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실 CCTV 설치해 보니 환자 보호자 80% 만족..의료진도 긍정적

김문석 기자 2021. 8. 12.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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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수술실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다양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CCTV 설치 의무화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최근 실제로 수술실 CCTV를 설치·운영한 병원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의 80%가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의료진 역시 환자와의 신뢰 회복에 좋은 계기가 될 수 있었다는 의견을 냈다.

힘찬병원(대표원장 이수찬)은 수술실 CCTV를 설치 운영한 이후 의료진과 환자·보호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만족도 조사를 결과를 12일 발표했다.

힘찬병원 환자보호자가 수술실에 설치된 CCTV를 통해 실시간 수술 장면을 보고 있다. 사진 힘찬병원 제공


지난 6월 21일~7월 31일까지 40여 일간 이뤄진 이번 설문조사에는 부평, 목동, 강북힘찬병원 의료진 147명, 수술환자 및 보호자 101명이 참여했다(일부항목 복수응답). 힘찬병원은 지난 6월 부평점과 목동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했으며, 7월부터는 강북점과 창원점에도 확대해 4개 지점의 모든 수술실(총 25실)에 CCTV를 전면 운영하고 있다.

설문 결과에 따르면 수술실 CCTV를 실제로 설치 운영 해보니 의료진과 환자·의료진 모두 상호 신뢰 측면에서 긍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의료진의 경우 실제로 운영해본 결과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의 반응이 좋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계기라 생각한다’는 의견이 39.5%로 가장 높았고, ‘처음에는 의식이 되고 위축됐지만 차츰 괜찮아졌다’(36.1%)가 뒤를 이었다. 다만, ‘CCTV 때문에 위축돼 집중도가 떨어졌다’(17%)는 일부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시행 전 찬성 49.7%, 반대 48.3%, 무응답 2%로 찬반 의견이 팽팽했던 의료진의 입장이 시행 후 우호적·긍정적으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

환자·보호자는 수술실 CCTV 녹화와 실시간 시청에 대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수술실 CCTV 녹화에는 80.2%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매우 만족-26.7%, 만족-53.5%). CCTV 녹화에 동의한 이유에 대해서는 ‘녹화를 하는 것 자체 만으로 믿음이 가기 때문’이라는 응답이 61.4%로 가장 높았고, ‘최근 잇따른 대리수술 의혹으로 인한 불안감 때문’(37.6%), ‘혹시 모를 의료분쟁에 대비하기 위해’(7.9%)라는 답변이 뒤를 이었다.

또 환자의 수술과정을 보호자가 실시간 시청할 수 있는 부분도 응답자(실시간 시청 보호자)의 80.4%가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매우 만족-26.8%, 만족-53.6%). 수술과정 실시간 시청을 신청하면 보호자는 별도 지정된 개별공간에서 환자의 수술장면을 화면으로 볼 수 있다. 보호자가 수술과정 실시간 시청을 신청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술장면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면 안심이 될 것 같아서(69.6%), 대리수술 여부 등 문제점이 없나 확인하기 위해서(39.3%),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불안함을 덜 수 있어서(3.7.5%) 등 순으로 답했다.

반대로, 보호자 중 실시간 시청을 신청을 하지 않은 이유로는 녹화와 실시간 시청이 가능하다는 것만으로도 믿음이 간다(61.9%), 녹화를 하기 때문에 굳이 실시간 시청이 필요 없다(21.4%), 수술장면을 보기 거북해서(16.7%) 순으로 나타났다. 대체로 보호자 입장에서는 녹화와 실시간 시청이 가능한 수술환경이 확보된 것 자체에 높은 만족과 신뢰를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관련 법·제도 개선의 필요성이나 개인정보유출 우려 등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의료진의 경우 CCTV 설치?운영과 관련해서 향후 바라는 점에 대해 수술 보조행위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주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60.5%), 의료계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어 CCTV가 불필요하기를 희망(48.3%), CCTV 설치를 의무보다는 개별 의료기관의 자율에 맡겨야 한다(18.4%)고 답했다.

강북힘찬병원 이광원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최근 잇따른 대리수술 논란으로 추락한 의료계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수술실 CCTV 설치를 결단하게 되었지만 의료진이 CCTV에 대해 느끼는 기본적인 불편함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행 전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의료진이 수술 현장에서 위축되는 부분이 점차 줄어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문석 기자 kmseo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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