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4' 작가 "10kg 뺀 이규형, 부상 투혼→강승윤=분위기 메이커" [인터뷰 종합①]
[OSEN=박소영 기자] OCN 장르물의 새 시대를 연 ‘보이스’. 지난달 31일 종영한 시즌4까지 모든 이야기를 집필한 마진원 작가는 받은 큰 사랑과 응원 모두 배우들과 시청자들에게 돌렸다.
마진원 작가는 12일 OSEN과 진행한 ‘보이스4’ 종영 기념 서면 인터뷰에서 “이번 시즌4는 코로나 19 팬데믹이란 어려운 상황임에도 끝까지 제작진 모두가 '배려하고 소통하며' 즐겁게 마무리했기에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6월 18일부터 7월 31일까지 전파를 탄 ‘보이스4’는 범죄 현장의 골든타임을 사수하는 112 신고센터 대원들의 치열한 기록을 그린 소리 추격 스릴러다. 초청력으로 잔혹한 범죄를 저지르는 살인마의 등장, 자신과 같은 능력을 가진 범죄자로 인해 궁지에 몰린 보이스 프로파일러, 타협을 불허하는 원칙주의 형사의 새로운 골든타임 공조로 시청자들을 홀렸다.
2017년 1월 방송된 시즌1부터 시즌4까지 대본을 쓴 마진원 작가는 “시즌4는 실시간 추격의 다급함보다는 디테일, 정서와 감정에 충실한 시즌으로 차별화하자는 취지 하에 제작진 모두 힘을 합쳤다”며 “세계관 연결을 위해 시즌1의 심대식 형사(백성현 분)와 천상필 요원(권재환 분)을 시즌4에서 다시 재회하게 했는데 시청자분들이 환대해주셔서 많이 뿌듯하고 감동 받았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시즌에서도 강권주 역의 이하나는 하드캐리했다. 장혁, 이진욱에 이어 새로운 남자 주인공으로 등장한 데릭 조 역의 송승헌은 장르물 연기에도 이름값을 해냈다. 특히 5개의 인격을 가진 살인마 동방민을 연기한 이규형은 매회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으며 안방을 압도했다. 마진원 작가도 배우들에게 모든 공을 돌리며 크게 고마워했다.
다음은 마진원 작가와 나눈 ‘보이스4’ 종영 인터뷰다.
-시즌4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소감
이 자리를 빌려 '보이스' 시즌4를 시청해주신 시청자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이번 시즌은 '어떻게 해야 좀 더 발전되고 의미 있는 드라마가 될 수 있을까?'란 고민을 가장 많이 했던 시즌인 거 같다. 또 엔딩은 오랜 고심 끝에 강권주와 시즌4의 데릭 조, 동방민을 시즌 2-3의 인물인 방제수, 가드니스 리와 연결하기로 결정했다. 시즌5까지 보이스 세계관을 확장하기 위한 결말이었고 내심 반응이 걱정스러웠는데 시청자분들도 호응해 주신 것 같아 진심으로 안도하고 감사했다. 시즌제는 긴 시간을 두고 기획되기 때문에 모든 제작진이 긴 호흡을 갖고 한마음으로 달렸을 때 의미있는 결실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이번 시즌4는 코로나 19 팬데믹이란 어려운 상황임에도 끝까지 제작진 모두가 '배려하고 소통하며' 즐겁게 마무리했기에 더욱 소중하고 감사하다.
-시즌4를 통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는지
'보이스' 시즌4는 2020년 코로나 19 팬데믹 상황 속 가족 내 학대와 폭력이 증가한단 범죄율 자료에서 주제를 잡았다. 사실 시즌3가 끝나고 가족범죄(가족 간 폭력, 아동학대 등)는 우리 주변에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면서도 쉬쉬하는 범죄라 작가로서 꼭 써야겠다는 의지도 있었다. 특히나 최근 아동학대 사건들이 빈번히 일어나지만 쉽게 나아지지 않는 현실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고 우리가 가장 귀를 기울여야 할 존재는 바로 가족임을 깨닫는 시간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으로 썼다.
또한 가족범죄는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 시청자분들에게 불편함 없이 전달할 수 있을까 감독님과 함께 많은 고민을 했다. 결국 "우리가 진정성을 갖고 만든다면 시청자분들도 알아주실 것"이란 믿음 하나로 대본 작업을 했고 감독님의 휴머니즘 가득한 연출과 배우분들의 열연 덕분에 잘 구현됐다고 생각한다. 특히 14부 엔딩이 끝나고 제작진의 마음을 알아주시는 시청자분들이 많아 참으로 감사했다. '보이스'가 하고자 하는 얘기에 귀 기울여주시는 시청자분들 덕분에 '보이스'가 시즌제를 이어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장혁, 이진욱에 이어 송승헌에게 어떤 점을 기대했는지
장혁 배우와 이진욱 배우가 ‘아픔을 지닌 저돌적인 마초 형사의 상징’이었다면 송승헌 배우는 부드럽고 젠틀한 이미지였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과 경찰로서의 품위와 자존심을 잃지 않는 데릭 조 캐릭터와 너무나도 잘 맞아 캐스팅을 제안한 배우다. 사실 촬영 전 미팅에서 송승헌 배우에게 시즌 1, 2, 3에서 나온 남자주인공 캐릭터의 장점을 다 피하면서 매력을 줘야 하는 까다로운 캐릭터일 수 있다는 말을 했다. 게다가 미국 경찰에게 입양된 아동학대 피해자 전사(前史) 역시 쉬운 연기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송승헌 배우는 흔쾌히 도전했고 최고의 데릭 조 형사를 연기해주어 진심으로 감사하고 있다. 사실 데릭 조는 현장에서 무작정 앞만 보며 달리는 형사가 아니라 사건 속에서도 사람의 마음을 위로할 줄 아는 인물이다. 액션 역시 기대는 했지만 예상 이상으로 너무나 잘 해줬다. 한국에 아픔이 있는 입양아 출신의 데릭 조라면 미국 내 인기 스포츠를 많이 했을 거란 무술 감독님의 판단 하에 프로레슬링, 유도, 크라브마가 기술로 순식간에 상대를 제압하는 액션을 짰는데 송승헌 배우가 너무나도 멋지게 소화했다고 한다. 특히 촬영 당시 미리 준비한 와이어 없이 개사육장 2층 난간으로 올라간다거나 차에 부딪히는 등 대역 없이 다수의 액션을 소화하는 열연으로 현장을 감동시켰단 얘기도 들었다. 이러한 송승헌 배우가 연기한 데릭 조의 배려와 희생, 리더십이 이번 시즌 남자 주인공의 매력임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또한 아동학대야말로 치유되기 힘든 트라우마를 남긴단 말이 있을 정도로 심각한, 우리 사회가 함께 노력해 뿌리 뽑아야 할 범죄다. 데릭 조를 통해 궁극적으로 그리고자 한 것은 자신의 상처에 갇혀 살인마가 되어버린 동방민과는 달리 과거의 상처에 매몰되지 않고 극복해 나가려는 선한 의지였고 부드러움 속에 강함을 가진 캐릭터를 그려내고자 했다. (양부에 대한 직접적 복수 대신 원칙주의 경찰이 된 설정 역시 그런 의도였다)
-4시즌째 활약하는 이하나, 칭찬하고 싶은 점이 많을 텐데.
이하나 배우는 참 맑고 따스하다. 보이스 프로파일러로서 갖춰야 할 모든 성향을 담고 있기에 이하나 배우가 없었다면 아마 '보이스'도 없었을 것이다. 시즌4 내내 초강력 사건을 수사하고 센터 내에서 상대배우 없이 지령을 내리고 감정적으로 위로하는 어려운 연기를 정말로 완벽하게 소화할 뿐 아니라 현장 스태프들을 잘 챙기는 배우이기도 하다. '보이스' 대본을 마치 자신이라고 생각할 정도로 대본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는데 작가로서 고맙고 프라이드를 느낀다. 특히 이번 시즌은 다중인격의 한 인격인 악역까지 연기해야 해서 초반에 심적으로 부담이 많았을 것으로 안다. 무려 3시즌 내내 정의로운 경찰을 해온 주인공에게 잔혹한 빌런 역을 맡길 땐 걱정이 됐다.
그러나 우리 이하나 배우라면 주인공의 선함을 훼손하지 않고 완벽히 다른 인물을 만들어 낼 거란 믿음이 들었다. 마침내 실제 영상을 보았을 땐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게 소화해 나도 깜짝 놀랄 정도였다. 그런 이하나 배우의 빌런 연기를 '다크권주'라고 부르며 반겼던 시청자분들의 반응을 보고 역시 사람들 보는 눈은 비슷하구나 감탄했다. 선역과 악역을 동시에 연기하면서 분명 큰 고충이 있었을 텐데 내색 하나 없이 꿋꿋하게 ‘보이스’를 이끌어간 이하나 배우에 대해 참으로 고맙고 대단하다고 큰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 자리를 빌려 강력한 범죄 현장 드라마를 몇 년간 흔들림 없이 연기해 온 이하나 배우를 비롯한 우리 '보이스' 배우분들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감사드린다.
-5개 인격을 가진 연쇄살인마 설정 어떻게 기획한건지
동방민의 인격들인 ‘마스터’, ‘센터장’, ‘서커스맨’, ‘착한 동방민’ ‘소년 동방민’은 아동학대를 당한 동방민 자신이거나 생전 동방민을 어떻게든 도우려 했던 선한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돕지 못했고 결국 인격장애를 앓고 있는 동방민에게 살인마 인격으로 흡수된다. 이는 다중인격질환에서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5개 인격을 만든 것 역시 14부에서 권주와 데릭이 동방민을 체포할 때 인격들의 내적 갈등을 촉발하기 위한 장치이자 인격들의 싸움에 리얼리티를 주기 위해서였다. 동방민은 자신을 보호하려 희생자들의 인격을 악랄한 범죄자로 탄생시켰지만 결국은 그 인격들로 인해 처절하게 무너졌으니 말이다.
또한 '보이스' 시즌4에서 동방민의 다중인격 설정과 여러 인격을 만든 이유는 누군가를 구조할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우리 모두가 위험해질 수 있음을, 아동학대를 막는 방법은 주변의 관심임을 보여 주려는 것 또한 있었다. 이 자리를 빌려 동방민의 인격인 서커스맨이자 엄석구 역으로 임팩트 있는 열연을 해주신 김유남 배우에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이규형 배우가 소화한 동방민 어땠나?
동방민 캐릭터는 대한민국 드라마에 거의 나온 적이 없는 다중인격 캐릭터였다. 연기가 쉽지 않을 것을 알았기에 어떤 배우와 함께할지 고민이 많았었는데 감독님께서 방송과 영화뿐 아니라 연극, 뮤지컬 등에서 최고의 연기를 펼쳐준 이규형 배우를 캐스팅했고 이규형 배우도 흔쾌히 역할을 맡았단 말에 정말 기쁘셨다. 사실 다중인격 빌런을 집필하고 구현화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작가로서 우려가 없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러나 대본에 대한 (디테일하고) 진지한 고민들을 명확하게 던지는 모습을 통해 이규형 배우라면 (대본 이상의) 최고의 연기를 펼칠 거란 확신이 들었고 각 인격별 전사와 작가의 의도를 전할 수 있는 시간 역시 갖게 되어 참 좋았다.
특히 인격들 간의 표정이나 목소리 등 디테일이 아주 중요했는데 놀라울 정도로 완벽히 준비했을 뿐 아니라 여성으로 변장 가능한 느낌을 주도록 체중을 10kg가까이 감량하고 소품, 걸음걸이까지 세심하게 준비하는 모습을 보고 감탄했다. 연극, 뮤지컬 무대에서 내공을 쌓고 1인 다역으로도 호평을 받은 이규형 배우는 이번 '보이스' 시즌4에서 각 인격들을 흡수한 듯 순식간에 다른 얼굴로 변하는 천재형 배우의 진가를 확실하게 보여준 것 같다. (빌런에게 너무 집중되는 느낌이 들까봐 걱정되기까지 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리고 사실 이규형 배우가 마지막 13, 14부를 앞두고 손목 골절이 있었다고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압박붕대를 한 채 송승헌 배우와 함께 투혼으로 마지막 대결씬을 성공적으로 완성시켜 주어 참으로 고마웠다. 사석에서는 골타팀과 유쾌하게 어울리는 이규형 배우에게 진심으로 고맙단 말을 하고 싶다.
-강승윤 캐스팅에 대해서는?
한우주는 90년대생 4차원 사이버 요원으로 설정한 뒤 배우를 찾고 있을 때 강승윤 배우가 선뜻 하겠다고 해줘 무척 기뻤다. 아이돌이자 싱어송라이터에 연기까지 뛰어난 강승윤 배우라면 한우주에 딱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촬영에 들어가기 전 '보이스' 지난 시즌을 정주행하는 열정까지 보여줬는데 그렇게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 몰입하는 모습마저 90년대생 한우주 그 자체였다.
범인 검거 과정에서 적재적소에 단서들을 제공하는 역할로 대사에 전문용어가 많아 어려웠을 텐데 재미 포인트를 살려가며 연기해줘서 참으로 고마웠다. 또한 현장에서의 분위기메이커로서 지친 현장 스태프들에게 웃음을 선사했단 이야기 또한 들었다. 실제로 봤을 땐 스펙트럼이 다양해 스릴러 등 다른 센 장르나 역할도 소화 가능할 것 같은..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배우였다. 연기뿐 아니라 최고의 가창력으로 ‘Your voice’란 OST 역시 참여해준 (일당백) 강승윤 배우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인터뷰2에서 계속)
/comet568@osen.co.kr
[사진] 보이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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