 광복절을 맞이해 느끼는 국가대표로서의 의미에 대해서도 강한 책임감을 드러냈다. 김임환은 "한국은 나의 뿌리이자, 조상들이 만들어 낸 기적의 나라라고 생각한다. 태극기를 달고 처음 시합에 나갔을 때 정말 기뻤고, 그 책임감 역시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고 언급했다. 조목희는 "광복절은 재일한국인으로서 꼭 알아야 할 역사라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자랐다는 것과는 상관없이, 국가를 등에 지고 대표해서 싸울 수 있다는 것은 굉장한 영광이고 자랑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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