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폭행, 경찰에 가스총 살포' 박상학 1심 집행유예

취재진 및 신변보호 경찰관 폭행으로 특수상해 등 혐의를 받고 있는 박상학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12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집으로 찾아온 취재진을 폭행하고 신변보호 경찰관에게 가스총을 분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상학(53)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동부지법 형사1단독 심태규 부장판사는 12일 열린 선고공판에서 상해·특수상해·특수공무집행방해·총포화약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대표에게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 대표는 지난해 6월 23일 오후 9시 30분쯤 서울 송파구의 자택을 찾아온 SBS 취재진에게 벽돌을 던지는 등 폭행을 가하고, 신변보호 경찰관들에게 주소를 알려줬다며 가스총을 분사한 혐의를 받았다. 이로 인해 SBS PD와 촬영감독 등이 다치고, 경찰관이 정신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15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징역 2년을 구형했다. 당시 박 대표 측은 “살해 위협이 고조되는 상황에서 취재진의 공동주거침입과 불법 취재에 항의하다가 발생한 정당방위였다”며 무죄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취재진 폭행 혐의에 대해 “특수상해 행각이 정도가 지나쳤으므로 무죄라는 취지의 피고인 측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가스총을 분사한 혐의에 대해서도 “합리적 근거 없이 경찰관을 오인해 폭행했다”고 했다. 다만, “피고인이 이전에 북한으로부터 살해 위협을 받은 적이 있는 점, 방송국 직원이 합법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인터뷰를 시도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박 대표는 선고 이후 재판정을 나서며 취재진에게 “김정은과 김여정이 좋아하겠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살해 위협이 실존하는 상황에서 친한 친구들조차 모르는 집을 취재진이 기습적으로 방문해 불안감을 떨칠 수 없었다”며 “보도를 통해 위치가 노출됐다면 김정은만 위하는 꼴이 아니었겠느냐”고 했다.

박 대표는 대북전단을 불법으로 살포한 혐의(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로도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